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눈부신 발전을 위해 빛으로 사라져간 사람들의 이야기
수많은 고래들이 인류의 빛을 밝히기 위해 사라져 갔던 시대가 있었다. 무차별한 고래 사냥으로 인해 고래의 씨가 말라갈 즈음 고래를 구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석탄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석탄의 사용으로 인해 인류의 빛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석탄은 증기기관부터 조명까지 18세기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으며, 당시에는 값싸고 좋은 에너지원이었다. 특히 석탄에서 추출한 석탄가스는 이전의 수지나 고래기름에 비해 냄새도 없을뿐더러 흔들리지도 않고, 더욱 선명하고 밝은 빛을 만들어냈다. 도시의 거리를 밝히는 가로등부터 실내의 조명에 이르기까지 많은 빛이 석탄가스로 대체되었다. 조명을 통해 공장도 늦은 시간까지 돌릴 수 있게 되며 생산성도 늘어날 수 있었으므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석탄 사용이 늘면서 자연스레 고래의 포획이 줄었다. 피와 기름으로 얼룩진 배들도 그 수가 줄었다. 고래의 희생과 거친 고래잡이의 산업이 줄었지만, 대신 광산이라는 새로운 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광업은 그 자체로도 가장 고되고 위험한 일 중 하나였으며, 당시 가장 낮은 계층의 사람들이 투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검은 석탄가루는 작업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 위험했던 것은 석탄을 채굴하는 작업환경이었다. 광산 깊은 곳까지 들어가 석탄을 채굴하는 작업은 다른 어떤 채굴 과정보다 위험했다. 석탄이 묻혀있는 광산에는 메탄가스가 차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중요한 것은 어두운 탄광을 밝히기 위한 당시의 유일한 조명 수단은 '불빛'이었다는 점이다.
빛을 밝히기 위해 채굴하는 탄광은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검은색 동굴이었다. 그리고 그곳은 정작 쉽게 불을 밝힐 수 없는 위험한 암흑의 공간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세상의 불을 밝히기 위해 가장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 일을 해야 했다. 그리고 수많은 탄광이 폭발하고 무너지며 그 속에서 수많은 생명이 빛을 잃었다.
광업, 특히 석탄광업의 역사는 다치고 숨져나간 광부들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고래의 희생이 줄었지만, 빛을 밝히기 위해 그렇게 또 다른 어두운 탄광에서 사회의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희생이 필요했다. 그렇게 인류의 빛나는 발전을 이루던 산업혁명의 시대, 그 밝게 빛나는 빛을 위해 위해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이 가녀린 불빛처럼 꺼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