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어느 평범한 봄날,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큰 감정의 파도와 마주했다. 10년 동안 함께 일해온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가 담당 환자의 우발적인 행동이 만든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날 오후, 병원에서 그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세상이 꼭 완전히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충격, 비통함, 분노, 무력감... 온갖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동료와 함께 꿈꾸던 미래, 우리의 연구 프로젝트, 그리고 그의 따뜻한 미소까지,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앞으로 나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한 가지 사실을 떠올렸다. 바로 내가 수년간 내담자들에게 해왔던 조언... "감정은 파도와 같아서 밀려왔다가 반드시 빠져나갑니다. 우리는 그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그 위에 서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 순간, 쓴웃음이 나오더라. 내가 그토록 다른 이들에게 가르쳤던 것을 정작 나 자신에게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날부터, 나는 이 감정의 파도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기로 결정했다.
그 후 몇 달간, 내 슬픔과 상실감을 진솔하게 마주했다. 때로는 고통스러웠고, 때로는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들었지만, 점차 나는 이 감정의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내담자들이 겪듯 차근차근 배우고 실행했다. 그리고 이 경험은 나를 더 깊이 있는 심리학자로 만들어주었다고 감히 말해본다.
“감정의 파도타기"는 바로 이 복잡한 감정의 바다를 어떻게 항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인간의 감정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바다와 같다. 때로는 잔잔하고, 때로는 거칠며, 예측할 수 없는 파도가 우리의 내면을 휘감는다.
20년간 임상심리학자로 일하면서, 나 스스로를
포함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과 씨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기쁨, 슬픔, 분노, 두려움 - 이 모든 감정들은 우리 삶의 일부이지만, 때로는 이들을 제어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감정은 우리를 지배하는 절대적인 힘이 아니다. 오히려 내면세계를 이해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나침반과 같다.
지금 자신만의 감정의 파도와 씨름하고 있는 우리들. 두려워하지 말자. 때로는 거친 파도와 맞서 싸우고, 때로는 잔잔한 물결 위에서 평화를 찾자.
감정의 파도타기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