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 보이지 않는 것들에 둘러싸여 삽니다.
공기가 그렇고, 중력이 그렇고, 전자기파가 그렇습니다. 그중에서 지구 자기장은 특히 조용한 존재입니다. 나침반 바늘을 움직이는 그 힘이 사실은 지구 위 모든 생명을 태양의 맹렬한 공격으로부터 지키는 방패라는 것을, 우리는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없어지기 전까지는 얼마나 소중한지 잘 모르는 것들이 있는데, 자기장이 정확히 그런 존재 같습니다.
태양은 끊임없이 입자를 뿜어냅니다. 태양풍이라고 불리는 이 흐름은 주로 양성자와 전자로 이루어진 고에너지 입자들의 방출입니다. 문제는 태양이 조용할 때에도 태양풍은 멈추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태양 표면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코로나 질량 방출 같은 사건이 발생한다면 훨씬 강력한 입자의 폭풍이 태양계 전체로 퍼져 나옵니다.
만약 이 입자들이 아무런 방해 없이 지구 대기에 직접 쏟아진다면? 대기층이 조금씩 깎여 나가고, 오존층이 파괴되고, 지표면에 도달하는 자외선과 방사선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생명이 살기 매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지구 자기장은 이 입자들을 편향시킵니다. 즉, 자기장의 힘선이 태양풍 입자들이 지구 표면으로 직접 향하지 못하도록 방향을 바꾸어 우주로 흘려보냅니다. 일부 입자들은 자기장에 포획되어 밴 앨런 복사대라는 도넛 모양의 영역에 갇힙니다.
그리고 자극 근처에서는 자기장의 힘선이 대기로 수렴되면서 포획된 입자들이 대기 분자와 충돌해 빛을 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사랑하는 '오로라'입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입자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저토록 아름다운 빛이라는 사실, 자연의 아이러니 중에서도 특히 인상적인 것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자기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요? 지구 내부 구조를 생각해 보면 답이 있습니다. 지구의 중심에는 고체 내핵이 있고, 그 주위를 액체 외핵이 감싸고 있습니다. 외핵은 주로 철과 니켈로 이루어진 용융 상태의 금속입니다. 이 액체 금속이 지구 내부의 열 차이와 자전에 의해 대류 운동을 하면서 전류가 발생하고, 그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을 지구 다이나모라고 합니다.
이전에 지구 내부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바로 그 철이 핵으로 가라앉는 분화 과정이 결국 이 다이나모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지구를 만든 원소들의 배치가 생명의 방패를 만들었다는 것을 상기해 보면, 결국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화성 이야기를 다시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역시 잠깐 언급했지만 화성은 비교행성학에서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행성입니다. 화성은 한때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액체 상태의 물이 흐른 흔적이 있고, 두꺼운 대기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나 화성은 지구보다 작고 빨리 식었습니다. 외핵의 액체 금속이 굳으면서 다이나모가 멈추고 자기장이 소멸했습니다. 자기장을 잃은 화성의 대기는 태양풍에 의해 서서히 벗겨져 나갔고, 현재 화성의 대기압은 지구의 약 0.6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물이 지구에 도착하는 이야기에 익숙하실 겁니다. 화성에도 그 물이 있었지만 자기장을 잃으면서 그 물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으로 예측됩니다. 즉, 크기가 조금 달랐을 뿐인데, 바로 그 차이가 두 행성의 운명을 완전히 갈라놓았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지구 자기장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지구 역사를 통틀어 수백 번씩 방향이 뒤집혔습니다. 자기 역전이라고 불리는 이 현상이 일어나는 동안 잠시 자기장이 약해지는 시기가 있는데, 그 시기에 생명에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는 아직 연구 중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이 방패가 사실은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 그 사실이 이 방패의 소중함을 더욱 실감하게 만듭니다.
자기장은 보이지 않습니다. 나침반 바늘의 움직임으로, 오로라의 빛으로, 정밀한 장비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방패가 없었다면 지구의 역사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것입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면서도 의존하는 것들, 당연하다고 여기지만 없으면 모든 것이 달라지는 것들. 그런 것들이 자연 안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삶 안에도 생각보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저는 자기장 이야기를 할 때마다 떠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