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상가에 대한 이야기

분양상가의 문제점

by 김민중

우리가 '부동산'이라고 지칭하는 자산은 대부분 주거용 부동산(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단독주택 등)이고 거기에 하나를 더하면 '분양상가'입니다. 사실 부동산에는 주거용 부동산 외에 상업용 부동산도 있고 그 상업용 부동산의 범주에 '분양상가'가 포함되어 있지요.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세분화하여 '리테일'이라는 범주에 포함시키는데 여하튼 우리나라에서 리테일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닙니다. 특히나 온라인 커머스가 급격히 성장하기 시작한 2010년을 이후로 오프라인 리테일은 끝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지요.



보통 개인들에게는 '빌딩'이라고 불리는 자산도 마찬가지로 상업용 부동산의 범주에 포함되는 자산입니다. '빌딩'은 보통 업무시설(오피스)이나 근린생활시설(리테일)로 구성되어 있는데 앞선 '상가'나 '빌딩'도 모두 상업용 부동산이라는 카테고리에 포함됩니다. 상업용 부동산은 다른 표현으로는 '수익형 부동산'입니다. 주거용 부동산처럼 사람이 거주하고 생활하는 목적이 강한 자산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게 목적인 자산입니다. 목적 자체가 '수익'을 내기 위한 부동산이기 때문에 우리가 상업용 부동산(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수익' 관점에서 검토하고, 분석해서 투자해야 합니다.


그런데 흔히 이야기하는 '분양상가'에 대해서는 '수익'에 대한 분석을 엉뚱한 방향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가 상가를 분양받아서 임대를 놓으면 임대료가 얼마고 관리비는 얼마인데 그럼 연평균 수익률이 이 정도 나올거야. 나쁘지 않은데? 안되면 내가 가게 차리면 되지 뭐"


여기서 이 '안되면 내가 가게 차리면 되지 뭐'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예로 처음부터 분양을 받아 직접 가게를 운영할 목적인 분들도 많습니다. 이게 왜 엉뚱한 방향인지 잠깐 설명드려볼게요.



수익형 부동산에서 '수익'은 ① 운영 수익(임대관리비 및 기타 수입)과 ② 자본 수익(매각이익)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만약 상가의 소유주이자 임대인인 본인이 직접 가게를 운영하게 되면 임대인으로서의 '수익'과 임차인으로서의 '수익'은 구분되는 게 맞는데 여기서 이해충돌이 발생합니다. 임대인으로서의 '수익'이 높으려면 임대관리비를 비싸게 받아야 하는데 그럼 임차인으로서의 '수익'은 낮아지죠. 반대로 임차인으로서의 '수익'이 높으려면 임대관리비가 싸야 하는데 마찬가지로 임대인으로서의 '수익'은 낮아집니다.



"그럼 임대료는 생각 안 하고 나중에 가게를 양도해서(매각해서) 자본 수익(매각이익)을 챙기면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실 텐데 이것도 엉뚱한 방향입니다. 소유주로서의 자본 수익은 소유권을 매각해서 얻는 자본이익인데 흔히 말하는 가게를 '권리금'받고 넘기는 행위는 가게 영업에 대한 권리(임차권)를 받는 개념이고 보통 임차인으로서 얻는 수익이지요. 상가의 소유권까지 넘길 수 있으면 너무 좋겠으나 상가를 분양받아서 재매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저는 상가를 분양하는 일과 집합상가를 운영하는 역할을 해봤는데 분양 후 재매각이 당초 분양가 보다 높은 가격으로 이루어지는 사례를 단 한차례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모든 사례를 알고 있는 것은 아니나 상가를 양도해서 매각 차익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손실을 보면서 낮은 가격에 양도한 사례는 몇 차례 보긴 했습니다만 그것도 쉽게 팔리지가 않더라고요. 임차가 뜻대로 맞춰지지 않아서 공실이 지속되거나 임대료가 연체되어 울며 겨자 먹기로 상가를 소유하고 있는 임대인의 어려움과 가게 매출은 나오지 않는데 가게를 내놔도 권리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투자비도 회수 못하고 가게 문을 닫게 되는 임차인의 어려움은 쉽게 목격할 수 있지만 상가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었다는 사례는 직접 보기도, 듣기도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상가는 왜 이렇게 많고 어떻게 저 많은 상가들은 분양이 되고 시행사는 돈을 벌어가는지도 궁금하실 텐데요. 예전에는 상가를 법으로 정하여 일정비율 이상 조성하는 것을 의무로 했습니다. 전체 연면적의 20%를 비주거시설로 조성해야 한다던지 하는 규정이 있었습니다만 현재는 법이 개정되어 상가비율을 낮추어도, 아예 상가를 구성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에도 시행사는 일정비율 상가를 계획하곤 하는데 이유는 이 어려움 속에서도 비싼 값으로 상가를 분양받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사람들은 대체 누구고 왜 상가를 분양받느냐 하면 제 경험입니다만 굉장히 높은 비율로 돈은 있는데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한 나이 든 노인들입니다. 상가 분양을 해보면 수분양자의 70% 이상은 지금의 7080 세대입니다. 명의자가 조금 젊다 싶으면 그들의 자식 명의이고 실제 투자를 결정한 수분양자는 대부분이 7080입니다. 속칭 '눈탱이' 맞는 거죠.



