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희망> 커뮤니티 모임
‘죽음’을 주제로한 커뮤니티 모임 <장례희망>을 진행했다. 어렸을 때 어떤 꿈을 이루고 싶은지 ‘장래희망’을 적는 것처럼 우리의 끝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지, 그러려면 어떻게 삶을 살아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했다.
이 모임은 서울청년센터 광진오랑의 청년 커뮤니티 지원사업 ‘오랑에서 만난 사이’의 지원을 받았다. 오만사는 비슷한 관심사나 취향을 가진 청년들이 안전한 관계를 만들어가며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이다. 작년에 오만사 결과 공유회 때 참석을 해서 진행자로 참여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가 기회가 주어져서 모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집에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가까이 사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연결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다. 그리고 커뮤니티 모임이나 다양한 주제의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의 경험이 좋았기도 했다. 일상을 나눌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응원받고 지지 받는 시간이 확보된다는 것, 긴장이 풀린 상태로 편안하게 자리할 수 있다는 것이 사소하지만 삶을 살아가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는 걸 깨달았다. 모임을 기획하고 진행한다는 게 피곤하고 신경이 쓰이는 일이기도 하지만 오늘은 어떤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했고 모임이 끝나면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 채워져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경험들 때문에 긴장하지 않고 서로가 한 뼘씩 성장할 수 있는 자리를 앞으로도 꾸준히 만들어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 신청을 했다.
‘죽음’이란 주제가 사람들에겐 생소하고 다가가기 어려운 주제일 수 있다. 다루기 까다롭고 조심스러운 주제이지만 사회에서 필요 이상으로 죽음을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죽는다는 건 자명한 사실인데 세상에서 죽음을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분명 나처럼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못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다. 죽음이라는 주제를 꺼내오는 것은 다른 무난한 주제에 비해 도전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나의 눈길이 닿아있고,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해보려고 했다. 삶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 다루며 서로에게 좋은 자극제가 되어 삶을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드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며 모임을 기획했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 보고 싶은 사람, 죽음이 막연하고 두렵게 느껴지는 사람,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실천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죽음에 대한 큰 상처나 트라우마가 없는 사람 (죽음에 대한 기억이 충분히 치유가 되고 안정이 된 사람), 지역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관계 확장의 가능성을 엿보고 싶은 사람. 이러한 사람들을 모아서 우리의 죽음과 삶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