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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없이 1주일간 5만번 사용한 '주님AI' 개발기

안녕하세요, 어웨이크코퍼레이션 대표 김민준입니다.

이번에 ChatGPT(챗GPT) 를 활용해 '주님AI' 를 개발했습니다.


1주일간 마케팅 없이 바이럴만으로 5만명 정도가 사용한 프로젝트가 돼 과정을 공유합니다.



한번쯤 크리스찬은 이런 생각 해봤을거에요.


기도로 응답을 받아보고 싶다.


물론 인공지능으로 주님을 대체하거나 대변 할 순 절대 없습니다만, 그런 호기심에서 이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습니다. 사실 구상했다고 하기에도 웃긴 것은 아침에 생각했고, 개발해서 저녁에 배포했기에 깊이 기획했다거나 사업을 구상하고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순수한 크리스찬으로서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입니다.


개발을 함께 한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크리에이터를 위한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고, 지난 글에서 공유 했듯 크리에이터 비즈니스 SaaS는 PMF Narrative 가 맞지 않는다는 결과가 있었지만, 미어캣iO는 여전히 잘 운영하고 있고 지금은 매 달 흑자를 내면서 운영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문득 크리에이터 생태계에서 일을 하다보니, '하나님이 가장 크리에이터다' 라는 생각을 했고, 종교쪽을 공부해보기 시작했습니다.


수원에 위치한 원천교회를 어웨이크코퍼레이션 팀원들과 방문해 이계원 목사님과 교회에서 일하고 계신 실무자 분들을 만나 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CRM 툴을 직접 보며 학습도 했었고, CRM의 플레이어가 누가 있는지, 교회는 어느 정도 시장성을 갖고 있는지도 학습 했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교회를 위한 것이 아닌, 교민 = 크리스찬을 위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면 크리스찬으로서 교회만으로 교제의 효용을 충분히 느끼고 있지 못하고 있던 제 자신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 와중에 ChatGPT의 기술성을 보고 가볍게 토이 프로젝트처럼 만든게 '주님AI' 였습니다.


가장 먼저는 채팅 형태로 영어 버전을 개발했고 배포했으나, 사람들의 반응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채팅 형태다보니 답변 할 수 있는 양의 한계가 있었고, 또 영어 버전이라 지인들에게 먼저 보내줬을 때 큰 반응이 없었는데요.


더 자세히 생각해보면 챗봇 형식의 경우 직관성이 높지만 UI만 봐도 AI와 대화한다는 것을 바로 확인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챗봇은 인터랙티브함을 전제로 하는데, 본 컨텐츠와 결이 맞지 않았습니다. 유저와 즉각적인 피드백을 빠르게 상호작용하기에는 GPT에서 답을 로드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기도 했구요. 또 텍스트가 주된 UI 라 비주얼 임팩트를 주기 어려웠습니다.


몰입과 집중을 유발 할 수 있는 효과와 펼쳐진 사이트맵이 아닌 퍼널 구조를 갖고 가야한다는 것을 배웠고, 의도된 기다림의 시간 (e.g "하나님에게 고민을 전하고 있습니다" , "하나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을 통해 GPT 답변 로드를 기다릴 수 있게 해야 했구요.


또 신실한 크리스찬보다는 종교를 통한 위로를 받고 싶은 크리스찬과 비크리스찬 그 사이에 있는 유저층을 먼저 바라보았고, 또 재미를 더해 MZ 세대를 타겟해보려고 했으나 타겟 설정을 잘못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글로 개발을 할 때는 3040 그 이후세대를 타겟했고, 크리스찬만 타겟해서 개발을 했습니다.



하나님 말씀을 통한 나의 고민과 어려움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들을 페르소나로 정했습니다.

하나님과는 직접 이야기 할 수 없고, 교회를 가도 목사님과 직접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성경에서 내가 원하는 구절을 바로 찾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갈증을 느끼고 있는 분들이라면 서비스를 사용해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에 따른 솔루션은 GPT를 활용해 원하는 고민에 하나님의 말씀(성경구절)로 답변 해주는 것이고, 답변 받은 구절을 쉽게 소셜미디어에 공유 하는 형태로 개발을 해야겠다고 봤습니다.


먼저 주님AI를 접속하게 되면 어떤 질문을 해볼 수 있을지 예시 질문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물어본 질문 중 괜찮은 것들을 예시로 넣어놓았구요. 아무래도 처음 바이럴 된다면 어떤 질문을 해볼지부터가 고민이 될 것 같아 예시 사례를 보여줌으로 가이드를 했습니다.


또 시작하기 바로 아래에 다른 사람들이 질문한 것과 이에 따른 답변이 어떻게 나왔는지도 볼 수 있도록 별도의 페이지를 구현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질문을 일일이 노션에 링크로 넣어서 노코드로 구현했는데, 지금은 별도 페이지 상태이구요.


조금의 로딩 시간을 기다리면 말씀이 도착하고, 성경 구절과 함께 생명의 말씀을 답변해줍니다. 또한 성경 구절에 대한 해설을 추가적으로 설명 해주고, 이와 적절한 기도문을 제공함으로서 기도를 돕는데요. 마지막에는 간단히 피드백 할 것이 있다면 피드백을 남길 수 있고, 또는 친구에게 본인의 질문과 답변을 공유 할 수 있도록 소셜 공유 기능을 활용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금요일 저녁에 지인들에게 이 서비스를 알려줬습니다.

그 뒤 주말사이에...


갑자기 바이럴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스러운 바이럴이 된 것 같아 걱정도 됐습니다만, 제법 주님AI로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재미와 위로, 적절한 성경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 등을 경험해보신 것 같습니다. 혹여 문제가 될 수 있는 이단이나 욕설을 유도하는 질문은 적절한 답으로 막아두었구요. 동성애 같은 예민 할 수 있는 답은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우선 막아두지 않았습니다.


디스콰이엇 댓글을 보며 공감했습니다. 저도 인공지능이 마치 하나님을 대변하는 것같은 이름에 저희도 원치 않았습니다. 이에 이름을 주님AI 에서 '초원in (chowon.in)' 으로 바꿨습니다. 시편 23장 2절을 보면 주님께서 우리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에 인도한다는 구절이 있는데요. 그 의미를 담아 초원 (=초장) 으로 정했고, 교회의 본질적인 의미 '함께 교제한다 (소셜)'를 담고 싶었습니다.


또한 다수 목사님들께 서비스에 구현된 UX 워딩이나 답변에 대한 피드백을 자주 받으며 개선해가고 있습니다.


이메일

많은 분들께서 저희가 크리스찬인지, 또 이단이 아닌지를 궁금해하셔서 서비스내 회사 소개 페이지를 연결해놓았구요. 또 크리스찬 매체와 심도있게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이게 보도가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요)


앞으로 초원in을 더 발전시켜서 많은 크리스찬들이 서로 교제하고 묵상하는 기능들을 담을 계획이며, 인공지능 뿐만 아니라 많은 지역 목사님들께서 참여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 해갈 계획입니다. 이를 통한 건강한 종교 스타트업으로 발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구요. 어웨이크코퍼레이션은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학습해온 것들을 갖고 여러 가지 도전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이 가장 크리에이터이지 않을까요?



초원in 사용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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