저는 제 주변에서 누군가가 상가를 분양받는 걸 고민한다고 하면 짐 싸들고 가서 말립니다. 창업을 해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과 상가를 분양받는 것은 너무나도 다른 일입니다. 창업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어도 상가를 분양받아서는 절대 돈을 벌 수 없습니다. 보통 1층 상가의 평당 분양가는 같은 건물의 주거나 주변 상가시세의 120~200% 이상입니다. 길을 가다 보면 현수막에 '파격세일', '특별할인분양' 같은 것들을 적잖이 목격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을 받아도 시세보다는 훨씬 높은 값이고 연평균 임대수익률도 5%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통계상 집합상가, 중대형상가, 소규모상가 모두 평균 수익률 5%를 넘지 않습니다. 서울/전국 모두 다요. 주식으로 비유하자면 배당주로 연평균 배당율이 5% 내외인건데 주식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는 종목인겁니다. 나중에 주식을 팔고 Exit하려고하는데 주식가치는 떨어질대로 떨어져있고 거래가 되지도 않습니다. 그간 배당받은 수익은 다 까먹고 남는게 없게 되지요.



정부정책과 법제도도 이러한 분양상가의 어려움과 문제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상가는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기조를 잡고 있습니다만 신도시나 신규 대단지가 공급이 될 때면 상가 비중을 얼마나 두어야 할지, 분양가는 얼마가 적정할지, 운영방식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입니다.


예를 들어 수원 광교에 있는 '앨리웨이 광교'는 신도시가 조성되며 대규모로 공급된 주거의 지원시설로 일정비율 상가가 필요하지만 시행사가 단순히 분양만 하고 빠져나가는 구조가 아닌 시행사가 직접 상가시설을 보유해 임대 운영하며 상가와 상권, 도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로 추진된 모델이었습니다. 정부가 해당 상가를 새로운 개발사업의 성공모델이라고 추켜세워주기도 했고요. 그래서 결과는 어떻게 되었느냐 보면 현재 대부분의 공실과 운영실적 악화와 함께 해당 시행사이자 운영사였던 '네오밸류'라는 회사도 대규모 구조조정과 자본잠식 상태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는 등(의견거절은 통상 기업의 존속여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폐업직전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이렇게 전문 운영사가 전담해도 얼마못가 문 닫는 게 '상가'입니다. 그나마 법인이어서 덜하지 개인 수분양자들이었다면 그 손실과 피해는 누구의 책임이 되었을까요? 이제는 주거시설에 지원시설로 상가가 필요하기는 할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대부분은 다 아셨을 테지만 분양상가는 정말 피해야 할, 더 이상은 나아질 수 없는, 사라져야 할 자산입니다. 주변에 상가 투자 권유하는 사람에게 속지 마시고 상가 투자 하겠다는 사람 말리시고 상가 투자로 성공했다는 사람 거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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