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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울 Oct 29. 2020

넌 아직 꿈 이야기니

꿈에 대해 망설이는 그대에게

나는 결혼하고 자주 꾸는 꿈이 하나 있다.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는 학생인 내가 등장해서 친구들과 늦게까지 놀다가 곧 시험장에 들어가는 상황인데 책이 독서실에 있어서 아무 준비 없이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 혹은 과제를 제출해야 하는데 그 과제가 아직 미완성이라 전정 긍긍하다가 꿈에서 깨서도 찝찝한 그런 꿈을 자주 꾼다. 처음에는 그냥 꿈이려니 했는데 이런 비슷한 류의 꿈을 자주 꾸고 그것도 꾸준히 꾸는데 그 감정이 현실에서도 생생하게 느껴져 꿈이어서 다행이라는 안도의 느낌을 가지게 되니 이 꿈을 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꿈은 내가 달성해야 하는 무언가를 아무 준비 없이 그냥 대충 넘어갔던 내 인생을 직시하게 되고 그렇게 넘어가서는 내 삶이 어떻게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이 것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누군가의 도움 없이 내가 직접 해결을 봐야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겠구나 싶었다.

두 다리 펴고 자는 것이 다가 아닐 것이다. 나는 내 마음을 보아야 했다. 내가 갈망하는 것. 내가 내 인생에 솔직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아직 꿈이 해결이 안 된 것이다. 내가 아직 꿈 이야기를 하면 친구들도 엄마도 그런 이야기를 한다. “넌 아직 꿈 이야기니?”, “해야 할 일도 많은데 그런 생각이 떠올라?” “애 다 키우고 나면 너 취미 생활 계속하면 돼. 애가 지금 한창 엄마가 필요한 시기잖아.” 이런 이야기들...

“그래...” 하고 대답하긴 하지만 속으로는 생각한다. “그만!” 이제 그런 이야기는 그만 해주기를 바란다.

나는 해결되지 않은 내 마음이 내 인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줄 안다. 그것은 엄마이고 아내이고 그리고 나인 나 자신의 모든 영역에 손길을 뻗쳐서 꼬인 행동이나 태도를 낳을 수 있는 것이다.


새벽에 일어나서 아무도 나를 침범하지 않는 시간을 온전히 소유할 때 나는 나의 꿈을 그려볼 수 있었다. 비로소

학창 시절에도, 솔로 시절에도 그 많은 시간이 있어도 나는 이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었다. 결혼하고 애를 낳고 좀 키우고 나서야 비로소 나는 나의 진솔한 이야기를 조금 들어볼 친절한 귀가 생겼다.

“니 이야기 좀 해봐.” 내가 들어줄게”

누군가가 아니라 내가 내 이야기를 내 마음을 들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나를 응원하는 책을 읽고 방법을 알려주는 글들을 읽었다. 열정이 없으면 죽은 삶이라는 것, 그것은 이런 것일 거다. 열정 없이도 충분히 살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은 극단적이어서 열정이 있고 없고는 큰 차이를 가져온다. 중간이라는 게 삶에서 잘 없다는 것이다. 열정이 있으면 희망이 있는 삶이고 열정이 없다면 그것은 그저 그런 삶이 아니고 그냥 절망적인 삶이 된다. 우리는 잘 모르지만 사실 그렇다. 모두 모두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네 꿈은 뭐냐고? 네 삶의 목적은 뭐냐고? 이 여행길에서 너는 무엇을 찾고 이루고 싶냐고? 그런 등불 없이는 우리는 잘 살아가기가 어렵다. 그래서 자꾸 집요하게 물어보아야 하는 것 같다.

몇 시간이고 일기를 쓰면서 나는 자문했고 결국 얻어내었다. 나는 의미 있는 성장을 매일매일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삶은 내게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의미 있는 성장, 나를 위한 도전들, 그리고 나는 누군가에게 또 촛불을 켜주고 싶었다. 먼저 내 아들에게, 그리고 나의 가족들에게...

그리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꿈에서 파생되고 또는 조금 벗어나는 다른 것들도 다 그려보았다. 예를 들어 나는 5년 후에는 지금 이 창고방이 아닌 정말 나의 서재가 필요하며 그리고 글도 책도 마음껏 부릴 수 있는 여행지가 필요하며 그리고 그것을 이루려면 돈이 필요할 것이다. 나는 나만의 성장으로 그것들을 누릴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기로 했다.

이것 또한 세상이 주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나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 길을 가라고.


나는 꿈을 꾸면서 더 이상 밤에 그런 꿈은 꾸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새벽시간을 너무나 고대하게 되었다. 쓸데없는 걱정과 불안은 떨쳐낼 수가 있었다. 그러니 너는 아직도 꿈 타령이냐 하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은 멀리하자.

가족일지라도. 가족은 소중하지만 내가 아니다. 나의 삶을 완성해줄 사람은 나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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