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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이 미덕인 시대는 지났다

1) 생각보다 겸손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겸손하다. 되려 겸손해야 할 사람들이 겸손하지 않다. 겸손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라는 사전적 정의를 갖고 있다.


2) 옛날에 한 래퍼를 식사자리서 알게 됐다. “민준씨 찾아보니 대단한 분이시더군요“ 라고 말했고 나는 이에 멋쩍듯 ”아니에요“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긴 시간이 지나 친해지니 다음부터는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하는게 더 멋질 것 같다고 말하셨다. 그 뒤로는 ”감사합니다“ 라는 인정의 대답을 하고 있다.


3) 겸손한 사람들은 점점 깊이 본인의 분야의 전문성을 만들고 있고, 그만큼 주변에 더 엄청난 사람들이 나타난다. 그래서 더 ‘와 나 진짜 생각보다 더 좁밥이네’ 생각하고 겸허와 겸손이 생긴다.


4) 오늘 내가 제갈량이라 생각하는 누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민준아 겸손할 필요가 없더라. 스스로를 저평가하지마. 사람들 중에는 멍청한 사람도 있기 마련이야. 겸손한 사람을 진짜 본인보다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절대 본인을 낮추진 마.“


오늘 서점에서 @forbes 30세이하 영향력있는 한국인 30인 랭킹을 보았고, 누나가 나를 치세워주는 말을 했다. 너는 아시아 중에서 30인 최연소 아니었냐며 리액션을 해줬다. 난 진심으로 내가 그 당시 왜 됐는지 지금도 솔직히 모르겠고 아직 성공도 못했다 생각했기에 ”누나 근데 @forbes 가 저를 선정한걸 보면 솔직히 신빙성있는 곳은 아니에요“ 라고 대답했거든. 물론 미국 출장 가서는 이 랭킹을 요긴하게 써먹곤했다. 한국인 안만나주는데 포브스 나온 기사를 보여주면 미국 현지 투자자들도 만나주더라고. 하지만 여전히 멋쩍고 어른이 될 수록 그런 랭킹은 부담스럽다.


5) 그러나 내가 어른이 될 수록 시대도 같이 변하는게 느껴진다.  오히려 역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는 요즘이다. 점점 sns는 본인의 포트폴리오이자 이력서 채널로 사용되고 있다. 본인의 수요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자 어떻게 비춰지고 싶은지에 맞춰 각자 고민하고, 이에 맞춰 사진을 찍고 피드를 구성한다.


요즘은 창업가에게 투자를 하더라도 얼마나 PR 능력을 갖고 있는지도 보게 되는 시대가 왔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홍보를 못하고, 스토리를 못만들어 회사가 망하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6) 창업가는 본인의 pr, 제품의 pr, 회사의 pr을 위해 적당한 리소스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이 세가지의 밸런스는 중요하다. 제품의 숫자로 증명해야 하고, 회사의 임팩트와 가치로 증명해야 하며 이런 삶을 살다보면 결국 창업가의 임팩트로 얼라인된다.


7) 많은 어른들이 후배들에게 겸손을 요구한다. 아무래도 겸손이 미덕인 시대였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주변에 대단한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러나 본인이 해왔던 작은 성공들마저 겸손이라는 단어 안에 저평가는 하면 안되겠더라.


8) 허먼밀러 가구 이쁘다. 아저씨 진짜 잘만드셨는데 겸손하지 마세요. 더 비싸게 파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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