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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민지 Nov 06. 2021

흔하고도 부족한,

사랑한다는 말을 곧바르게 쓰고 싶다. 왜냐면 그 말이 유독 실수와 오해를 부르기 쉬운 표현이라서.


사랑한다는 말은,

곧잘 부족해서 애를 태우는가 하면, 쓸데없이 남발돼 공허를 부르고, 한없이 가볍지 않으면 괜히 진중해서 겁을 주거나, 비겁한 변명으로 쓰일 수 있으며, 가장 나쁜 경우 사랑이 아닌 다른 말과 목적을 숨긴다.


그러므로 사랑한다는 말이 조심스럽다. 혹여나 내가 그 말을 너무 많이, 너무 적게, 너무 가볍거나 너무 처절하게 입에 올리게 될까 봐. 혹은 그 말로 다른 할 말을 바꾸어 버릴까 봐.


고맙다는 말 대신, 미안하다는 말 대신 아니면 다른 많은 부정한 속뜻을 대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는 순전히 사랑만으로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사랑해. 그 말을 담백하고 순수하게, 별다른 기대와 욕심 없이 전하는 어른이, 친구가, 가족이, 연인이 되길 희망한다.


내가 당신에게 한 번이라도 사랑한다고 쓰거나 얘기한 적 있다면, 실은 이런 고민을 지나 전하는 말과 글과 마음이다. 그러니 당신도 다른 건 말고 딱 사랑만, 오롯하게 받아주면 더할 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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