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그가 남긴 이야기
종교를 떠나서 수행자로서의 길을 제대로 걸은 ‘비구법정’, 그분이 끼친 많은 영향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남겼던 이름은 ‘비구’였다.
단순히 무소유적 삶을 살았다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 아니라 불경에만 밑줄을 긋지 않고 자신의 삶에 밑줄을 그으며 살았다는데 의미가 있다.
요즘 나는 그분이 남긴 글들을 읽고 있다. 순천의 송광사, 그 사찰로부터 2km쯤 떨어진 ‘불일암’이라는 곳에서 보냈던 그분의 삶이 그려진다.
직접 만든 허술한 의자, 그 의자에 앉아 해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남겼던 글들을 생각한다. 자신이 죽어 극락이 아닌 어린 왕자가 살았던 별나라에 가고 싶다는 말.
불경만 아닌 시와 소설과 자연을 사랑한 그가 지극히 한 인간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는 세속의 자리를 떠났던 삶이 아니라 그 한복판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시대를 바라본다.
교회를 바라본다.
또 신자인 나를 바라본다.
나의 삶을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