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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Feb 02. 2022

2월 일상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여전히 6개월만에 돌아온 일상글. 블로그가 주력이다보니 양해해주세요 :) 6개월 간 썼던 글 중 간략하게 좋은 것들만 묶어 기록하기.



1.


왔다 가야할 건, 당연히 떠나게 되고

머물러 있을 건, 어떻게든 옆에 있게 되며

잡히지 않을 건, 잡아도 새어나가고

붙어 있는 건, 떨쳐내려 해도 붙어 있다.



2.


올해 목표 키워드는 ‘여전함’

올해도 여전할 것.

별로 크게 달라지는 것 없이,

맛으로 치면 슴슴하고 담백하게,​

흘려보낼 것은 잘 흘려 보내고

담아야 할 것은 정성스레 담아 간직하고,

억지로 무언가 맞추려거나 행동하지 않고

내 마음 편하고 흔들리지 않는 방향으로 움직이기.

대부분의 상황들과 좋게좋게 지내기.


3.


‘사랑을 모르는 인생이란 그저 목숨만 부지한,

죽지만 않은 인생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 괴테 / 예술과 고전 중 -



4.


저번 주 어느 날, 갑작스럽게 비가 왔고 내 가방 안 삼단 우산은 어디 부딪혀 고장이 났는지 전부 펴지지 않고  조금 덜 펴졌다. 낑낑대며 다 펴보려 했으나 어려웠다. 그래도 비를 가리는데엔 문제가 없었다.​


그런 날도 있는거다.


다 펴지지 않고 비만 가릴 정도의 우산을 가진 날.

충분한 만족까진 아니더라도, 행복하다 느끼면

행복한 하루라 볼 수 있던 날.


5.


나는 오른쪽 눈이 안 좋은 짝눈이다.

(왼쪽 1.0 오른쪽 0.3)


무슨 습관 때문인진 모르겠으나 주시력이 왼쪽이다 보니 눈 크기가 조금 다른데 (자세히 봐야 알 수 있음) 짝눈이 맘에 들지 않았었다.

​그러나 짝눈을 가진 사람이 자기 눈을 표현하는 걸 듣곤 정말 놀랐는데​


“양 쪽 눈에 다른 계절을 담고 있어요.”​


라고 표현을 하자, 내 짝눈도 예뻐보였다.

정말 뭐든지 생각하기 나름이야.



6.


미련해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렇게까지 안해도 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전혀 티나지 않는 일에 진심을 다하고 효율적이지 않아 본인에게 손해인 일을 서슴없이 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보며 대부분 섣부르게 조언을 하지만 저마다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최근 지인이 말한 문장이 참 뇌리와 기억에 많이 남았다.


“남들이 미련하다 하지만,

나만의 방법으로 준비하고 있는거야.”

어찌나 이 말이 매력적이고 감동적이었는지!

미련한 것이 아니라, 그 것이 그 사람의 방법인 것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는 이들에게

섣부르게 조언하지 말 것.



7.


류시화의 잠언집은 무신론자들을 위한 작은 성경책 같다. 7년 전 오늘, 내 기록에 남겨둔 이야기를 이 공간에 다시 옮겨둔다.




- 젊은 수도자에게

 

고뇌하는 너의 가슴속에만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모든 마당과

모든 숲

모든 집 속에서

그리고 모든 사람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목적지에서

모든 여행길에서

모든 순례길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길에서

모든 철학에서

모든 단체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모든 행동에서

모든 동기에서

모든 생각과 감정에서

그리고 모든 말들 속에서

진리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마음 속의 광명 뿐 아니라

세상의 빛줄기 속에서도

진리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색깔과 어둠조차

궁극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정으로 진리를 본다면

진정으로 사랑하기 원한다면

그리고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광활한 우주의 어느 구석에서도

진리를 만날 수 있어야 한다.

 

스와미 묵티난다(20세기 인도의 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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