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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지 Sep 20. 2024

우울증

빛을 향한 작은 걸음

아침에 눈을 뜨는 것부터가 고통스러운 날들이 있습니다.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처럼 느껴지고, 하루하루가 무거운 짐처럼 느껴지죠. "괜찮아질 거야, " "시간이 약이겠지"라고 자신을 다독이지만, 그 말들이 공허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상담이라니, 내가 그렇게 약한 사람은 아닌데..."

"정신과에 가면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까 봐 두려워."


이런 생각들, 한 번쯤은 해보셨나요? 이렇게 종종 우리는 마음의 신호를 무시하고 넘어가곤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치는 우리의 삶을 서서히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습니다. 2주 이상 계속되는 우울감, 그게 바로 첫 번째 경고신호입니다. 어떤 날은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가도, 집에 돌아오면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는 경험을 해본 적 있나요? 혹시 전에는 즐겁게 했던 취미활동이 이제는 아무런 감흥도 주지 않나요? 밤새 뒤척이다 결국 해 뜰 때까지 잠들지 못하거나, 반대로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싶은 날들이 계속된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식욕이 폭발적으로 늘거나 완전히 사라져 체중 변화가 크게 일어나는 것도 우울증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나는 괜찮아, 다들 이렇게 사는 거겠지"라고 생각하며 넘어가기 쉽지만, 이런 증상들이 일상을 방해하고 있다면 이제는 행동해야 할 때라고 마음이 소리 지르는 중일 지도 모릅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는 건, 결코 약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용기 있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마치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플 때도 전문가를 찾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상담이라는 게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상담사와 함께 당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직장인이라면 회사에서 제공하는 상담 프로그램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요즘은 많은 기업들이 직원들의 정신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어요. 이런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익명성이 보장되니,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약을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는 거 아냐?"

"정신과 약을 먹으면 중독되거나 인격이 변하지 않을까?"


이런 걱정들,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대의 항우울제는 과거와 달리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약물치료는 뇌가 균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골절된 뼈에 깁스를 하는 것처럼, 마음이 회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또 약물치료가 모든 이에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가벼운 우울증의 경우 상담과 생활 습관의 개선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각하다면, 약물치료를 통해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으니 절대 두려워하지 마세요.


우울증에서 벗어나는 과정은 마라톤과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으니까요.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 나아간다면, 반드시 변화가 찾아올 것입니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 창문을 열고 깊은숨을 들이마시는 것, 오랜만에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 가까운 공원을 산책하는 것.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갑니다.


오늘 아침, 무거운 이불을 걷어내고 일어나신 당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합니다. 때로는 작은 승리에 의미를 두는 것도 좋아요. 오늘 샤워를 했다고요? 훌륭합니다! 오랜만에 친구에게 연락했나요? 정말 잘하셨어요!


지금 이 순간, 당신이 내딛는 작은 한 걸음이 밝은 미래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함께 힘을 내어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 보아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행복하고 건강한 내일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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