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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Sep 07. 2024

열등감

자아존중감과 열등감


인간의 심리는 마치 깊고 복잡한 미로와 같이 복잡하고 다층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아존중감'과 '열등감'은 우리의 정신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두 개념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면서도 상반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아존중감은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가치 판단을 의미합니다.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진 사람은 자신을 가치 있고 능력 있는 존재로 여기며, 삶의 도전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반면 열등감은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여 부족하거나 열등하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말합니다.


열등감은 단순히 '나는 부족하다'는 피상적인 감정을 넘어서는 복잡하고 다면적인 심리 현상으로 일상생활, 대인관계, 직업적 성취, 그리고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한 학생이 자신의 외모에 대한 강한 열등감을 가지고 있다면, 학업 성취나 원만한 친구 관계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자아존중감은 굉장히 낮을 수 있습니다.


높은 연봉과 안정적인 직위를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학벌이나 출신 배경에 대한 열등감으로 인해 사회적 상황에서 항상 위축되고 불안해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열등감은 개인의 객관적인 성취나 상황과는 무관하게 깊은 심리적 고통을 안겨줍니다.


열등감은 그럼 어디서 올까요? 열등감의 근원은 다양합니다. 어린 시절의 경험, 가정환경, 학교에서의 경험, 사회적 비교, 미디어의 영향 등 여러 요인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항상 형제자매와 비교당하며 자란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인 열등감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또는 SNS를 통해 타인의 화려해 보이는 삶을 지속적으로 접하는 것이 자신의 평범한 일상에 대한 열등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지속적이고 강한 열등감은 다양한 심리적,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 사회 불안장애, 대인관계 회피 등이 대표적인데,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열등감이 때로는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표출된다는 것입니다.


내면의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과도하게 공격적이거나 오만한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예 같습니다. 소위 '열등감의 보상 기제'라고 불리는 현상으로, 내면의 취약함을 감추기 위한 심리적 방어 기제입니다. 직장에서 후배들을 과도하게 질책하는 상사, 또는 SNS에서 자신의 삶을 과장되게 포장하는 사람들의 행동 뒤에는 이러한 보상 기제가 작동하고 있을 수 있지요.


그런데 열등감이 항상 좋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20세기 초 유명한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열등감을 인간 발전의 원동력으로 보았습니다. 그의 이론에 따르면, 자신의 부족함을 인식하는 것이 오히려 성장과 성취의 동기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 능력에 대한 열등감이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의 동기가 되어 결국 뛰어난 운동선수로 성장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는 언어 능력에 대한 열등감이 외국어 학습에 대한 열정으로 이어져 다국어 구사자가 되는 경우도 처럼 말입니다. 이처럼 열등감을 건설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오히려 개인의 성장과 발전의 촉매제가 될 수 있겠지요.


열등감의 가장 큰 함정은 '선택적 비교'와 '과잉 일반화'에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타인의 가장 뛰어난 면만을 자신의 가장 취약한 면과 비교하는 오류를 범합니다. SNS에서 친구들의 화려한 휴가 사진을 보며 자신의 평범한 일상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과정에서 균형적 관점을 가지지 못하고 부정적인 측면이나 부족한 부분에 집중하여 비교하는 며 부정-편향적인 비교에 집중하는 것은 더 큰 열등감을 부르게 합니다.


또 한 가지 영역에서의 부족함을 전체적인 자아 가치로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있죠. 예를 들어, 수학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학생이 "나는 수학을 못해"에서 "나는 공부를 못해"로, 더 나아가 "나는 무능한 사람이야"라는 결론에 이르는 식입니다. 이는 마치 한 그루의 나무가 시들어 있다고 해서 전체 숲이 죽어가고 있다고 결론짓는 것과 같은 오류입니다. 이러한 편향된 사고방식은 자신의 가치를 왜곡하게 만들고, 결국 더 깊은 열등감의 수렁에 빠지게 합니다. 마치 거울 미로에 갇힌 것과 같아서, 자신의 모습이 끝없이 왜곡되어 반사되는 것을 보는 것과 같습니다. 한번 이러한 사고의 틀에 갇히면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건강한 자아상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유한 가치와 장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긍정적인 생각을 하라는 피상적인 조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균형 있게 바라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말합니다. 자신의 성취와 실패를 기록하는 일기를 써보면서 자신의 삶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을 키우거나, 나만이 가진 고유한 재능이나 성격적 특성을 발견하고 키우는데 집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열등감 극복의 첫걸음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 것 말입니다. 마치 모자이크 작품을 감상하는 것과 같이 불완전해 보이는 개별적인 조각들이 한 곳에 모여 전체적으로 보면 아름다운 작품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또 자신의 가치를 외부의 기준이 아닌 내부의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사회적 성공, 외모, 재산 등 외부의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대신, 자신의 가치관과 목표에 얼마나 충실히 살아가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입니다. 자신만의 나침반을 가지고 인생이라는 여정을 항해하는 것과 같이 말입니다.


열등감이 높다는 것은 심리장애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또한 성격이나 심리적 영역 중 취약한 부분일 뿐입니다. 큰 병이 걸린 것이 아닌, 조금 약한 부위가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본인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심리적 속성입니다. 단, 다른 심리적 속성들과 마찬가지로 노력을 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개선 활동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열등감의 굴레와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대부분의 심리적인 측면들과 마찬가지로 열등감도 나의 성장과 발전의 좋은 재료이기도 합니다. '나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보다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집중한다면 우리 모두에게 건강한 성장과 발전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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