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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Sep 29. 2021

엄마표 영어를 하다가 영어유치원에 보낸 이유-1

3년 반 동안 진행한 엄마표 영어 활동 정리

  영어 때문에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이 부지기수일 거다.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물론 잘해서가 아니라 못해서다. 그렇다고 아주 못하는 건 아니다. 나는 영어 알파벳을 겨우 알고 중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수업을 따라가는 것은 문제없었다. 나는 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었기에 영어도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문제는 듣기였다. 외우고 이해하는 독해와 문법 공부는 자신 있었는데 영어 듣기는 거의 반타작 수준이었다. 영어 듣기는 고등학교에 가서도 나의 발목을 잡았다. 모의고사를 보면 듣기에서만 소나기가 내렸다. 그 패턴은 수능에서도 재현이 되었고 선택할 수 있는 대학도 달라졌다. 그렇게 영어로 인생이 달라졌고 그 후에도 영어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을 좁혔다. 그렇다고 영어에 매달리기에는 기회비용이 컸다. 나는 영어를 잘해야 할 필요가 없는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나의 아이는 나처럼 영어로 인해 선택의 폭이 좁아지게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나는 엄마표 영어책을 여러 권 구입해서 읽었다. 우선 엄마표를 시작하는 시기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어릴 때부터 한국어와 함께 노출시키는 방법, 두 번째는 한국어가 완성된 뒤 영어를 노출시키는 방법이었다.


 나는 첫 번째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1. 한국어 완성의 시기와 기준을 알 수없다는 것 

2. 한국어만 듣다가 갑자기 외국어를 들으면 거부감이 들 것이라는 것

3. 머리가 굵어지면 설득해서 배우게 하기 힘들다는 것

4. 커서는 외국어를 학습할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는 없다는 것(많은 연구에서는 10세까지를 외국어를 흡수할 수 있는 나이라고 말한다)

 

  나는 만 1세가 지난 다음부터 영어를 노출시키기로 계획했다. 그전에 그럼 어떻게 노출시켜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내가 읽은 모든 책에서는 듣기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하였고 영어 노래가 첫 단계였다. 아이가 돌이 지난 다음부터는 종종 마더구스(영어권의 전래동요)를 틀어놓았다. 그리고 노래를 외워서 자장가로 불러주었다. 만 2세 정도부터는 '미국 유치원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영어동요 30곡'이라는 책을 사서 그 노래들을 틀어놓고 불러주었다. 30곡을 다 외우지는 못하고(절대 안 외워지는 곡들이 있다) 20곡 정도를 외워서 낮잠과 밤잠을 잘 때 불러주었다. 나는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엄마표는 엄마도 즐겨야 된다는 것(함께 공부해야 하는 것) 이 가장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노래를 주야장천 불러주었다. 그랬더니 만 3세가 되기 전부터 아이도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알파벳은 ABC송을 부르며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었고 노래 속에 나오는 인사말이나 간단한 문장들도 할 수 있었다. 아이는 영어로 말하는 것을 재밌어했다. 영어라면서 외계어처럼 말하기도 했다. 그 시기에는 한국어 습득이 빠르기도 해서 노래를 벗어나 패턴 말하기도 조금씩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간단한 문장을 챈트(리듬이 있게 말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말해주면 잘 따라 했다. 간단한 한 문장 영어책도 읽어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이의 한국어 능력이 너무 빨리 발전하기 시작했다. 만 3세 반이 지날 무렵 글자를 읽었다. 한국어 능력과 외국어 차이가 너무 벌어지게 되면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 아이도 영어책을 읽어주면 잘 듣지 않고 지루해했다. 게다가 이렇게 영어를 가르쳐 주는 게 맞는 건지 싶었다. 그때  알게 된 것이 현서네 유튜브 영어였다. 하루 한 시간 유튜브를 보면서 귀와 말이 트인 아이의 아빠표 영어 책이었다. 현서 아빠는 아이가 영어에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재밌게 배우기를 원했고 그 방법으로 유튜브를 선택했다. 당시 아이에게 영상을 거의 안보여주고 있었는데 영어 영상을 보여주면서 흥미를 잃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만 4세에 영어 영상을 하루 한 시간 정도 보여주었다. 처음은 슈퍼 심플 송이라는 콘텐츠였다. 아이는 너무 재미있어했고 다행히도 영어에 대한 흥미도 이어갈 수 있었다. 내가 봐도 재밌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노래로 구성되어 있다. 이 콘텐츠는 영어유치원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을 만큼 질적으로도 훌륭하다. 이 콘텐츠는 일본에서 유아 영어 교육을 하던 캐나다 영어 선생님들이 제작하였는데 많은 교육자들이 이용하고 있다.

  3개월 내내 슈퍼 심플 송을 열심히 보았고 그다음으로는 코코멜론, 이비 버스, 페파 피그, 벤앤홀리, 타요와 뽀로로 등을 번갈아가면서 지금까지 보고 있는데 베이비 버스를 가장  좋아한다. 그런데 정말 1년 동안 하루 한 시간 보면 귀가 트일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한국어로 틀어 달라는 말은 안 하는 걸 보면 신기하다.


  영어책은 그림책에서 대화 책으로 바꾸었다. 기적의 세마디 영어라는 책인데 자기 또래의 아이들이 나와서 엄마와 아빠 등 가족들과 여러 상황에서 대화를 주고받는다. 그림책보다 훨씬 재밌어하고 실생활 영어라 더 아이에게 와닿는 것 같다.  CD로 들을 땐 중독성이 있어서 나도 영어 대화를 따라 하게 된다. 책 한 권을 한 달 동안 반복해서 읽었더니 아이는 문장을 다 외우기까지 했다.


  내가 3년 반 동안의 진행해 온 엄마표 영어를 간단히 정리해 다면 다음과 같다.


만 1세 마더구스 노래 들려주기

만 2세 노래 불러주기

만 3세 노래 같이 부르기, 책 읽어 주기

만 4세(상반기까지)

영어 영상 노출하기, 책 읽고 함께 말하기(외우기)


 현재 아이는 영어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있고 자신은 영어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영어 영상을 자연스럽게 보고 영어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가 영어를 좋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영어를 재밌는 놀이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동영상만 본다고 말문이 트일까? 글을 읽을 수 있을까? 나는 고민한 끝에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제 글을 읽기 위해서 파닉스를 시작해야 할 시기였다. 그래서 기적의 파닉스라는 책을 사서 매일 아이와 공부하고자 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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