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민재 Aug 30. 2021

신화 – Brand New(2004)

[K-POP 명곡 100 #68] 롱런 아이돌의 필수 조건


‘Brand New’는 신화가 데뷔 7년 차에 발표한 7집 타이틀곡이다. 이제는 데뷔 후 5년은 기본, 10년, 15년을 넘기는 아이돌 그룹도 생겨났지만, 초창기에는 팀이 5년만 가도 오래 간다고 했다. 신화는 이때부터 이미 장수 그룹이었다. 더구나 자신들이 태어난 소속사를 떠나 회사를 옮긴 아이돌 그룹이란 건 아예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이다. 이들은 이례적으로 단 한 명의 멤버 이탈 없이 온전히 고향을 떠났고,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았다. 신화 이전까지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았던 일들이다.

불가능을 가능케 한 건 단연 고감도의 음악이었다. 뛰어난 멜로디 메이커 박근태와 조영수는 새로운 신화를 위해 팀의 여느 곡보다 대중적인 곡을 제공했다. 두 사람이 만든 매끄러운 멜로디 라인과 캐치한 후렴은 그룹의 분위기 쇄신에 더없이 잘 어울렸다. 다이내믹한 스트링 편곡이 곡에 탄력을 더했고, 역동적인 진행으로 생동감을 안겼다. 노래를 부르는 신화는 마치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선 팀처럼 신선하게 보였다. 그러면서도 멤버들의 노련한 소화력, 안정적인 밸런스와 하모니는 과연 베테랑다웠다. 파워풀했던 여성 댄서들과의 호흡도 잊을 수 없다. ‘Brand New’는 감히 신화의 최고작이자, 박근태의 역작이었다.

2004년 연말, 이들은 ‘Brand New’로 데뷔 이래 첫 대상을 거머쥐었다. 곡 제목 그대로 ‘완전히 새로운’ 신화가 되어 그저 장수 그룹이 아닌 현역 뮤지션으로서 존재감을 발휘한 것이다. 신화는 이 곡으로 롱런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팀 내 멤버들의 뜻이 같고 좋은 음악만 따라준다면 기존 소속사를 나와도 얼마든지 승부를 볼 수 있다는 모범 사례가 됐다. 후대의 보이 그룹 비스트가 소속사를 떠나 하이라이트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할 때도 귀감이 된 건 신화였다. ‘Brand New’는 신화의 일곱 번째 타이틀곡인 동시에, 첫 번째 타이틀곡이었다.


from 정민재



작가의 이전글 여섯 문화애호가가 꼽은 '다음 시대'의 얼굴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