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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Apr 03. 2019

소심하게 말해보는 육아팁들

육아 3년 차인 나에게도 육아 노하우가 있었으니...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되지?라는 물음을 하루에도 수십 번 하게 된다. 육아서적도 찾아보고 블로그나 카페글도 참고하고, 친구들에게 물어도 보지만 내 아이에게 딱 맞는 처방전을 찾기란 힘들다. 그래도 이것저것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것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상황보다는 훨씬 낫다. 이제 겨우 3년 차 육아지만 나도 나름 육아를 하면서 터득하게 된 방법들이 있다.



1. 인형을 친구로 만드세요. 엄마보다 친구 말을 더 잘 들을 때가 있어요.


    나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인형 친구들을 많이 만들어 줬다. 그냥 인형들을 사주고 옆에 둔 것이 아니라 인형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여주고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이에게 인사도 하고 안아주며 말도 건다. 특히 손을 넣어서 움직이는 인형은 더 재밌어한다. 많은 아이들이 그러겠지만 우리 아이는 밥을 차려 놓으면 밥을 먹으러 오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지도 않고 입도 잘 벌리지 않았다. 그때 인형 친구들 이용하였다.


    우선 1단계는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자고 한다. 그럼 흥미를 보이고 밥 상으로 스멀스멀 다가온다. 2단계는 친구들도 나란히 앉혀 놓고 같이 밥을 먹여 준다. 친구 한 입, 그리고 아기 한 입. 아이는 친구들도 먹는다고 생각하는지 입을 벌려서 먹는다. 그런데 이것도 안 통하는 날은 손 인형이 필요하다. 3단계는 손 인형을 손에 끼고 인형이 밥을 먹여 주듯이 먹인다. 엄마가 주는 것은 안 먹는데 인형 친구가 주는 것은 먹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형이 살아 있는 듯이 목소리를 변조해서 '내가 맛있는 밥을 줄게~', 라든지 '숟가락이 무거워 빨리 먹어주세요~'라든지 놀이를 하듯이 해야 한다. 하... 밥 먹이기 참 힘들다. 그래도 이렇게 해서라도 먹이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다. 안 먹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공감될 것이다. 밥이 아이 입 속으로 들어갈 때 얼마나 행복한지.


   이 방법은 돌 전 이유식을 먹을 때부터 두 돌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가 애용하는 방법이다. 물론 이제는 친구들을 소환하는 횟수가 확연히 줄었지만 우리 집 소파 위에 나란히 앉아있는 인형들은 나에게 천군만마와도 같은 큰 힘이 되어준다.    



2.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집중력도 좋아지고 관찰력도 늘어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는 기질인 것인지 내가 책을 많이 읽어주다 보니 좋아하게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아이가 아직까지는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 아이가 책을 좋아하면 정말 큰 행운이다. 왜냐하면 육아가 더 쉬어지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놀아주는 것도 한계가 있고 놀이도 계속 바꿔가면서 놀아 줘야 되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목이 많이 아프긴 하지만 체력 소모는 덜하니 내 적정에 맞다. 그리고 아이가 내 무릎에 앉아서 책을 보게 되니 아이와 스킨십도 많이 하게 된다.


  그런데 당연한 말이지만 아이들은 책을 재미있게 읽어줘야 좋아한다. 그냥 쓰인 단어, 문장을 건조하게 읽거나 아이의 수준에 맞지 않게 너무 길게 읽으면 재미없어서 다른 놀이를 하려고 가버린다. 그런데 내가 읽어주는 방식이 재밌는지 우리 아이 친구들도 우리 집에 오면 책을 가지고 나에게 읽어달라고 하거나 우리 아이에게 읽어주면 귀를 쫑긋 세우고 다가온다.       


  우선 나는 그림책을 읽을 때 책에 쓰여있는 내용은 참고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주며 설명보다는 대화체를 더 추가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려진 배경 그림들까지 하나하나 설명해 주면 재미있어한다. 예를 들어 '어머, 여기 나비도 있고, 벌도 있네~', '이 지붕은 빨간색 세모 모양이네~' 등 새롭고 신기한 것을 발견하여 신나는 듯이 읽어준다. 이렇게 읽어주다 보니 아이는 그림책 구석구석을 보면서 '여기 무당벌레도 있고, 잠자리도 있어요!'라고 말하며  내가 발견하지 못한 것을 먼저 말하기도 한다.


   그림책의 문장들은 작가분들이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쓰신 문장들이다. 엄마가 쓰는 단어들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문장들도 아이에게 반드시 읽어주어야 하지만 매번 똑같이 읽어 주면 지루해진다. 그림책 속의 캐릭터 입장이 돼서 다양한 대화를 만들고 아이에게도 말을 걸어보면 몇 번을 반복해서 읽어도 재밌다.


