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을 배우는 시간들-2

관계 속 경계를 배우는 시간

by 모닥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을 읽으며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



[도움의 손길]


p. 346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받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서재에 틀어박혀 노트북을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지만 마음은 복잡했다.

나이가 지긋한, 그것도 생전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내 집에서 내 살림살이들을 땀 흘리며 청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편치 않았다.

그러면서도 청소는 충분히 깨끗하게 잘해줄지, 내가 신경 쓴 인테리어를 실수로 더럽히거나

망가트리는 건 아닐지 하는 걱정 때문에 안절부절못했다.




맞벌이 부부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게 되면서 겪는 이야기다.

가사도우미는 첫 만남부터 집안일을 매우 꼼꼼하게 잘했지만, 주인공에게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툭툭 던지며 묘하게 사적인 경계를 침범한다.

그 경계는 점점 더 흐려지고, 어느 순간에는 갑과 을의 관계가 미묘하게 바뀐 듯 보인다.

갑과 을, 어느 쪽이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분명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

현재 우리의 어떤 관계인가,

나이와 상관없이, 나의 경계를 또렷하게 세울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나 자신뿐이다.


요즘 나도 누군가를 관리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

모두 사람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근무 태도가 조금씩 느슨해지는 모습이 보인다.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관찰되는 것들, 어떻게 말해야 할지 늘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이 이야기가 유독 와닿았다.

이런 고민의 과정을 거칠수록 점점 더 명확해지는 것이 있다.

경계는 오히려 분명할수록 서로에게 더 확실하고, 오해도 줄어들며, 더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준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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