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영혼
물과 헤어진 나는 땅바닥에서 방황하고 있다.
어쩌면 죽을 수도 있다.
나는 흙냄새의 유혹에 빠져 엉뚱한 곳에 방황할 때가 많다.
물속에서 살아 남기도 빠듯해진 지금.
땅 위에서 허무한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나.
숨이 쉬어지질 않는다.
그럼에도 난 방황하느냐 숨 쉬는 것 마저 잊은 듯하다.
몸이 햇빛에 마른다.
그럼에도 난 태양이 아름다워 보인다.
어느 날
땅 위를 헤매던 나는 책 속에 흐르는 작은 강을 만났다. 오랜만에 물속으로 들어와 또다시 흙냄새에 끌리기 전에 흙을 잊고 최대한 물을 즐기며 물고기다운 물고기가 되어 고요하고 찬란한 삶을 다시 이어간다.
- 민병인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