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이 필요해 시즌3
정말 빨리 다시 연애를 시작하고 싶다.
내가 연애를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이유는 단 하나.
내가 다시 그때처럼 연애를 할 수 있다는 확신과 끝이 날 것 같지 않은 지금의 아픔이 그래도 끝이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싶어서.
이전에 실연을 당하고 쓴 글을 보면, 왠지 그땐 진실한 연애가 아니었던 것 같아, 지금 전혀 나에게 위로가 되지 않는다. 나는 다음과 같은 확신을 원한다.
원래 그런 거야. 이별은 매번 낯설고, 내 세상이 다 꺼진 것 같고 그래도 또 아무렇지 않게 다음 사랑을 하기도 해. 그 사람이 마지막 사람인 양 내 세상인 양 하다가도 그다음이 오면 또 아무렇지 않아지는 거야.
1년이 지났는데, 이젠 정말 무뎌져야 되는 것이 아닌가. 왜 이렇게 계속 생각이 나는 건지. 괜찮아졌었는데 다시 또 바닥을 찍으려고 요동치는 감정을 마주하고 있자면, 진짜 미칠 노릇이다.
'진짜'라는 말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거 보면, '진짜' 답답하긴 한가보다.
절대 연락이 오지 않을 사람이란 걸 알면서도 만약 혹시나 연락이 온다면, 내가 어떻게 행동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나를, 이별 후기 좀 찾아봤다고 그날 밤에는 틀림없이 꿈에 나와 나의 마음을 다 헤집어 놓는 당신을, 난 더 이상 어떤 말로도 정의할 수가 없다.
도망칠 수 있는 거면 세상 끝까지라도 도망치고 싶을 만큼 지옥이다.
다시는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으면서도, 꼭 당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이 감정들이 사랑인 건지 미련인 건지 집착인 건지 그런 걸 구분 짓는 게 다 무의미하다.
1년이 넘도록 이런 상태를 지속시키는 바보 같은 내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정말 너무 밉게 보고 싶다. 마음 편히 사랑받던 내가. 마음 편히 사랑해주던 당신이.
뜨거웠던 여름을 살짝 식힐 준비를 하던 그 날 즈음 만났던 당신을 가슴 시린 겨울에 보내고, 세상을 얼어붙게 만들 것만 같던 나날을 한번 더 보내고도 땅 위의 모든 것이 따뜻해지는 시기가 왔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생각이 나면 지겹도록 지치도록 생각하라고.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無의 상태가 될 때까지 소진하라고.
당신은 대체 나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깊숙이 심어놨길래, 난 아직도 당신이 생생한 건지. 오늘 밤에도 꿈에 나와 날 외롭게 하더라도, 여전히 당신이 건강하게 당신의 자리에서 잘 지내고 있겠다는 안도감 하나는 안고 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날 떠나 너무 행복하게 산다면, 많이 서운하겠지만, 항상 건강하게 잘 지내줘요.
제발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