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사이코패스 소년은 킬러를 알아본다

킬러 (10)

by 민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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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10)




완벽한 것은 없다. 그러나 실수는 용납이 되지 않는다. 내가 한 실수는 무엇일까?

킬러는 자신에게 물어봤다. 큰 실수는 아닌 것 같은데 뭔가 찜찜하다.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자신을 쳐다보던 그 꼬마의 눈빛이 기억 속에서 새로 태어났다.


‘틀림없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평상시였으면, 주차한 차를 빼서 타깃 방향으로 스쳐 지나갔을 것을 킬러는 본능적으로 그 꼬마를 피해 후진으로 차를 돌려 움직였다.


‘자동차 백미러와 사이드 미러에서 한번 더 확인했던 그 꼬마, 그 꼬마는 계속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무엇일까?

무시해도 되는데… 본능적으로 무시가 되지 않는다.


처음부터 돌아가보자. 어디에서 오류가 나서 그 꼬마가 나타난 것일까?’


킬러는 이 의뢰에 대해 바둑판 승부를 복기하듯이 처음부터 생각을 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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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뢰를 받은 그날


킬러는 변함없이 하루 두 번 일상의 하나가 된 오래된 2G 핸드폰의 문자 확인을 했다.


“주문하신 책이 입고되었습니다.”


문자가 와 있었다.


책이 입고되었다는 것은 의뢰인의 중간 연락책인 헌책방과 킬러와의 일종의 살인청부 주문 암호였다.


올봄에 일본 가서 작업한 이후로 오랜만에 오는 일이었다.


킬러는 2G 폰의 폴더를 덮고, 자신의 방 좁은 공간에 남아있는 산소를 들이마시고 뱉기를 반복했다.


몸속 구석구석의 세포에 산소가 보내지는 것을 느끼며, 살인에 대한 충동과 설렘이 킬러의 온몸 세포를 춤추게 했다.


킬러는 바로 집을 나와 몇 번의 이동경로를 바꾼 다음 아현동 가구골목 뒤편의 복잡한 골목길에 위치한 이름처럼 허름한 중고서점을 방문했다.


간판도 없이 낡은 유리창에 붙은 글자에…


‘헌책방’이라고 씌어 있었다.


헌책방은 폐지로 쓸 용도인지 오래된 헌책들이 노끈으로 묶여서 밖에서부터 가게 안쪽까지 차지하고 있어 안으로 걸어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마스크와 챙이 큰 야구모자를 눌러쓴 킬러가 책방 주인에게 물었다.


“예약한 책 찾으러 왔어요.”


중고 책방의 주인인 백발의 파마머리 할머니는 킬러를 오랜 세월 봐왔지만, 역시나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다. 고개조차 들지 않고 예약번호가 뭔 지 묻지도 않은 채

책상서랍에서 봉투를 건네어줬다.


‘봉투에는 변함없이 타깃의 사진이 있고 숫자가 적혀 있는 쪽지 그리고 책 한 권이 들어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킬러는 서재 책상에 앉아 스탠드 전등을 켜고 흔한 달력 하나 없는 밋밋한 책상 위에 봉투에서 꺼낸 책을 마치 중요한 의식의 하나인 것처럼 조심스럽게 놓았다.


책 표지 안에는 사진이 끼여 있었다.


‘어리네?’


킬러는 이번에는 사진과 같이 있었던 번호가 적힌 메모쪽지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길래 번호가 왜 이렇게 많아?’


킬러는 무슨 일일까 궁금했지만 서둘러서 책의 페이지를 열지 않았다.

왜냐하면 킬러만의 의미 있는 의식을 해야만 했다.


핸드폰을 통해 트로트 여자 가수의 음악을 크게 틀고, 책상 서랍에 있는 향수를 자신의 앞 빈 공간에 뿌렸다.

깊은 들숨과 날숨으로 자신의 폐가 어느 정도 정화되었다고 생각했는지, 메모 쪽지의 번호를 보면서 조심스럽게 책장의 페이지를 열었다.


12, 23, 13, 9,

15, 29, 43, 36, 27, 31, 34


먼저 메모쪽지에 제일 먼저 씌어 있는 번호 12…. 책의 12페이지를 열었다.


킬러는 어느 글자에 빨간 동그라미가 있을까 찾았다.


김과 연에 빨간색 동그라미가 있었다.


킬러는 자신이 준비한 종이에 조심스럽게 김 과 연을 적었다.


다음은 23페이지를 열었다.


23페이지 속 글자에는 지에 빨간색 동그라미 마킹이 있었다.’


킬러의 백색종이에 드디어 글자가 나타났다.


김연지


타깃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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