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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과학적인 방법들

by 김민재

말로는 쉬운 임신의 시작


우리 인간이 조물주가 흙으로 빚은 창조물이든 아니든 간에, 임신 과정은 철저하게 과학적인 단계를 따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자체는 기적과도 같은 상황일지라도, 임신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결코 기적이 아닌 과학적인 사실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다들 학교에서 지겹도록 배웠던 내용입니다.


여자는 출생 시 난소에 약 1~2백만 개의 난세포(난모세포)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출생 후에는 난모세포가 더 이상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사춘기에는 약 300,000개의 난모세포가 남게 되며 이 중 소수의 난모세포만 난자로 성숙하고 성숙되지 않은 수 천 개의 난모세포는 폐경 10~15년 전부터 폐경 전까지 모두 소멸됩니다. 여성은 생식 기간 동안 대략 총 400개의 난자를 배란하게 되는데, 각 월경 주기 중 하나의 난자가 배란됩니다. 난자는 구형 혹은 타원형의 모양을 가지며 0.1mm 정도의 크기로 정자보다 약 10배 정도 크며 핵 외에도 영양물질인 세포질을 가지기 때문에 세포질의 일부는 수정 후 개체 발생에 필요한 에너지원과 구성 물질이 됩니다.


반면 정자는 분화 과정을 통해 후에 정자를 만들 수 있는 전구세포이자 줄기세포와 같은 특성(다중분화등)을 가지고 있는 정원세포(spermatogonium)로부터 시작됩니다. 정자는 기본적으로는 머리와 몸통 그리고 꼬리로 이루어진 올챙이 모양이며 머리 앞에는 정자 머리가 난자의 벽을 뚫고 들어갈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첨체(acrosome)가 있습니다.

이렇게 쉬운 설명의 임신이 현실에서는 참 녹록치 않습니다. © Getty Images

그리고 임신은 남성의 정자가 여성의 질에 들어가게 되면서 자궁경부와 자궁을 거치고 나팔관으로 이동하여 난자와 수정될 때 비로소 임신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한 줄로 된 설명만 보니 임신이 참 쉬워 보입니다. 단순하게 정자가 난자를 만나면 되는 것 아닌가요? 하지만 이렇게 쉬운 설명의 임신이 현실에서는 참 녹록지 않습니다.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첫 번째 방법은?


통계에 따르면 40세 미만이고 피임을 하지 않으며 규칙적인 성생활(한 달에 2-3회 정도)을 하는 경우, 1년 이내에 임신할 확률은 대략 80%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임신에 걸리는 시간을 정확히 말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오직 삼신할매만 알 수 있겠죠. 다만 여성의 나이, 일반적인 건강 상태, 생식건강 상태, 성관계 빈도 등이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여성은 안타깝게도 나이가 들수록 생식 능력이 떨어지지만, 남성의 나이는 생식능력에 영향을 덜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남성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임신했을 시 여성의 임신 당뇨병 발병 확률이 올라가며 출산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남성의 나이도 전반적인 임신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러 가지 불확실성 때문에 임신 성공을 위한 절대적인 방법은 없지만,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당신과 당신의 파트너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많은 양의 정자가 질에 전달될 수 있도록 피임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삼신할매가 찍어준 날짜는 바로 오늘입니다 - 임신을 위한 최적의 날짜 계산


또한, 임신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여성의 배란일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배란일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여성의 월경주기(보통 생리 첫날에서 다음 생리 시작일: 보통 28일; 21일부터 45일까지는 정상 주기로 간주합니다)를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생리 기간은 3일에서 7일 정도 이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여성의 생리 및 월경 주기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꾸준히 지켜본 후 평균적으로 계산하는 편이 좋습니다. 물론 여성의 생리 주기는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일정하지 않을 경우 규칙적인 생활 습관 및 식습관 개선, 꾸준한 운동 등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통해서 생리 및 월경 주기를 맞추려 노력하는 편이 좋습니다.


배란 전 이틀이 가장 가임력이 높은 시기라고 합니다. © Getty Images

배란은 난소에서 성숙한 난자가 배출되는 현상으로 다음 생리 예정일을 기준으로 보통 14일 전(다음 생리 예정일에서 14를 뺀 날)입니다. 예를 들어서 생리주기가 28일이고 이전 생리가 1월 13일일 경우 다음 생리 예정일은 2월 10일이며 2월 10일에서 14를 뺀 1월 27일이 바로 배란일입니다. 그리고 가임기라고 부르는 임신 할 확률이 가장 높은 시기는 미국 불임 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배란 전 5일과 당일 하루로 총 6일이라고 합니다. 이 중 배란 전 이틀이 가장 가임력이 높은 시기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서 1월 27일 배란일 인경우 이틀 전인 1월 25일이 가장 가임력이 높은 시기입니다. 난자의 생존기간은 대략 24시간, 정자의 생존기간은 약 72시간 정도이니 이를 염두에 두고 계획하면 임신 확률을 조금 더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반면, 임신 확률이 비교적 낮은 기간인 비가임기는 배란일 전후 4~5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입니다.



