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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Dec 06. 2018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엄마 마음

우리 가족이 먹는 음식에 대해 알고 선택할 권리를 지키고 싶어요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옥자》는 최근 나의 관심사인 유전자 조작 식품(이하 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영화 속 장면 중 GM 돼지를 생산 도축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 대표가 GM돼지 관련 소란스러운 사건들이 걱정 없다는 듯 '싸고 맛있으면 사람들은 먹는다.' 라고 말한다. 그 대사를 듣는 순간 나는 속내를 들킨 듯 화들짝 놀랐다.  사람들은 포장된 돼지고기를 만날 뿐 그 돼지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정육 되는지는 관심이 없는 현실을 꼬집고 있었기 때문이다. 봉준호 감독은《옥자》를 통해 우리 식탁이 어떻게 꾸려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윤만을 추구하는 부도덕적인 기업들이 우리의 식탁을 어떻게 점령하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였을까 생각된다.

  

우리 식탁에는 아직 '옥자'가
올려지지는 않고 있지만
우리는 GMO 사료를 먹은
또 다른 형태의 '옥자'를 먹고 있다.


  나는 GMO를 알고 있기는 했지만 내 아이에게 음식을 주기 전까지는 관심이 없었다. 아이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마음에 음식 재료를 살 때 유기농, 무농약 등 인증마크를 확인하기 시작했고 그 관심은 GMO까지 확대되었다. 그런데 GMO 관련 기사를 찾아보고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느낀 감정은 무력감이었다. 현재 내가 먹는 음식들이 GMO인지 아닌지 조차 명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이었다.

  2018년 3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GMO 완전 표시제'를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에 20만 명 이상이 동의하였다. 이에 청와대와 해당부서에는 국내외 이권이 복잡히 얽혀있으니 향후 협의체를 구성해 계속 논의하겠다는 것이었다.



*현재 GMO 표시제

유전자 변형식품(GMO)을 원료로 사용할 경우 함량과 관계없이 그 사용 여부를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가공과정에서 유전자 변형 DNA와 단백질이 걸러지면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식품을 만들 때 미량으로 들어가는 부형제, 안정제, 희석제도 표시에서 제외된다. 소비자들이 많이 사용하고 GMO가 많이 들어가는 식용유, 당류(포도당, 과당, 엿류, 당 시럽류, 올리고당류), 간장, 변성전분, 주류(맥주, 위스키, 브랜디, 리큐르, 일반증류주, 기타 주류 등)는 제외된다.


*GMO 완전 표시제

원재료가 GMO인 경우 모두 GMO 제품 표시하는 것


  GMO는 90년대 이후 등장하였고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 최대 GMO 수입국 중 하나이다. GMO의 안정성은 여전히 논란 속에 있고, 우리가 먹는 어떤 음식에 GMO가 들어있는지도 알 수 없다. 우리 아이에게 내가 먹이고 싶지 않아도 먹일 수 있는 환경인 것이다. 최근까지는 막연히 유전자를 조작했다니까 부정적인 느낌이 들긴 했지만 정확한 문제점에 대해 알진 못했다. 그래서 GMO가 왜 문제가 되는지 좀 더 자세히 공부할 필요가 느껴졌고, 관련 서적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GMO란 무엇인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가?


  GMO란 일반적으로 생산량 증대 또는 유통 · 가공상의 편의를 위하여 유전공학기술을 이용, 기존의 육종방법으로는 나타날 수 없는 형질이나 유전자를 지니도록 개발된 농산물을 말한다. (인용1)


  전 세계적으로 몬산토와 같은 생명공학 다국적 기업들이 식량문제나 질병 예방 등 인류의 문제를 앞세워 GMO를 만들고 있다. GMO는 특정 제조체와 살충제를 잘 견디어 생산량을 극대화시키도록 만든  것인데 GMO가 생산된 지 20여 년이 지난 지금, 동일 면적 당 생산량은 유기농 작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되고 있다. 오히려 슈퍼잡초의 등장으로 농약 사용량이 늘어나고 슈퍼버그 등장걱정해야 될 상황이 되었다. 


  그리고 GMO는 땅에 심어도 새싹이 나지 않기 때문에 농부들은 GMO 종자를 매번 사야 되고, 그에 맞는 농약도 구입해야 된다. 게다가 그 농약은 발암물질로 매우 위험하다는 연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몬산토의 라운드업 제초제 속 글리포세이트는 이미 발암물질로 판정됨) 생산량 확대를 기대한 농부들은 오히려 비용 부담이 커지고 빚덤이에 앉게 되는 경우도 있다.


