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을 담지 않기
내 안에 가장 솔직 할 수 있는 공간
브런치에 발행된 글들은 왜 이리도 멋진 것일까?
어떻게 저렇게 멋진 표현들로 문장을 구현해 나갈 수 있는 걸까?
감히 나는 따라도 못할 정도로, 나는 이 글들 속에 명함도 내지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뜨내기 식으로 그때 그 감정을 토해내듯 글을 쓰는 나에 비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의 글들은 정갈하게 담긴 음식처럼 깨끗하고 지적였다.
주눅이 든다.
글을 쓴다는 건 원래 저런 것인가?
나는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라 마음속 이야기를 밖에 꺼내지 못하고 늘 담아두는 버릇이 있다.
그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이고 쉽게 우울해져 천천히 해소를 하기 시작한 방법이 바로 글쓰기였다.
일기처럼 혹은 하소연처럼 혹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내 마을을 털어냈고 그로 인해 후련했고 뿌듯했다.
그런 내가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브런치 이야기를 듣고 신청을 하였고
그저 개인 블로그처럼 하면 되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것 자체가 오산이었다.
대부분의 글들이 진지하고 진솔했고 뚜렷하고 명확했다.
나처럼 쉽게 불투명해지고 갈 길을 잃을 글은 없어 보였다.
나는 글을 쓸 때에도 자신감이 없어서 누군가 내 글을 봐주기 바라는 마음보다 해소의 공간으로 쓰기 때문에 응원도 지지도 필요 없었으며 행여 공감이 있었다며 그 작은 하나가 너무 감사했다.
감정적인 부분이 많은 내 글은 쓰다 보면 곧 해소가 됐고 마무리 즈음엔 늘 갈 일을 잃었다.
그러다 보니 마무리 없이 저장되는 글들만 몇 개인지...
그래서 처음 브런치에 있는 글들을 봤을 땐 '아 여기에 내 글을 쓴다는 건 좀 우스운 것일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또 생각을 바꿔보면 '글을 꼭 허락 맡고 써야 하는 것도 아니고 잘 쓰고 인기 많은 작가의 글을 따라 할 필요도 없는 게 글이니 나는 나대로 나다운 글을 쓰면 되겠구나' 하는 것이다.
잘하려고 하지 말고 어떠한 '척'도 담지 말고 그저 내가 느낀 그것들을 늘 그래 왔던 것처럼 쓰면 되는 것이다.
해소의 공간으로 쓰면 좀 어떠리, 그로 인해 내 마음이 평온해지면 그걸로 된 것이다.
감정적 임도 해소도 내 특징이 되어 글 안에 담긴다면
언젠가 진짜 나다운 글이 되어 살아 숨쉬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