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4 메모장
오늘 나는 고민을 했다. 뷰티패스 서비스와 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뷰티패스는 내가 직접 피부과에서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설을 실현시킨 플랫폼이다. 1년 전 기대했던 목표는 조금씩 가시적으로 이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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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뜻에 동참해준 수 많은 직원들께 감사하고, 나를 믿고 투자해준 파트너님들에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더 성실하게, 더 열심히 보여주고 싶다.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어야 자본시장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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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스무살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뭣모르고 장난으로 사업을 하는 꼬맹이는 아니다. 꼬맹이처럼 행동하고 싶어도, 내 뒤에는 가족을 부양하는 직원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그들은 나보다 능력이 못한 사람이라 내 뒤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와 큰 그림을 그려보겠다고 내 꿈에 동참한 사람들이다. 업계에서 나보다 오랜 경력과 경험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무식해서 나를 따르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만큼 나는 그들을 속일 수 없고, 진실되게 나만의 맨파워를 만들어야 한다. 더 완벽주의자처럼 행동하고, 예민하게 업무에 반응한다. 그러면서 모든 직원들의 감정을 신경써줘야 한다. 내 동료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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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라는 타이틀은 사실 나를 힘들게 한다. 그 자리가 나는 전혀 좋지 않다. 나를 비롯해 모두가 힘들어할 때, 나도 힘든 와중에도 직원들이 힘들어하지는 않을까 괜스레 나는 괜찮은 척 해야한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나는 이미 괜찮은 척 직원들 앞에서 거짓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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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척, 괜찮은 척. 나는 안다. 나는 결코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사실 내 능력이 대단하다고 스스로 생각할 때가 있긴 하다. 그렇게 가끔은 내 능력을 스스로 인정할 때면, 신이 내 앞에 나타나 아주 보기 좋게 내 능력을 짓밟아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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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나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싫다. 혀라는 근육을 능숙하게 다루며, 동족을 죽이는 그 동물이 싫다. 감정의 동물. 그래서 사람이 많은 곳은 내 스스로 피하게 된다. 나는 인간의 혀를 믿지 않는다. 언제 내 뒤를 돌아설지 모르는게 인간이다. 어떻게보면 악플을 보아도 신경안쓰는 이유가 그런 이유다. 애석하게도 좋은 일하면 긍정적으로 바뀌는게 사람이다. 시시때때로 인간들은 감정이 변한다. 그래서 인간을 믿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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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홀로 사업을 하다보면 어느 순간 나 혼자 외로운 사업을 쓸쓸하게 하고 있다. 지금은 내 스스로 많이 지쳤다. 김민준이라는 사람에게도 지쳤다. 지금부터 계속 더 잘할 수 있을까. 더 성실하게 더 진실되게 더 열심히 더 아웃풋할 수 있을까. 글쎄다. 퇴근하는 지금. 나는 생각이 많다.
나는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할까.
#아무말대잔치 #새벽2시24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