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남긴 밥도 이제 아무렇지 않게 먹어요
그렇다. 이 밥은 나의 피, 땀, 눈물이다. 그러니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남긴 밥을 싹싹 긁어먹고 있었던 것이었다.
예로부터 지켜오던 알뜰함, 음식을 귀하게 여기는 교육, 도시락 먹을 때 뚜껑에 붙은 밥풀부터 먹어야 된다는 것이 오십 대 여성의 교양이었는데 남은 음식을 버리기 시작한 순간, 마지막 남은 긍지와 신념이 와르르 무너져 버린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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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이렇게 궁상맞게 살아야 해. 이젠 나도 몰라. 그렇게 눈 딱 감고 음식을 버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게 마지막 브레이크였던 것이 둑이 무너지듯 붕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