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생 엄마의 장난감, 첫 번째 이야기
문명은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엘리베이터가 생겼고,
식사를 차리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간편식이 생겼고,
걷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자동차가 생겼다.
생존에 필요한 것들이 새로운 기술 덕분에 간편해지자
남은 시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새로운 오락거리가 생겼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새로운 문명을 마음껏 누리려면 사람은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평생 일을 해야만 한다.
결국 현대인은 본인이 몸 담고 있는 일은 평생 쉬지 못하고,
그 외의 일들을 아무것도 모른 채 게으름을 피우는 외발 인생을 살아간다.
누군가 한평생 바쳐 만들어낸 문명을 손쉽게 누리지만,
그것을 위해 어느 기계의 작은 나사처럼 보잘것없이 고된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인생을 소비하며 영문도 모른 채 늙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