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금은 두려워하세요. 제발.

스스로 준비되지 않은 창업은 하지 말자.

여기저기서 창업을 장려한다.

대한민국은 꽤나 빠른 속도로 창업 정책도 다양화를 이루었고, 장려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또 시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엑셀러레이터와 기관도 여럿 생겼으며, 창업지원금을 탈 수 있는 대회도 비중있는 숫자로 보인다. 뭐, 실제로 쓸만한 창업정책이 많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분명 여기저기서 창업을 도전하라고 외치는건 맞다.


여기저기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창업가가 남들보다 '일찍' 혹은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마케팅한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에 속아 스스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창업하는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다.


왜 투자자들이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비중이 높겠는가.

분명 창업할 준비가 상대적으로 더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창업했다고 생각해보자. 회사 운영을 실패하면, 그 실패로 발생된 책임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생각해보았는가? 그렇다. 도전한 장본인, 창업가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


열심히 했든, 사활을 걸었든 그건 no excuse이다. (excuse= 변명) 창업을 떠나 모든 일은 책임자가 있다. 창업을 해서 실패했으면, 그 실패로 인해 발생된 똥(금전적 부채, 이미지 타격, 후유증 등)은 모두 창업가가 스스로 치워야 한다. 그 누구도 그 똥을 치우는데 도움을 주진 않는다.


회사 목적으로 투자를 받았든, 금융권 혹은 정부 대출을 받았든, 개인적으로 빚을 졌든

아무리 회사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들, 회사가 망하면 그 모든 부채는 창업가가 짊어져야 한다.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주식 형태로 투자를 받았으니 실패했다고 해서 창업가가 깨끗하게 회사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vc는 어떻게든 본인의 돈을 회수하고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투자의 본질은 돈이 가장 먼저다. vc가 창업가를 응원하고 재도전을 장려하고 조언하는 것은 그 뒤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자.


회사가 실패하면, 아무리 서로 열정을 다지던 직원이라도 곧바로 그 직원은 고용노동부를 찾아가 최대한 많은 돈을 창업가에게 요구하기 위해 신고할 것이다. 직원이 창업가를 신고하는 것은 잘못이 당연히 아니다. 어쨌든 직원도 회사를 잃었으니, 그 책임을 창업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다.


하지만 창업가는 사랑했던 직원과 법적 다툼을 시작하면 처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더욱 정신력을 붙잡지 못한 상태로 그 돈을 마련할 궁리를 하게 될 것이다. 회사가 부도나는 사유로 직원들을 급작스럽게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한들, 해고예고수당을 법적으로 챙겨줘야 하기에 직원들 월급을 1개월치씩 더 줘야 한다.


망하기 전까지 직원이 많았으면, 그 1개월치를 어떻게 창업가 혼자서 부담하냐고?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창업가가 수단 방법 찾지 않고 돈을 벌어 다 줘야 한다. 그게 현실인걸 잊지 말자.


또 예를 들어보자. 회사가 회사 마케팅 목적으로 대행사와 계약을 진행했고, 계약 기간 중 단계별 납입을 하다 망하는 사유로 마케팅을 이후로 안 하게 한다고 한들, 마케팅 대행사는 초기 계약했던 모든 비용을 법적으로 요구한다. 회사가 망하면 그 비용은 또 누가 책임지냐고? 이것도 당연히 창업가가 혼자서 벌어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다시 회사를 재기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거다. 그 재기시키기까지 누군가는 창업가를 사기꾼이나 실패자로 낙인찍을 수도 있고, 비아냥거릴 테다. 창업가는 실패하면 묵묵히 그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


창업가는 원래 외로운 직업이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사람만 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위험은 위험의 크기를 떠나 똑같은 위험이다. 그러니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고 싶은가?








keyword
작가의 이전글거창한 비즈니스보단 현실가능성있는 것으로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