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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재 Jul 25. 2018

이곡만은 듣고 가 #3

휴가철 선곡표 (국외편)

이제 뜨거운 여름밤도 얼마 남지 않았다. 8월이 지나면 피서의 기회는 내년으로 물러난다. 지난 7월호에 이어 바캉스에 어울리는 팝송을 골랐다. 1960년대부터 2018년 올해까지, 전 세계 인구의 여름을 책임진 검증된 노래만 모았다. 아직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이라면 이 노래들과 함께 더위를 만끽하시라.  



Madonna - ‘La Isla Bonita’ | [True Blue](1986) 

‘Havana’ 이전에 이 노래가 있었다. ‘팝의 여왕’의 대표적인 여름 노래인 ‘La Isla Bonita’는 마돈나의 첫 라틴 팝이었다. 쿠바 드럼, 스패니시 기타, 마라카스, 하모니카 등의 이국적 소리가 뜨거운 라틴의 정취를 풍겼고, 더없이 강력한 멜로디가 사람들을 빨아들였다. 뮤직비디오에서 그가 입은 붉은 플라멩코 드레스는 라틴 스타일과 더불어 그 시절의 유행이 되기도 했다. 제목은 ‘아름다운 섬’이란 뜻이다. 



Katy Perry(feat. Snoop Dogg) – ‘California Gurls’ | [Teenage Dream](2010) 

2010년대를 대표하는 여름의 송가는 단연 이 곡이다. 케이티 페리의 2집에 수록되어 빌보드 차트에서 6주간 1위를 차지한 노래는 탄력 있는 비트와 신시사이저, 사랑스러운 멜로디로 새로운 팝 아이콘의 탄생을 선언했다. 뉴욕의 찬가 ‘Empire State of Mind’의 답가로 만들어진 캘리포니아의 노래답게 활기차고 따사로운 그곳의 분위기가 넘실댄다. 감칠맛을 더하는 스눕독의 랩까지 제대로다. 



Stan Getz & João Gilberto - ‘The Girl From Ipanema’ | [Getz/Gilberto](1964) 

대중에게 보사노바(Bossa Nova)라는 새로운 음악을 소개한 [Getz/Gilberto]는 음악 팬들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걸작이다. 미국의 색소포니스트 스탄 게츠와 브라질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 조앙 질베르토, 아스트루드 질베르토는 이 앨범을 통해 산뜻하고 서정적인 보사노바의 멋과 맛을 알렸다. 음반의 대표곡인 ‘The Girl From Ipanema’는 불멸의 클래식이 됐고, 2016년 리우 올림픽의 개막식에선 지젤 번천의 등장 곡으로 쓰이며 다시 한번 존재감을 뽐냈다. 



Janelle Monáe – ‘Make Me Feel’ | [Dirty Computer](2018) 

올해 초, 자넬 모네의 이 노래가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은 2016년에 세상을 떠난 프린스를 떠올렸다. 쫀득쫀득한 펑크(funk) 리듬과 록킹한 사운드, 속삭이면서도 강렬한 자넬 모네의 보컬이 프린스와 똑 닮았기 때문이다. 발매 얼마 후, 실제로 프린스가 제작을 도운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여름의 끈적함을 닮은 ‘Make Me Feel’은 일찌감치 올해의 앨범 자리를 예약한 3집 [Dirty Computer]에 실렸다. 



The Beach Boys – ‘Kokomo’ | [Cocktail OST](1988) 

여름과 비치 보이스를 분리하는 건 불가능하다. 데뷔 초반에 ‘Surfin’ U.S.A.’, ‘Suffer Girl’ 등을 발표하며 서프 뮤직의 선두를 이끌었던 탓이다. 톰 크루즈가 출연한 1988년 영화 [칵테일]에 삽입된 ‘Kokomo’ 또한 그렇다. 당대의 청춘스타였던 그와 함께 노래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한국을 포함한 세계인의 여름 애청곡이 되었다. 아직도 한여름의 라디오에선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Omi – ‘Cheerleader’ | [Me 4 U](2015) 

자메이카 출신의 가수 오미는 이 노래 하나로 2015년 여름의 남자가 됐다. 2012년에 발표했다가 묻힌 ‘Cheerleader’가 독일 출신의 DJ 펠릭스 옌(Felix Jaehn)의 리믹스 버전으로 3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한 덕분이다. 딥 하우스의 구성과 레게의 성분을 고루 함유한 노래는 거부할 수 없는 중독성으로 각국의 인기 차트에 올라 그해 여름을 책임졌다. 트럼펫 연주와 함께 진행되는 후렴은 지금 들어도 매력적이다. 



One Direction – ‘What Makes You Beautiful’ | [Up All Night](2011) 

현 방탄소년단 이전의 글로벌 넘버원 보이 밴드는 원 디렉션이었다. 2011년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엑스 팩터]를 통해 결성된 그룹은 2015년 활동을 중단하기까지 전 세계 소녀 팬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이들의 시대를 열어젖힌 노래가 ‘What Makes You Beautiful’이다. 다섯 소년의 화음과 리드미컬한 팝 록이 만나 싱그러운 에너지를 발산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 때문에 여름 노래로도 인기가 좋다. 



진추하(Chelsia Chan) & 아비(Kenny Bee) – ‘One Summer Night’ | [사랑의 스잔나 OST](1976) 

1970년대를 지나온 한국인이라면 1976년에 개봉한 영화 [사랑의 스잔나]를 잊지 못한다. 만인의 연인이었던 홍콩 배우 진추하의 모습 또한 눈에 선할 것이다. 영화와 더불어 ‘Graduation Tears’ 등 삽입곡들의 인기도 대단했다. 그중 또 다른 홍콩 배우 아비와 함께 부른 ‘One Summer Night’는 4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라디오 전파를 타는 클래식이다. 아련, 애틋의 끝판왕인 이 노래를 부모님과 함께 듣는 것도 색다른 여름휴가가 될 수 있겠다. 


우리는 넘쳐나는 정보 속에 살고 있지만, 나만을 위한 알짜 정보는 놓치기 쉽다. 음악도 그렇다. 하루에 발매되는 노래만 100여 곡에 이르기 때문에 이를 모두 들어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오늘 뭐 듣지?’ 고민하는 당신, 여기 있는 노래만 들어도 당장의 고민은 해결이다.


* 텐아시아 뷰티텐 2018년 8월호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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