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지대

어린 사람의 상처는 무엇으로 아물까 - 스테이시 섀퍼

by 모닥

어린 시절, 어떤 이유로든 트라우마처럼 남은 상처가 여전히 나를 괴롭히고 있다면,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을 끊임없이 찾아 헤매고 포기하기를 반복할 것이다. 설령, 그러한 사람을 찾았다 하더라도 이들은 많은 경험 속에서 말하지 않는 것이 더 안전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그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것이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그런 이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채근하지 말자.

이곳이 정말 나의 안전지대라는 것을 느끼고 안심하는 순간 알아서 얘기할 테니.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상처 하나씩은 갖고 살아간다.

그것이 겉으로 잘 드러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 아직은 준비되지 않은 사람.


이 상처를 결국 아물게 하는 것은 진정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진심을 알아봐 주길 바라는 마음, 있는 그대로 존중받는 경험이 바로 우리 모두가 가진 욕구이다. 누군가 진심으로 나를 판단 이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다면, 그것이 회복으로 나아갈 희망을 품게 되지 않을까.


그러므로 어떤 누군가에게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은 안전한 대상이 되어주는 것, 그것이 어른들의 중요한 역할이라 생각한다. 상처받은 이들이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세상, 그런 어른들이 많은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어른이 된 내 마음속에 여전히 머물고 있는 상처받은 아이를 우선 꺼내봐야 한다. 아마 지금은 나는 그때는 없었던 힘이 생겨났을지 모르니까.

물론, 그 고통을 꺼내어 마주하는 있는 또 다른 고통일지도 모른다.

혼자 감당하기 어렵다면, 상담사들을 꼭 찾아주기를 바란다.

그런 안전지대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준비하고 있는 상담사들이 분명히 있으니까.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혼자만의 의지가 아니라, 성을 공격하는 용과 싸워줄 동료 전사들이라면?
우울은 나를 규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경험일 뿐이라는 걸 잊지 않는다면? 내가 가진 게 결함이 아니라, 풀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을 전환한다면?
그렇다면 도움의 손길을 구하는 일이 덜 부끄러워지지 않을까?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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