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Cares?

I Care.

by 차민정

열대우림이 울창한 동네로 이사 온 지 반년이다. '필히 하루 한 번은 찾아온다'라고 이름 붙인 까만 아기새 '새필이'가 친구들을 어김없이 휘몰고 온다. 아이 등굣길마다 풀벌레를 먹느라 바쁜 닭 떼의 공손한 새벽 인사를 받는다. 원숭이 가족을 숲에서 본 게 이 주일 전이다. 오솔길에서 짝짓기 하는 커플을 방해하지 않으려 눈을 내리깔고 사사삭 비껴갔다. 그런데 이 녀석들이 아이들 학교를 누비고 다녔나 보다. 매점 직원이 쌓아놓은 바나나 꾸러미를 통째로 들고 도망가지를 않나, 학교 지붕 위로 일곱 마리가 뛰어다니질 않나. 선생님 한 분이 수업 시간에 복도를 뛰어다니며 "원숭이 출몰! 원숭이 출몰! 창문 닫으세요!" 외치셨다고.


동물 의사가 되는 게 꿈인 모아(8세)는 방과 후 엄마를 만나자마자 원숭이 이야기를 속사포로 쏟아낸다.


Poor Little Monkeys


"철창에 원숭이 일곱 마리를 가둬 동물원에 보냈어."


"야생 원숭이는 위험할 수 있거든. 어른들이 동물원에서 잘 돌볼 거야."


"만약 동물원 자리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 거지?"


"글쎄."


"엄마 상상해 봐. 나랑 언니랑 놀이터에서 노는데 누가 영영 데려가 버린 거야! 불쌍해."



I care.


"엄마, 아까는 어떤 오빠가 열쇠 꾸러미를 원숭이들한테 던지려고 했어. 배고픈 원숭이가 열쇠를 삼키기라도 해 봐."


"그래서 어떻게 했어?"


"원숭이 다치니까 그러면 안 된다고 했어."


"네 말을 들어?"


"'누가 신경이나 쓴데(Who Cares)?'라더라고."


"그래서?"


"'내가(I care).'라고 했지."


"용감하다!"


"오빠는 남자 화장실로 뛰어가더니 문 틈으로 나를 계속 쳐다봤어."


"와, 부끄러웠나 봐. 창피함에 오그라들어 자기 자리를 찾았네?(He became as little as a piece of poop, and found his right place.)"



작지만 단단한 삶의 운동가. 아이가 푸른 싹을 하나 틔웠다.


'씨 한 톨 심어 놓고 싹이 트기를 기다리는 마음, 어미 닭이 품은 알에서 병아리가 깨기를 기다리는 마음' _『빌뱅이 언덕(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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