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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Jun 05. 2024

말의 결, 온도차

말의 결, 온도차로 인하여 일어나는 상황

공항에 다양한 이들이 많아서일까, 제주에서 서울, 긴 출퇴근으로 공항을 올 때마다 꼭 한 번은 내 관심을 끄는 상황이 있다. ”말의 결, 온도차로 인하여 일어나는 상황“


싸움은 대개 사소한 말로부터 발단한다. 상대의 심리 상태나 현재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무심히 툭 던진 말 한마디가 심장을 찌르는 비수가 된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뉘앙스가 다 다르다. 내 딴에는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 주려고 신경 써서 한 말인데, 오히려 화근이 되기도 한다.


말은 참 어렵다. 내가 뱉은 말의 단어와 문장 자체보다 그 말에 담긴 깊은 속뜻과 폭넓은 의미를 넉넉히 헤아려줬으면 좋겠지만, 이 세상 누구도 그렇게까지 내 말을 이해해 주는 사람은 없다.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관계없이 듣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말의 내용은 달라진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라는 속담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인생의 진리다.


언어는 존재가 드러나는 장소다. 모든 존재는 언어에 의해 존재한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는 누구도 인식하거나 전달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언어는 존재가 머무는 곳이며, 세계와 사물을 인식하는 통로라 할 수 있다.

 

말은 생각의 표현이다. 생각할 수 없는 것은 말할 수 없다. 생각할 수 없는 것은 논리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기에 세계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내 생각의 범위는 내 언어의 범위와 정비례한다.

내 말의 품격은 내 생각의 품격이며 나아가 내 인생의 품격이다.


인간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가는 가는 관계의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잣대다.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내뱉고,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말을 거침없이 구사하며, 수준 낮은말을 함부로 입 밖에 내는 이들이 같디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가기는 어렵다. 호칭과 말투에서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삶도 배려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거나 마찬가지다.


말은 내 인격이며, 생각이며, 존재 자체라는 걸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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