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민지 Aug 25. 2024

잘못된 마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 채우지 못하는 그 빈 공간을 바라볼 때, 우리는 종종 스스로에 대해 분노하고 초조함을 느낀다. 그 분노는 자신에게 "왜 스스로를 괴롭히는가?"라고 추궁하며, 초조함은 마치 내부에 고장 난 부분이라도 있는 것처럼, 빠르게 고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감정은 우리가 자주 마주치는 문제의 원인을 깊이 파고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마음이 언제부터 이렇게 됐을까? 이유는 무엇일까?"라며 과거의 어떤 사건을 되짚어 보며 자신을 탓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은 삶을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패턴이기도 하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원인을 찾으려 하고, 그것을 이해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마음이 불편한 이유는 대부분 과거에 있다. 우리는 과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어."라는 후회 속에 빠질 때,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기는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결국 더 많은 마음의 짐을 안겨주며, 그 무거움 속에서 우리는 자꾸만 이유를 찾으려 하고, 그 악순환은 계속된다.


상담실에서 나와 내담자는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는데, 마음은 한번 다친 상처를 잊지 않는다. 크게 다친 상처가 흉터로 남듯, 마음의 아픔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불안으로 이어지며, 비슷한 상황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만든다.


요즘은 아무 의미 없이 '괜찮다'는 말이 넘쳐나지만, 진정으로 고통받는 이에게 이 말이 실질적인 위로가 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에게 진심으로 "내 마음이 때로는 불편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잘못된 것은 아니야."라고 말할 수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잘못된 마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불편함을 느낄 뿐이다. "불편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는 작은 이해가 마음에 큰 위로를 줄 수 있다. 당신의 마음은 당신을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아픔을 다시 겪지 않길 바라며 당신을 보호하려는 것일 뿐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고력 향상에는 겸손함이 필요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