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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Oct 08. 2021

엄마표 영어를 하다가 영어유치원에 보낸 이유-2

나는 5가지 이유로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보내게 되었다


 https://brunch.co.kr/@minkyung2525/180

(지난 글에 이어서)


#아이를 가르치기란 힘들어

    엄마표 영어의 첫 번째 고비는 파닉스를 시작하면서 왔다. 이제는 영어를 가르쳐주어야 하는 시기가 온 것이다. 그동안은 마냥 즐겁게 노래 듣고 부르고 영상을 봤다면 연필을 잡아야 할 때가 온 것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파닉스를 배운 세대가 아니고 파닉스를 가르치는 방법도 모른다는 거였다. 파닉스에 대해 벽히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리고 파닉스를 꼭 해야 하는 건지도 의문이 들었다. 미국에서도 파닉스 교육 찬반 의견이 나뉜다고 한다. 시기적으로 파닉스 교육이 없었던 시기도 있고 파닉스 교육을 한 시기도 있는데 최근에는 파닉스 교육이 아이들의 읽기 능력을 더 향상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파닉스 교육을 실행한다고 한다.

   여하튼 나는 파닉스를 가르치기 위해 파닉스 책을 사서 시작했다. 하루에 조심씩 해보자는 계획은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웠고 내 아이를 가르치는 일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모국어와 영어의 갭이 너무 벌어졌네

    사실 한글의 경우는 우리 아이는 통으로 깨우쳤다. ㄱ, ㄴ, ㄷ을 하나씩 가르쳐 주지도 않았고 단지 책을 많이 읽어주었다. 글자보다는 그림을 보고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되어 최대한 늦게 글자를 가르칠 생각이었다. 그린데 엄마가 글자를 읽는 소리를 듣고 눈으로 글자를 보면서 한글을 읽게 된 것이었다.


(관련 글)

https://brunch.co.kr/@minkyung2525/85

  한글을 그렇게 뗐는데 영어도 책을 많이 읽어주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런데 과연 영어책을 한글책만큼 읽어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들었다. 이미 한글책을 읽는 아이에게 영어책을 주야장천 읽어주는 것은 거부감만 들게 할 것 같았다. 이미 아이는 모국어와 영어의 차이가 확 벌어져버려 한글책 읽기에 푹 빠져버린 상태이고 영어책을 한 권 이상 읽으면 딴짓을 하고 재미없어한다. 한글처럼 영어 그림책으로 영어를 깨우치기란 불가능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코로나로 어린이집에서의 교육은 멈춘 상태

    나는 국공립 어린이 집에서 행해지는 자율적인 교육철학이 마음에 들었고 시설도 양호하고 선생님들도 열정이 있으셔서 만족하고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냈었다. 그런데 코로나 4단계가 되면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 아이는 긴급 보육으로 어린이집에 가면 아크릴 칸막이가 쳐진 일인 책상에 앉아서 혼자 놀아야 했다. 친구들이랑 같이 놀면 안 되고 심지어는 말도 못 하게 하는 것 같았다. 평소에 진행된 교육 활동은 모두 멈추었다. 아이는 혼자 생각에 앉아 미로 찾기, 숫자 쓰기, 한글 쓰기, 그림 그리기 등을 하다 오는 것이 전부였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좋지 않은 것 같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어린 동생과 함께 둘을 집에 데리고 있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둘째 때문에 방치되는 첫째

   그렇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집은 아이가 둘이라는 거다. 혼자라면 가정보육을 하면서 어떻게든 내가 계속 엄마표 영어를 해줄 수 있을 텐데, 동생이 이제 만 1세라 첫째한테 쏟을 시간과 여유가 너무 없다. 둘째가 엄마 껌딱지가 되어 첫째 아이는 거의 방치되는 수준이었다. 하루하루 밥 먹이고 씻기는 것만 해도 에너지 고갈이었다.


#첫째의 학구열은 불타오르고

   첫째는 만 4세 반을 지나면서 한 단계 훌쩍 자란 느낌이었다. 아직 케어를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어린이집을 선택했는데 이제 책상에 앉아 수업을 들을 수 있고(심지어 좋아하는) 어린이가 된 것이다. 내가 너무 과잉보호를 한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외국은 학교에도 갈 나이인데 말이다. 그래서 아이와 영어 유치원 상담을 같이 갔다. 아이는 그곳에 갔다 온 날부터 계속 언제 갈 수 있는지를 물어보고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혼자서 영어 공부를 하기까지 했다. 배우고 싶어 하는 아이를 그냥 집에 둘 수는 없어서 비싼 원비에 집 기둥이 하나 뽑혔지만 영어 유치원을 보내기로 결정하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내가 영어 유치원으로 아이를 보낸 이유는 5가지이다.

1. 파닉스를 엄마가 가르치기가 힘들다

2. 영어책을 한글책만큼 읽지 않는다

3. 코로나로 어린이집에서의 교육이 멈추었다

4. 둘째 때문에 첫째에게 쏟을 시간과 에너지가 확 줄었다

5. 아이가 영어를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 한다


   이 모든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엄마표 영어를 포기하고 영어유치원에 보냈다. 그렇다고 영어 교육에 손을 떼는 것은 아니다. 보내고 보니 엄마가 챙겨줘야 할 과제들이 매일 있다. 나와 같은 이유임에도 불구하고 뚝심을 가지고 계속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는 엄마들도 있을 것이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 아이는 현재 매우 즐겁게 영어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하지만 아이의 영어 실력이 얼마나 향상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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