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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밍 Mar 27. 2016

가식적인 작가 코스프레

일요일의 자아성찰

적어도 하루에 한 개씩은 글을 쓰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 어쩌면 앞으로도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글을 쓰려면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써본 적도 없는 '스토리'라는 건 잘 생각날 리 없었다.

작품을 구상하는 사람처럼 예민해하고 또 고민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쓸만한 글' 같은건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요 며칠간의 정말 작가라도 된냥 머리를 쥐어 짜내고 있던 나의 모습이었다.

브런치에서 말하는 '이곳은 글 쓰는 공간, 당신은 작가'라는 타이틀에 나는 괜히 쓸대 없이 혼자 거만해졌었고 쓸데없는 것들을 구상한답시고 시간을 낭비했다.


나는 그저 내 생각들을 솔직히 적어 내려가기 위해 시작한 브런치였는데 뭔가 행동부터가 인위적이고 작위적이었으며 나답지도 않았다.


솔직히 나다운 글이라는 건, 노트북 앞에 가만히 앉아 이것저것 끄적거리다 보면 보면 신기하리만치 늘 완성이 됐었었다. 늘 해왔던 건데 그동안 작가 코스프레를 하는 바람에 스스로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논리적이지 않고 기승전결이 없어도 나다운 글은 원래 그런 글이었다. 


참으로 우습다.


글 쓰는 습관을 만들자 했던 건데 이상한 삼천포에 빠졌었다. 습관이라는 건 노력이 바탕이 돼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몸에 쉽게 베이지도 않을뿐더러 거기에 나의 게으름도 늘 한몫을 한다.

그래서 작가 코스프레를 하며 게으른 진짜 내 모습을 위안 삼고 싶었던 걸까. '지금은 구상 중' 뭐 이따위 생각으로.


정신 차리고 일단 앉아서 브런치를 키자.

그러면 키보드는 내 생각대로 두드려지게 될 것이고 그 글에 영양가가 있던 없던 나는 습관 만들기 +1이라는 성과를 이룬 것일 테니 그것으로 만족하자.


쓸대 없이 의식하고 또 쓸대 없이 고민하지 말자.


이런 건 정말 오그라든다.


나다운 글을 쓰자. 나 답게, 나스럽게.

여기는 내 공간, 내 브런치 니까.


일요일의 자아성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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