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이야기
입 안에 남은 찰나의 달콤함 덕분에 완결까지 힘차게 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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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안에 남은 마음>은 저의 첫 브런치북입니다. 브런치에 작가 승인을 받은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사실 기쁨보다는 얼떨떨함이 컸습니다. 전혀 기대도 안 하고 있던지라, 메일이 잘못 온 건 아닐까 하는 마음에 여러 번 확인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심이 점차 확신으로 바뀌면서, 이제 누군가가 내 글을 봐준다는 생각에 설레는 감정이 자리를 키워나갔습니다.
브런치 스토리는 매번 완벽한 준비를 하지 않으면 쉽사리 시작을 못 하는 성격인 제가, 처음으로 무작정 뛰어든 공간이기도 합니다. 처음엔 무섭고 망설이는 마음이 컸는데, 한 번 해보고 나니 두려울 게 없더라고요. 완벽함을 좇다가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일은 이제 안 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뭐든 해보자! 는 마음으로 저의 모든 진심을 담았습니다.
입 안에 남은 맛은 금방 사라졌지만,
마음엔 오래도록 남았다.
브런치북의 시작을 알리는 첫 문장이었습니다. <입 안에 남은 마음>은 단순히 저의 디저트를 향한 애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어차피 입에서 금방 사라지는 존재지만, 혀 끝에 맴도는 달콤함이 늘 힘을 주는 것 같았거든요. 제 글도 그런 존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 담아 썼습니다.
별 것 없다고 생각했던 일상 속에서도 소중한 게 많다는 걸 말하며 힘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디저트를 먹는 순간엔 제가 항상 웃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행복을 부정해 오던 시기에도 케이크를 먹을 때만큼은 맛있다며 기분이 나아졌으니까요. 사실은 아직도 온전히 삶을 즐기고 행복하다고 말하며 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는 아는 사람이 됐습니다.
총 15개의 디저트에 대한 글을 쓰며 지난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약간의 비하인드를 말해보자면, 다른 디저트들은 유동적으로 업로드 순서를 바꾸며 정했지만, 시작과 마무리는 기획 때부터 확실하게 정하고 시작했습니다.
시작은 무조건 까눌레, 마지막 마무리는 딸기케이크. 이것만큼은 바꾸고 싶지 않아서 구성을 열심히 짰던 기억이 납니다. 떠오르는 최애 까눌레로 시작을 알리고, 마지막은 언제까지나 내 마음속 1순위 딸기케이크로 멋지게 마무리 짓고 싶었거든요! 계획대로 할 수 있어서 마지막 글을 발행하고 나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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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햇살과 함께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시작했는데, 어느덧 선선해진 바람과 함께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첫 연재라 많은 것이 서툴고 부족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짓게 되어 뿌듯합니다.
누군가가 글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거기에 많은 공감과 응원도 함께 보내주셔서 더욱 행복했습니다. 달아주시는 댓글과 응원한다는 말이 저를 정말 설레게 해 주었어요. 부족했던 만큼 새로운 것들도 많이 배워갑니다! 다음 브런치북도 열심히 준비해서 찾아오겠습니다.
그동안 <입 안에 남은 마음>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