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이코노미의 빠른 성장을 설명하는 세 가지 트렌드
우리는 이제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당연시되었다면, 요즘에는 ‘긱 워커’라는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 개념이 탄생했다.
긱 워커는 자신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유연한 근무시간과 자유로운 근무환경에서 일한다. '긱’이라는 용어는 '임시로 하는'이라는 뜻으로, 시간과 장소 상관없이 단기간에 하는 일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취업과 창업의 중간이라고 볼 수 있다.
긱 이코노미가 빠르게 재조명되는 이유와 이의 잠재적 성장성을 설명할 수 있는 3가지 트렌드를 소개한다.
첫 번째. 코로나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긱 이코노미.
'긱 워크’라는 용어는 예전부터 사용됐지만, 코로나가 앞당긴 우리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아주 적합한 라이프스타일이 되었다. 코로나는 일자리의 개념을 파괴적으로 변화시켰으며 새로운 기회들을 이끌어냈다. 팬대믹의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소통할 수밖에 없었고, 이 기간에 새로 탄생한 언택트 기술들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우리의 뉴노멀은 소비자로서 언택트 서비스를 찾으며 노동자로서 언택트 플랫폼을 이용해 일자리를 구하는 시대가 되었다.
코로나 전의 사회에서 긱 워커는 주로 배달일과 택배일 같은 단순 업무를 하는 계약직이나 임시직을 가리켰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사회는 훨씬 더 다양한 긱 워크들과 창의성을 요구하는 긱 워크들이 증가하고 있다. 긱 워커는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긱 워크를 찾고, 온라인 사회에서 회의가 이어지며, 모든 거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진다. 위기라고만 생각했던 코로나는 파괴적 변화를 일으키며 산업 구조에 새로운 기회를 개척하였다.
두 번째. 달라진 일에 대한 인식과 MZ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
긱 워커는 근무시간과 소득 측면에서 전통적인 직업을 가진 일반 워커들과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우선 시간관리 측면에서 보면 고정된 근무 시간에 활동하는 대신, 자신이 희망하는 근무 시간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 소득 측면에서는, 고정 금액을 월급으로 정산받는 대신, 지급 시점과 금액이 불규칙하다.
여기서 긱 이코노미의 장점은 소비자인 기업과 긱 워커, 양쪽의 니즈(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우선 기업의 입장에서는 내부 직원 외의 인력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거나, 정규직 고용에 인한 고정지출에 대해 부담을 느낄 때 긱 워커를 활용할 수 있다. 기업들은 특수 프로젝트의 필요에 따라 그 분야의 전문가(SME, subject matter expert)를 유연하게 고용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이다.
<긱 워커> 그 반대 입장에 있는 워커들은 자신의 개성과 자유를 얻는다. 요즘 MZ세대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중요시 하기에, 독립성과 자유로움이 일자리를 찾는 과정의 중요한 고려요소가 된다. 따라서 그들은 긱 워크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하며, 시간적 자유와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또한, 다른 세대보다 IT기술에 대한 익숙한 MZ세대는 온라인 세계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긱 이코노미에서 살아남기에 더욱더 유리하다.
더 이상 한 직장에 소속되어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고 싶지 않은 사회인은 긱 워크를 활용해 자신의 독립적인 욕구를 충족시킨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실행해 창업을 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알다시피 창업은 투자한 시간, 노력, 자본에 비해 큰 리스크가 있다. 따라서 그들은 본격적으로 창업을 해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긱 워크를 통해 무자본, 로우리스크(low-risk)의 '가벼운 창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택한다.
아마도 긱 워크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인간관계의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점일 것이다. 일하는 중에 상사를 상대할 일이 없을뿐더러,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사람이 아닌 디지털 플랫폼이 명확하게 지시를 해주기도 한다.
세 번째. 온디맨드(on-demand) 서비스와 다양한 디지털 노동 플랫폼의 탄생.
빠르게 성장하는 긱 이코노미와 늘어나는 긱 워커들 뒤에는 다양한 온디맨드 서비스들과 디지털 노동 플랫폼들이 있다. 디지털 노동 플랫폼은 프로필 등록, 업무 주문, 비용 지불, 대가 수령 등을 도와줌으로써, 긱 워커와 소비자 사이의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지적 창작물을 공유하는 긱 이코노미 디지털 노동 플랫폼도 등장을 했다.
'크리에이터(creator)'라고 불리는 이들은 개인의 개성을 살려 자신의 '퍼스널 브랜드'를 개척한다. 시작은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인간 대 인간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지만,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최종 목적은 자신들의 창작물을 이용한 수익창출이다.
지적 창작물 공유를 실현시켜주는 긱 이코노미 플랫폼의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블로거'인 긱 워커는 네이버 에드 포스트, 구글 애드센스, 카카오 애드 핏 등을 통해 자신의 블로그를 '수익형 블로그'로 전환시킨다.
'작가'인 긱 워커는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자신의 글을 공유한다. 따라서 전자책 플랫폼과 출판사와 협업하여 자신의 지적 창착물을 책으로 출간할 기회를 얻는다.
'유튜버'인 긱 워커는 유튜브를 통해 개성 있는 영상 콘텐츠들을 자신의 채널에 올린다. 그 영상들의 조회수는 크리에이터로서의 영향력을 결정하며, 그 영향력에 따라 수익 창출이 가능해진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인 긱 워커는 자신의 일상과 제품/장소 후기를 SNS에 공유하며 다양한 브랜드의 협찬을 받으며 수익 창출을 한다.
'온라인 창업가'인 긱 워커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카카오 쇼핑, 아이디어스, 아마존 FBA 등을 이용해 간단한 절차를 거쳐 상품을 판매한다.
'에어비엔비 호스트'인 긱 워커는 에어비앤비 홈셰어링(home-sharing) 모델을 통해 자신이 소유한 주거지를 숙소로 제공하며 숙박비를 받는다. 또한, 에어비앤비 체험(Airbnb Experience)의 '라이프 셰어링(life-sharing) 모델을 통해 '현지인이 공유하는 유니크한 경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로나라는 위기가 가져온 새로운 기회.
바뀌고 있는 일에 대한 인식과 자유롭고 독립적인 라이프스타일.
온디맨드 서비스와 디지털 플랫폼의 활성화.
이 세 가지 트렌드는 지금까지 긱 이코노미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주었다.
긱 이코노미는 우리가 일을 찾는 방식, 하는 방식, 제공하는 방식을 완벽히 변화시킨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 코리아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연간 채용건수 1.2억 건인 국내 긱 이코노미의 규모가 앞으로 5년간 매년 약 35% 성장하고, 2026년에는 연간 채용건수 5.5억 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긱 이코노미'라는 새로운 개념은 소비자와 노동자가 둘 다 이득을 보는 윈-윈(win-win) 시스템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긱 이코노미는 미래의 산업 구조를 크게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앞으로의 긱 이코노미 전망은 온디맨드 서비스들과 디지털 노동 플랫폼들이 중대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