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코패스 소년과 김 회장이 만나다 (26)
사이코패스 소년과 김 회장이 만나다 (26)
김 회장은 안치실에서 나와 제일 먼저 연지가 묵었던 숙박 업체에 갔다.
한옥스테이 사장은 연지가 매일 하는 아침 산책을 나간 후 연락이 없었고, 자신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고 했다.
그녀의 말에 의하면, 연지는 아침 산책을 제외하고는 외출하는 적이 없었고, 주로 커피와 음악을 통해 자유롭게 힐링을 즐겼다고 했다.
연지를 따라다녔다던 남자에 대해 물어보았으나, 예상대로 한옥스테이 사장은 스토커의 존재에 대해 몰랐다.
그녀의 말투와 행동으로 보아 연지의 죽음에 관련되어 보이지는 않았다.
김 회장은 가장 먼저 연지가 아침마다 산책을 했다는 길을 걸어 보기로 했다.
제법 오르막 경사 길이며, 대낮인대도 왕래하는 차량이 거의 없었다.
‘아침 산책을 정기적으로 했고, 별다른 할 일 없이 한옥에만 머물렀다고 하니, 연지는 이 길을 걸어가다가 납치를 당했을 것이다.’
어쩌면 연지를 납치, 살해한 장소가 이 근처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 김 회장은 스스로 킬러가 되어 최적의 장소를 생각하며 천천히 언덕길을 걸었다.
먼저 내려온 부하 직원들의 보고에 의하면 시신 발견 장소가 여기서 멀지 않았고, 발견 당일 아침 비가 많이 왔다고 했다.
국도길은 높은 경사에 좁고 꼬불꼬불 꼬부라져서 커브길 마주 오는 차를 사전에 보기 힘들었고, 산책하기에는 위험해 보여 좋은 길이 아니었다.
왜 연지는 아래동네 평지의 시골길을 놔두고 여기를 산책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그 의문은 바로 해결되었다.
몇 번의 커브 길을 지나고, 예고 없이 왼편으로 탁 트인 아래 경관이 나타났다.
향수 어린 시골집 굴뚝 대신 칼라 저수조통이 보였지만 그래도 정감 있는 시골 마을 정경이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이 멋진 풍경 때문에 연지가 여기를 산책 코스로 잡았을 것이다.
대략 한 시간 반 동안 산책을 했다고 했으니 조금 더 가면 터닝 포인트가 있을…
그렇다면 어느 위치에서 납치를 했을까?’
김 회장이 이동 거리 대비 걸음 속도를 재면서 킬러의 동선을 그려보고 있는 그때였다.
멀리 샛길에 무엇이 보였다.
그림처럼 드러나는데 지나가는 차량은 절대 볼 수 없는 위치에 천천히 걸어가는 사람에게도 간신히 보일 수 있는 외딴곳에 숨은 무엇이 있었다.
조금 더 걸어 외딴곳… 그것이 잘 보이는 곳에 김 회장과 일행은 멈춰 섰다.
김 회장은 진성과 수행 인원들에게 말했다.
“저기 한번 가보자.”
창문은 널빤지에 가려있고 입구는 철문으로 된 폐건물이었다.
건물 주변에 버섯 포장박스가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전에 버섯농장을 했던 곳으로 보였다.
철문은 잠겨져 있지 않았고 김 회장은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갔다.
대낮이었지만 창문이 막혀 있는 관계로 안에는 칠흑 같이 어두웠고 사물의 형체 분간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열린 문을 통해 들어오는 작은 빛의 도움으로 어둠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커다란 검은 형체가 자신을 처다 보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선 김 회장은 창문 틈새 들어온 가는 빛과 먼지가 모여 인간의 형태를 한 누군가 서있는 것이 보였다.
그 누군가는 서서히 어둠에서 빛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꼬마였다. 중학생 정도 보이는…
“너… 여기서 뭐 해?”
김 회장은 어둠 속에서 나타난 꼬마를 향해 놀란마음을 가라앉히고 천천히 말을 했다.
해주는 아무런 대답 없이 그의 말을 들은 체 만 체 무시하고 김 회장 뒤에 있는 철문으로 걸어갔다.
예상할 수 없는 장소에 불쑥 나타난 꼬마를 보고 황당 해 하는 김 회장에게 얼굴을 돌리며 해주가 한마디 말을 했다.
“아저씨들 형사 아니죠?...
여기저기 밟고 다니지 마세요.
여기가 며칠 전에 여자가 죽은 살인 현장이에요.
영화에서 보면 형사들이 현장 보존이 중요하다고 하던데…”
김 회장은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했다.
틀림없이 꼬마는….
여기를 살인 현장이라고 말했다.
살인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