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창업을 장려한다.
대한민국은 꽤나 빠른 속도로 창업 정책도 다양화를 이루었고, 장려 프로그램도 많아졌다. 또 시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엑셀러레이터와 기관도 여럿 생겼으며, 창업지원금을 탈 수 있는 대회도 비중있는 숫자로 보인다. 뭐, 실제로 쓸만한 창업정책이 많다고는 말 못 하겠지만, 분명 여기저기서 창업을 도전하라고 외치는건 맞다.
여기저기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창업가가 남들보다 '일찍' 혹은 '더 크게 성공할 수 있었다'라고 마케팅한다.
하지만 이러한 콘텐츠에 속아 스스로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창업하는 행동은 안 했으면 좋겠다.
왜 투자자들이 경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비중이 높겠는가.
분명 창업할 준비가 상대적으로 더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창업했다고 생각해보자. 회사 운영을 실패하면, 그 실패로 발생된 책임은 누가 부담할 것인가. 생각해보았는가? 그렇다. 도전한 장본인, 창업가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
열심히 했든, 사활을 걸었든 그건 no excuse이다. (excuse= 변명) 창업을 떠나 모든 일은 책임자가 있다. 창업을 해서 실패했으면, 그 실패로 인해 발생된 똥(금전적 부채, 이미지 타격, 후유증 등)은 모두 창업가가 스스로 치워야 한다. 그 누구도 그 똥을 치우는데 도움을 주진 않는다.
회사 목적으로 투자를 받았든, 금융권 혹은 정부 대출을 받았든, 개인적으로 빚을 졌든
아무리 회사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한들, 회사가 망하면 그 모든 부채는 창업가가 짊어져야 한다.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주식 형태로 투자를 받았으니 실패했다고 해서 창업가가 깨끗하게 회사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vc는 어떻게든 본인의 돈을 회수하고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투자의 본질은 돈이 가장 먼저다. vc가 창업가를 응원하고 재도전을 장려하고 조언하는 것은 그 뒤 문제라는 것을 잊지 말자.
회사가 실패하면, 아무리 서로 열정을 다지던 직원이라도 곧바로 그 직원은 고용노동부를 찾아가 최대한 많은 돈을 창업가에게 요구하기 위해 신고할 것이다. 직원이 창업가를 신고하는 것은 잘못이 당연히 아니다. 어쨌든 직원도 회사를 잃었으니, 그 책임을 창업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행동이다.
하지만 창업가는 사랑했던 직원과 법적 다툼을 시작하면 처량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더욱 정신력을 붙잡지 못한 상태로 그 돈을 마련할 궁리를 하게 될 것이다. 회사가 부도나는 사유로 직원들을 급작스럽게 해고할 수밖에 없다고 한들, 해고예고수당을 법적으로 챙겨줘야 하기에 직원들 월급을 1개월치씩 더 줘야 한다.
망하기 전까지 직원이 많았으면, 그 1개월치를 어떻게 창업가 혼자서 부담하냐고?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창업가가 수단 방법 찾지 않고 돈을 벌어 다 줘야 한다. 그게 현실인걸 잊지 말자.
또 예를 들어보자. 회사가 회사 마케팅 목적으로 대행사와 계약을 진행했고, 계약 기간 중 단계별 납입을 하다 망하는 사유로 마케팅을 이후로 안 하게 한다고 한들, 마케팅 대행사는 초기 계약했던 모든 비용을 법적으로 요구한다. 회사가 망하면 그 비용은 또 누가 책임지냐고? 이것도 당연히 창업가가 혼자서 벌어 책임져야 한다.
그렇게 다시 회사를 재기시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거다. 그 재기시키기까지 누군가는 창업가를 사기꾼이나 실패자로 낙인찍을 수도 있고, 비아냥거릴 테다. 창업가는 실패하면 묵묵히 그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온다.
창업가는 원래 외로운 직업이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사람만 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모든 위험은 위험의 크기를 떠나 똑같은 위험이다. 그러니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