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뉴질랜드를 정의하지 말라
이곳에 며칠이라도 지냈던 몇몇 사람들 중엔 종종 뉴질랜드가 재미없고 지루한 나라라고 표현하는 걸 볼 수 있다. 분명 외국에 왔으면 그 나라를 온몸으로 느끼고 감상해야 하는데 이곳에 온 몇몇 한국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만 반복한다.
여긴 너무 할게 없어, 심심해, 너무 조용해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뉴질랜드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뉴질랜드' 이름만 들어도 멋지지 않은가?
분명 복잡하고 시끄럽고 24시간 반짝이는 그 나라를 피해 떠나온 이들이 아닌가. 하지만 그에 반해 많은 사람들은 너무나도 빨리 뉴질랜드에 지루해하곤 한다.
이 얼마나 예의 없는 모습인가.
확실히 뉴질랜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나라다. 한국에서의 그 흔한 북적거림도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드는 목소리도 이곳에선 이상하리 만치 찾기 어렵다.
도시에서 가까운 해변들은 파도소리로 가득하고 강아지와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해변에선 술을 먹거나 낚시를 금지하고 있어 모두가 조용히 여유롭게 장소를 즐긴다.
시티에 있는 흔한 요트 선착장도 키위들이 즐겨가는 수많은 카페들도 온전히 뉴질랜드의 정서를 그대로 닮고 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퀸즈타운의 겨울은 춥지만 가만히 서서 만년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혼자 산책을 할 때에도 둘이 혹은 가족이 모여 가만히 주변을 감상하고 느끼고 있다 보면 행복은 무언가를 성취하고 얻어냈을 때만 느끼는 감정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경쟁의 소용돌이와 빠른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나의 삶이 아닌
온전히 나는 느끼고 주변을 느끼고 가장 평화롭게 쉴 수 있는 이곳을 이해하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치유됨을 느낌과 동시에 뉴질랜드에 중독되어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