무엇보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 적정 체중 유지


날짜가 가장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여성이든 남성이든 적당한 체중을 유지하고, 서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임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아의 탄생부터 출산 직전까지 머무르며 영양공급을 받는 건강한 모체입니다.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임신 기간을 대비하여 각종 질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 엄마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기반으로 임신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 적정 체중이 유지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산전검사도 필수적이다. 산전검사에서는 풍진검사, b형 간염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서 여러 질병과 성병, 감염 질환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임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아의 탄생부터 출산 직전까지 머무르며 영양공급을 받는 건강한 모체입니다. © Getty Images

남편이나 파트너의 경우에도 몸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남성의 고환에서 생성된 정조세포(남성의 일생 동안 정자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세포)가 성숙된 정자로 변하는 기간은 약 10주이기 때문입니다. 이 성숙된 정자가 수정력을 갖추는 데 걸리는 기간이 최소 2주이므로 임신이 될 때 당시 정자는 최소 남성의 몸에서 3개월 전에 만들어진 세포인 셈입니다. 따라서 남자도 최소 3개월에서 대략 6개월 전까지는 영양, 운동, 스트레스 등 기본적인 건강 관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남편의 감염질환 역시 아내와 태아를 감염시킬 수 있으므로 산전검사는 부부가 같이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남편이나 파트너의 경우에도 몸을 건강히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 Getty Images

과학적으로 살펴보아도 본인과 파트너의 체중이 건강한 경우 임신 확률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본인과 파트너의 체중이 과체중 (체질량지수 25 이상) 혹은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에 해당하면 임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고혈압, 심부정맥 혈전증, 유산, 임신성 당뇨병과 같은 일부 임신 질환의 위험도 함께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위 경우에는 불임 치료의 효과도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임신 전 BMI 건강 체중 계산기를 통해 자신의 체중이 건강한지 알아보고 이에 대한 맞춤형 조언을 받을 수 있으면 임신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임신 전에는 BMI를 보다 정확히 계산할 수 있지만, 임신 후에는 이의 계산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조산사나 의사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임신 = 엽산 보충제 복용?


서양에서는 보통 임신을 했거나 임신을 준비 중인 경우 엽산을 선물로 주고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는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매일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임신을 시도하는 경우 매일 남녀가 함께 엽산을 복용하는 것은 향후에도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고 발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엽산은 아기가 척추 이분증과 같이 태아의 척수(신체 신경계의 일부)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신경관 결손증을 가질 위험을 줄여줍니다. 임신 전에는 매일 400 마이크로그램의 엽산 보충제를 섭취해야 하며, 임신 후에도 최소 임신 12주까지 매일 섭취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예기치 않게 임신을 하고 당시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지 않았다고 해도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즉시 복용을 시작합니다. © Getty Images

경우에 따라서 매일 5밀리그램(5mg)의 고용량 보충제를 복용하는 것이 권장될 수 있습니다. 주로 본인 또는 아기의 다른 생물학적 부모에게 신경관 결손이 있는 경우나 이전에 신경관 결손으로 임신한 적이 있는 경우 그리고 본인 또는 아기의 다른 생물학적 부모가 신경관 결손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당뇨병이 있는 경우나 항간질제, HIV 항레트로바이러스제 등 특정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고용량 보충제가 필요합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예기치 않게 임신을 하고 당시 엽산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지 않았다고 해도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즉시 복용을 시작하여 임신 첫 12주가 지나기 전까지 복용하라고 권고합니다.


따라서, 임신 = 엽산보충제 복용!



금연과 금주는 필수입니다


임신 중 흡연은 조산, 저체중아 출산, 영아 돌연사 증후군(SIDS: 침대 사망으로도 알려져 있음), 그리고 유산 등과 같은 다양한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상에나… 담배가 아기가 태어난 후의 미래까지 관장한다고요? 아쉽지만 이는 과학적인 통계자료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담배 연기도 태아에게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파트너, 친구 및 가족 등 주변 사람들에게도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요청해야 합니다.


술과 알코올도 마찬가지입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시도 중인 경우 금주가 강력히 권장됩니다. 알코올은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임신 중 음주는 태아에게 장기적인 해를 끼칠 수 있으며, 많이 마실수록 위험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가와의 상담은 항상 도움이 됩니다


임신을 시도한 지 1년이 넘은 경우나 여자에게 당뇨병과 같은 장기 질환이 있고 임신에 대한 조언이 필요한 경우 의사의 상담을 받는 편이 좋습니다. 전문의나 전문가들은 여러분들을 위한 사람들입니다. 임신 이외에도 매우 바쁜 일상을 살고 계시는 여러분이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기가 막히게 캐치할 수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노산이라고 정의되는 나이 (출산 예정일 기준으로 35세 이상일 경우) 역시 의사의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약을 복용하고 있는데 임신을 원하는 경우 반드시 의사의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일부 약은 임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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