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루나 Nov 02. 2023

I WONDER

난 궁금해


 세 명의 아이가 세 곳의 다른 학교에 다니는 2023년의 11월.

아침 여섯시 반이면 일을 나가는 남편에서부터 시작해 올해 9월 고등학교에 들어간 큰 아이는 아침 여덟시까지, 초등학교 5학년인 둘째와 일주일에 세 번, 두시간 반씩 유아 학교를 다니는 셋째까지 아홉시까지 밥을 먹이고 점심을 싸서 학교까지 데려다 주는 아침. 


 아이들이 없는 시간 안에 운동을 하고, 청소를 하고, 장을 보고, 저녁을 만들고, 간식도 만들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올 시간부터 학원을 보내고 운동도 보내고 학교일 뒤치닥 거리 하다 저녁까지 먹이고 나면 어느덧 밤 아홉시.



 서리가 끼기 시작한 캐나다의 11월. 남편과 첫째를 보내고 둘째 아이와 주방에서 점심을 같이 싸고 있는데 아이가 노래를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And I wonder if you know, what it means, what it means?"

-그리고 난 니가 이게 무슨 뜻인지 알고 있는지 궁금해



Kanye West 카녜 웨스트 의 Graduation이란 조금 오래된 앨범 속에 있는 "I wonder"라는 제목의 곡을 어떻게 알고 부르느냐고 아이에게 묻자 아이가 그런다.


"유투브!"

초등학교 5학년 둘째 아들. 그런 명곡을 알다니 대단하고 새삼 부쩍 커 보이는데? 




"이 노래 같이 한 번 들어보자, 그럼."

그렇게 아이와 함께 들으려고 노래를 틀었다.


  https://youtu.be/325TgOh5fwo?si=tQhuT1vYQG8jnKAL







요샌 '시간'에 대해서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한다.


 미모 훌륭하시던 남편은 까만 머리보다 흰 머리가 더 많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되고 난 아이가 셋이나 있는 (여전히) 상상하는 여자가 아니라 상상하는 아줌마라고 칭하는 게 옳을 법한 중년의 여자가 되어 2007년에 나와 큰 히트곡이었던 카녜 웨스트의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 I wonder라는 곡을 내 아이가 무슨 경 읽는 것 처럼 읖조리듯 부르는데 문득 그 곡을 처음 듣던 23살의 내가 39이 된 내 몸 속에 잠시 오버랩 되어진 느낌이 들었다.


 이 곡을 처음 들었을 때 만 해도 난 이십대 초. 

다이나믹 듀오, 에픽하이, 드렁큰 타이거, 윤미래를 듣다 캐나다에 와 스눕 도그, 제이지, 비욘세, 투팍, 카녜 웨스트의 음악을 듣던 캐나다에 처음 와 고생하던 일들이 속속 기억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음악이 나이가 드는 동안 생긴 내 아이가 이 노래를 다 이해하고 듣는지 그냥 멜로디가 좋아 듣는건지 모르겠지만 여튼 이 음악, 이 노래를 일상 속에 웅얼 거리는 시간에 난 와 있다.




그 때와 많이 다른 나이지만 여전히, 아직도 비슷한 꿈을 꾸고 

같지만 조금 다르고

강하고 다 갖춘적 하지만 여전히, 아직도 늘 걱정하고 현실이 의심스러운

여전히, 아직도 상상하는 여자.




https://blog.naver.com/qktm9727/22248427474(2


- "I'm a star, How could I not shine."




  시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다 문듣 듣게 된 이 노래가 시간에 대한 내 생각을 깔끔하고 명료하게 대신 얘기해 줬단 생각이 드는 아침.


아무리 들어도 명곡이야.



매거진의 이전글 Manifesting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