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마음껏 후회할 수 있는 시간
스무 번째 생각
청춘의 사전적 정의는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시절이다.
나는 이미 청춘을 지나왔다.
지나고 생각하니 청춘이어서 좋았던 건 마음껏 후회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땐 후회할 일들을 하고 후회해도 괜찮을 일들을 했다.
철학자 스피노자는 말했다.
후회되는 순간으로 다시 돌아가도 당신은 그 선택밖에 할 수 없다. 왜냐하면 당신은 그 선택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역량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가 다른 선택을 했었더라면....이라는 생각은 무의미하다.
청춘의 시기에는 욕망이 넘치고 역량은 부족하다. 그러니 후회할 일들이 많이 생긴다. 그것이 당연하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욕망에 도달하기 위해 없는 역량을 키우거나
역량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욕망을 없애야 한다.
둘 다 힘든 일이다.
욕망과 역량 사이에서 청춘은 갈팡질팡한다.
청춘을 지나온 나는 욕망과 역량을 좀 더 직시한다.
나이를 먹는다는 건
욕망을 버리고 역량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다.
후회하지 않을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게 청춘에서 빠져나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