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말, 막내 딸을 데리고 한국에 다녀왔다.
2020년 1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잠깐 방문한 뒤 셋째 아이, 딸을 낳았고 3년만이지만 몇 달 전 방문했던 것처럼 이질감없이 편안한 한국.
십 몇 년 만에 만나도 이십년만에 만나도 거리감없는 친구들이 있고 거짓없이 내 아이를 예뻐해주는게 보이는 가족들, 캐나다랑은 달리 어딜가서 아무거나 먹어도 나지 않는 배탈, 시차적응도 필요하지 않게 할 것, 볼 것 많은 한국에 행복했던 짧은 이주를 보내고 캐나다에 돌아오니 속이 아침 밥 안 먹고 커피 몇 잔 들어부은 속처럼 허하다.
캐나다와 한국의 거리만큼, 그리고 시차만큼 먼 삶과 이상의 거리.
아이들의 체온은 주로 어른들보다 높다.
아이를 깨끗히 씻기고 잘 먹이고 잘 놀려주고 재우려고 아이와 함께 누웠다가 아이를 안고 있으면 추운 겨울 날 핫팩을 가슴 팍에 하나 품은 것처럼 따뜻한 것이 세상에 존재한 온갖 불안한 감정들을 차가운 것 녹이듯 따듯하고 포근한 것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아이를 품 안에 꼭 안고 생각한다.
'난 더 이상 외롭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