  또 하나의 큰 문제는 GMO가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슬픈 옥수수》*라는 책에서는 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벌은 꽃가루와 꽃꿀을 모아서 꿀을 만드는데 벌 이동은 인간이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GMO 작물에서도 수분활동을 할 수 있다. 인간이 GMO 작물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은 오판이다. 또한 이동 중에도 떨어지는 사례도 발생되고 있다. 이로 인해 GMO 종자들의 이동이 유기농 작물 오염시키고 유기농 자격을 박탈당하는 농가가 발생하기도 한다.


GMO가 과연 안전한가? 안정성 테스트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나는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인정한 식품이라면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전 세계적으로 엄격하게 시판 승인을 내리는 곳이라는 명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GMO에 관해서는 아니었다. 대부분 GMO 기업이 제출한 결과만을 검토할 뿐 자체적 테스트는 없다. (모든 GMO에 대해 테스트를 할 시간도 인력도 부족하다는 이유라고 한다.)


  또한 기업에서 행해지는 테스트는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수도 없으며 동물을 대상으로 하며, 길게 해 봤자 6개월 정도 GMO를 먹이는 정도라고 한다. (기업에서는 쥐의 6개월은 사람으로 따지면 거의 평생이기 때문에 테스트가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사람이 평생 GMO를 먹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실험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일까. 게다가 거대 기업들은 대학에 막대한 기부금을 내고 연구들을 제어하고 있다. 물론 대학과 기업은 발뺌하지만 몇몇 용감한 교수들은 논문 발표 전에 기업에서 사전검열을 했고 논문 발표를 막기까지 했다는 증언을 하고 있다.


점점 GMO가 증가한다면 어떻게 될까?


 현재 GMO가 계속 만들어내는 프레임은 과학기술로 인류에게 안정적인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GMO가 만들어진 20년이 지난 지금 식량문제에 대한 성공적 결과는 커녕 많은 문제점만 야기시키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거대 GMO 기업은 막대한 자금으로 지속적으로 프레임을 만들고 있으며, GMO 종자를 계속 만들고 재배지를 확보하면서 건강한 종자를 오염시키고 있다. 점점 GMO에 재배지를 내주게 된다면 미래에는 GMO 종자를 가진 기업이 식량을 독점하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식량을 독점하는 자는 세계를 지배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는 쌀을 대상으로 GMO를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먼저 GMO 종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리고 한다. GMO때문에 GMO 종자를 개발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럼 우린 어떤 활동을 해야 할까?


   우선 표시제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많은 이권이 얽혀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고 하지만 국민의 건강보다 더 큰 이익이 어디있을까. 완전표시제가 시행될 때까지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럼 개인 생활에서 실천 할 수 있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올바른 소비라는 생각이 든다. 식재료를 살 때 되도록 유기농, 무농약 등 친환경 식품사도록 노력하고 (나는 덜 먹고 좋은 것을 먹는 쪽을 선택했다. 그리고 음식을 낭비하지 않고 먹으려고 노력한다.) 한살림 같은 우리 종자를 지키는 일을 하는 조합에 가입할 수도 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좋은 음식을 선택하고,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지금의 부모세대가 우리 음식을 지켜야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는 2019년 2월부터 GM감자를 수입하였다. 이 감자는 미국에서 재배 승인이 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고 미국과 여러 나라들에서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특히 GM감자 개발에 참여했던 과학자가 최근 이 작물의 위험성을 폭로하기도 했다고 하니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식약처 홈페이지에만 공고하고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이제 이 GM감자가 가장 많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을  패스트푸드점 감자튀김도 먹을 수 없게 되니 슬프다. 패스트푸드점 등의 식품접객업소는 현행법 상 GMO표시의무가 없다니 이제 우리가 먹고 싶지 않아도 먹게되는 환경인 샘이다.(인용2)


(인용1)
네이버 지식백과, NEW경제용어사전

(인용2) 
한살림 홈페이지(http://www.hansalim.or.kr/)>사회와 한살림> 정부의 GM 감자 안전성 승인과 수입 허용 대한 한살림 입장

(참고서적)

『슬픈 옥수수』, 케이틀린 셰털리, 풀빛, 2018

『GMO : 유전자 조작 식품은 안전할까?, 김훈기, 풀빛, 2017


*《슬픈 옥수수》의 저자는 수년간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에 시달리다가 자신의 증세가 유전자 조작 옥수수에 대한 과민반응이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게 된다. 그 후 유전자 조작 식품을 둘러싼 거대하고도 위험한 논란들을 5년여간 조사하여 이 책에  소개하고 있다



책으로도 만나보세요!!!

http://naver.me/56Iz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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