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상조 인터뷰
'죽음'이란 주제를 어떻게 계속 풀어나가볼까 고민하다가 나만의 '생정장례식'을 해보기로 결정했다. 최대한 가까이서 죽음을 경험해볼 수 있고, 그 경험을 통해 삶을 더 소중히 느끼고 싶었다. 앞으로도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생전장례식을 하려고 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것이었다. 해본 사람이 있어야지 말이니. 그래서 생전장례식을 해본 사람들을 찾아갔다. '청춘상조'는 죽음을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팀이다. 청춘상조는 청춘들이 자신의 생전 장례식을 직접 기획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프로젝트를 하기도 했다.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지, 얻어 갈 만한 팁이 있는지 등을 묻고 죽음에 관한 이야기도 같이 나눠보고 싶어 춘천으로 인터뷰를 하러 갔다.
민주: 청춘 장례식에 대한 설명이 듣고 싶어요.
A: 저희 장례식의 특징은 장례식 주인공이 실제로 세상과 단절되어있는 게 포인트였어요. 장례식 날 정말로 세상에 없는 느낌을 주기 위해 숙소에 들어가서 혼자 시간을 보내요. 핸드폰 다 빼앗고 짧게는 16시간에서 길게는 이틀 정도의 시간을 안에 혼자 있는거예요. 주어지는 건 카메라와 공책 하나. 그렇게 단절되어있는 시간 동안 저희는 그분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거죠. 현대를 살아가면서 외부와 단절되어 하루 이상을 보내는 기회가 잘 오지 않잖아요. 그래서 그 시간 자체만으로도 의미있을 것 같아요.
B: 저희가 왜 단절의 시간을 갖자라고 했냐면, ‘내가 그 사람들에게 더 이상 닿을 수 없는것, 그 사람들이 내게 더 이상 닳을 수 없는 것’이 죽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이 죽음을 어떻게 체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 나온 답이 단절의 시간을 가지자 였어요. 민주씨가생각하는 죽음은 이런 것 같고, 이걸 더 생각해보려면 어떤 방식을 택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 더 좋은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민주: 장례식 주인공의 소감은 대체적으로 어떠셨나요?
A: 장례식 끝나고 영상을 보면서 내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었다는 것도 알았어요. 장례식을 한 번 해봤다는 경험 자체가 삶 속에서 계속 죽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민주: 죽음이란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A: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면 할수록 많은 무게감을 느껴요. 여러 공부들을 하면서 내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너무 건방진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어요. 죽음을 매일 마주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요. 공장에서도 사람이 죽어가고, 빚 있는 사람들도 하루하루 버티고 있고.
민주: 두 분이 생각하시는 죽음을 잘 준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B: 내가 어떤 존재인지 끊임없이 고찰하고 답변하고, 그 답변에 맞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잘 죽을 준비, 잘 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민주: 개인적인 삶의 목표, 어떻게 살고 싶은지 궁금해요.
B: 오늘 하루하는 실수도 그때 가서는 괜찮을 거고. 오늘 하는 공부들이 당장 내일은 효과가 없겠지만 20년 30년 후에 봤을 때는 내가 이뤄놓은 것들에 대한 한 부분인 거고. 어떤 점들을 계속 찍어서 선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살면 될 것 같아요.
이번 인터뷰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보자면 ‘서로에게 자극이 되었던’ 인터뷰였다. 나도 인터뷰를 하면서 이렇게 해봐야지 저렇게 해봐야지 하는 생각들이 펼쳐졌고, 아마 청춘상조 팀원 자극이 될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이다. 당연히 끝나고 춘천 닭갈비도 맛있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