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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Jul 16. 2021

7월의 일상



어느 덧 7월이다. 브런치와 만난지도 7개월.

블로그를 주력으로 쓰고 있어서 많이 쓰진 못하지만, 수플레 덕분에 주기적으로 접속하고 글을 읽고 있다.

이번 7월에 나를 울렸던 문장들을 다시 필사해 적어둔다.


읽었던 책, 들었던 노래, 지하철 스크린에 붙은 시 등 여기저기 적힌 문장들 중 기억에 남는 문장들에 생각을 곁들여 간단히 요약해둔다.


긴 호흡의 글을 쓰고 싶어 브런치를 시작했지만, 내겐 그런 체력과 역량이 뛰어나진 않은 것 같다. 뭐 어때, 그럼 짧고 간결하게 쓰면 된다. 무언갈 해야지보다 아무렴 어때가 날 더 행복하게 해준다.


조금씩 나아지는 일상, 그리고 따스한 햇살이 수없이 떨어지는 여름의 시작, 그 시절 내 머릿 속을 채운 문장들.



1.


인생 100년에서는 상상도차   없는 사건이라고

100만년이라는 긴 세월에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칼 세이건 / 코스모스


100만년으로 생각했을 , 우연이란  있을  있을까.

100만년 앞에 모든 존재는 필연이고, 우연을 가장한 이야기들만 있는 건 아닐까.

우연이 없다는 은, 노력한만큼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너에게 돌아온다는 작은 우주의 이야기는 아닐지.



2.


기억력이 나쁜 것의 장점은 같은 일을 여러 ,

마치 처음처럼 즐길  있다는 것이다.​


- 니체


기억력이 나쁜 것도 그렇게 불운한 것이 아니라는 것.

단점  장점을 찾아내는 지혜가 가득하기를.



3.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걸었던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중략)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하나의 에움 길이었다.​


- 푸른밤, 나희덕 



가지 않겠다고 신경쓰며 걷는 길이,

오히려  다가가는 이라는 모순적인.

가지 않겠다는 그 다짐 자체로도 여전히 나도 모르게

다가가고 있던 것은 아닐까.



4.


그땐 기적인  몰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에게 서로 밖에 없다는 .


- 긴긴밤



긴긴밤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문구.

흰바위코뿔소와 펭귄의 동행은 기적이었다.

전혀 다르나 서로 밖에 없었을  일어난 기적.​


기적의 순간의 맹점은,  순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지금  순간 역시 찬란한 기적일지도.



5.


마음을  보여줬던 너와는 다르게

지난 사랑에 겁을 잔뜩 먹은 나는

뒷걸음질만 쳤다.


너는 다가오려했지만,

분명 언젠가 떠나갈 것이라 생각해

도망치기만 했다.


같이 구름 걸터앉은 나무 바라보며

잔디밭에 누워 한쪽 귀로만 듣던

달콤한 노래들이 쓰디쓴 아픔이 되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난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 최유리 / 지내자, 우리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항상 기적을 꿈꾸고 있었던  같다.

얼마나 상상하고 떠올렸는지, 그 밤은 며칠이나 될지 헤아릴 수 없다.

얼마나 최선을 다하지 못했으면

그 여운이 여전히 남아있는지. 모자란 사람.



6.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노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 신흠 / 야언(野言)


오동나무는 천 년을 살아도 항상 그 가락(음악)을 품고

매화는 한 평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본바탕은 변하지 않고

버들가지는  번을 꺾여도  가지가 돋아난다.


순간의 흔들림이 있을 때 새겨두기 좋은 문장.

그 어떤 역경에도 매화는 향을 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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