 

3. 동요를 많이 부르고 노래 부르듯이 말해주세요. 밝고 명랑한 아이가 돼요.


    나는 산후 우울증을 동요로 극복했다. 좀 우울하다 싶으면 큰 소리로 동요를 불렀다.(동요는 육아 친구 편 참고) 어릴 때부터 노래를 좋아해서 알고 있는 노래도 많았지만 여기저기서 얻게 된 동요 CD를 통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 동요를 즐겨 부르니 아이가 말문이 트이면서 이 노래, 저 노래 불러달라며 요청을 하기 시작했고 이윽고 두 돌이 되기 전부터 혼자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생후 27개월이 다가오는 요즘은 어찌나 노래를 부르는지 잠에서 깨자마자 노래를 부른다.


   나는 말을 할 때도 노래를 곁들여서 할 때가 많다. 예를 들면 손을 씻어야 한다면, (Old MacDonald had a farm 동요를 적용해서) 손을 씻으러 갈까요~이야이야오~라는 식으로 한다. 이렇게 뮤지컬처럼 일상 대화 속에 노래를 불러주니 엄마 말에 집중하고 재밌어한다. 이제는 내가 안 해도 혼자서 놀면서 이야이야오~음정에 맞춰 말을 하기도 한다. 정말 아이들은 어른이 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것 같다.


  일상을 음악과 함께하니 아이가 밝고 명랑하다. 그러니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은 평소 안 듣던 새로운 소리나 음악을 들으면 '이건 무슨 소리예요?'라고 묻고는 한다. 그럼 나는 '이건 윗집에서 청소기를 돌리는 소리야', '이건 기타 소리야', '이건 피아노 소리야'라는 대답을 해주기 바빠졌다.


   그 외 다른 좋은 점들도 나타났다.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영어로 된 노래도 좋아하면서 자연스레 영어동요를 부른다는 것이다. 영어를 노래로 접하니 거부감도 없고 흥미 있어한다. 또 숫자 노래를 통해 숫자 세기도 빨리 터득했다. 학습을 위해 노래를 부르지 않았지만 학습효과까지 나타난 것이다.

   


4. 집안일을 시키세요. 규칙을 빨리 이해하고 의젓해진답니다.

    아이가 스스로 걷게 되고 자신의 신체를 어느 정도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서 엄마를 졸졸 쫓아다니는 껌딱지 시기가 있다(껌딱지 시기는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계속 반복한다). 그리고 엄마가 하는 것은 뭐든지 궁금해하고 같이 하고 싶어 한다. 그럴 때는 집안일을 하기가 무척 힘들어진다. 밥도 해서 밥을 먹여야 되고, 세탁기도 돌리고, 옷도 개어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는데 엄마에게 계속  놀아달라고 한다. 이때 잠시만 기다려~ 이거 하고 해 줄게~라고 백 번 말해봤자 소용없다. 정말 급한 일이 아니라면 놀아주는 것이 좋다. 계속 아이를 기다리게 하면 아이도 계속 실망감과 불만만 쌓이게 된다.


  그래도 집안일은 해야 되니까 이럴 때는 아이에게도 가벼운 집안일을 시키면서 같이 하면 된다. 마치 놀이처럼 아이도 집안일을 하게 만든다. 밥을 해야 되면 쌀을 씻는 것을 보여주면서 함께 쌀을 씻고, 청소를 해야 되면 아이 손에 수건이라도 쥐어주면서 여기저기 좀 닦으라고 하면 좋아한다. 아이랑 함께 하면 물론 시간도 배로 걸리고 일을 더 만들 수도 있지만 집안에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여러가 집안일을 시키다 보니(물론 아주 쉬운 일들로) 어느새 내가 청소를 하려고 막대 걸레를 꺼내면 아이는 막대 걸레에 끼울 청소포를 꺼내서 자기가 끼운다. 내가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오면 빨래 건조대로 먼저 가 있는다. 그렇게 집안일을 함께 하다 보니 엄마가 뭘 할지를 아니까 기다릴 줄 도 알게 되었다. '이거 금방 하고 갈게'라고 말하면 이제는 제법 잘 기다린다. 그래도 아닌 날은 이런 방법도 소용이 없긴 하다.



   사실 육아팁이라고 적었지만 다른 아이들에게는 소용없을 수도 있다. 전문가도 아니라 이 방법이 좋은 방법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도 육아하면서 어렵고 막막할 때마다 온라인상의 일면식도 모르는 엄마들이 제공하는 육아팁에 도움을 받아왔기에 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소심하게 몇 가지 적어보았다. 부디 누군가에는 도움이 되기를.

   

책으로도 만나보세요!!!

http://naver.me/56Izi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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