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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Nov 23. 2018

꽃으로도 때리지 마세요

진정한 훈육방법을 공부할 시기입니다

   크고 검은손이 세차게 내 뺨을 내려쳤다. 짜~악!! 순간 나는 휘청했다. 놀란 가슴에 심장은 빠르게 뛰었고 눈에서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때 나는 12살이었고 그 날은 학교 운동장에서 체력장이 있던 날이었다. 내 뺨을 때린 사람은 다른 반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내가 맞은 이유는 공을 던질 때 선을 밟아서였다. 그 선생님은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체벌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아이들이 선을 밟았고 내가 선을 밟았을 때 그 선생님의 감정이 폭발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그 날의 일이 떠오를 때면
그가 한 행동은 훈육이 아닌 폭력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날의 기억이 뚜렷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에서는 체벌 없이 자랐기 때문에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그 날이 생각날 때면 그 선생님을 찾아가서 한 마디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당신은 왜 선생님이 되었나요? 수많은 아이들의 마음에 상처를 낸 것을 알고 있나요?

  '꽃으로도 아이들을 때리지 마라'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이 말은 프란시스코 페레라는 자유교육 선구자의 책 제목이다. 그는 권위에 의한 어떠한 억압도 아이들에게 실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으며,


가장 대표적인 권위의 행태는 ‘폭력’이며,
아이에게 사용하는 폭력이 제 아무리
선한 명분을 가지고 있다 해도 그것은 나쁜 것


이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폭력이 필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기존의 권위에 아이를 편입시키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인용1)

  나도 육아를 하면서 훈육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시기가 찾아왔었다. 절대 체벌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순간순간 꿀밤이라도 때리고 싶은 마음이 울컥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다가 훈육을 어떻게 해야할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알아보기 위해 훈육 관련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 중 가장 인상깊었 책은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이라는 책인데 이 책의 저자는 훈육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내 머릿속에는 무섭게 화를 내거나 체벌을 가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훈육은 그것이 아니었다.


   저자는 '무섭고 단호하고 엄격하기만 한 꾸중은 훈육이 아니다. 협박하고 겁주며 냉정하게 아이 마음을 팽개치는 것도 훈육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정서적 학대이다. 지금까지 차갑고 냉정한 태도가 훈육이라고 생각했다면 잘못된 것이다'.라고 말하며,(인용2)


 '진정한 훈육이란 따뜻하게 마음을 보살피며, 단단하게 가르치며, 아이가 진심으로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인용3)라고 하였다.


  훈육이라는 것을 차갑고 냉정하게 해야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머터먼 나도 내 아이에게 잘못된 훈육을 행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교나 집에서 행해지는 체벌에 대한 논란은 지금도 계속되고있다. 개인적으로는 체벌을 반대한다. 체벌을 행하는 사람의 감정은 격앙된 상태이고, 체벌을 당하는 아이들은 문제행동에 대한 반성보다는 단순히 그 상황에 공포를 느끼고 굴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체벌을 가하는 입장에서는 '말로 해서는 안 듣는다'는 이유를 대지만 과연 체벌을 가하면 문제행동이 정말 변화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소리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훈육법》이라는 책에서도 체벌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뇌에서 스트레스에 가장 취약한 영역은 전전두피질인데, 이 전전두피질은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따라서 매를 맞는 환경같이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대체로 집중을 하거나, 가만히 앉아 있거나, 좌절에서 회복되거나, 지시를 따르는데 비교적 어려움을 느낀다. 무엇보다도 자제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편이다'.(인용4)라고 한다. 게다가 부모가 잘못한 행동을 바로 잡겠다고 아이를 때리면 아이의 도덕성 발달은 가장 낮은 수준에서 멈추고 만다고 한다. 아이의 관심이 옳거나 바른 일을 하는 방향이 아니라 벌을 피하는 방향에 맞추어지기 때문이다.(인용5)


   그동안 우리는 체벌을 훈육의 한 방법으로 통념처럼 생각해 왔다.
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야 할 시대가 아닌가 싶다.


제대로 된 훈육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예방적 훈육을 위해 부모공부가 필요하다.

  어느 책에서인가 '체벌을 통해서 아이들은 진정한 깨달음을 얻을 수 없고, 언젠가 복수하겠다는 마음이 자라게 된다.'라는 글을 보고 섬뜩했었다. 왜냐하면 손지검을 당한  12살 아이의 마음속에도 복수심이 피어났었다는 것을, 그리고 지금까지도 마음속 깊은 곳에 작게나마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아이가 부모를 향해 복수하는 마음을 가지게 하고 싶지 않다. 그건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아이들이 가정이나 학교에서 체벌이라는 이름하에 폭력의 정당화를 체득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훈육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인용1)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말라』, 프란시스코 페레, 우물이있는집, 출판사 서평문 중

(인용2)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 이임숙, 카시오페아, p31

(인용3)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 이임숙, 카시오페아, p50

(인용4) 『소리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훈육법』, 제리 와이코프&바버라 유넬, 시공사 p54

(인용5) 『소리치지 않고 때리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훈육법』, 제리 와이코프&바버라 유넬, 시공사 p56


책으로도 만나보세요!!!

http://naver.me/56Iz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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