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흘러간 시간은 헛되지 않다. 돌고 돌아 나의 내면을 가꾸고 돌보며 살찌웠다. 헛되이 버려진 날들이란 없다. 날들은 한 조각 퍼즐과도 같기 때문이다.
생은 조각들의 묶음이다. 조각이 모여 묶음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도 타인도 무시해선 안된다. 우리는 소중하다. 나에게 몇 년은 소중했다. 지나온 삶에서 가장 값진 몇 년이었다.
기도의 자리에 좀 더 오래 머무는 중이다. 그 자리가 편안하다. 감사하고 행복하다. 하나님과 대화하는 사이엔 두려움이 없다. 물길만 틀뿐이다. 엔샬롬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간절해진다. 속삭이다 못해 소리도 내고 웃기도 하고 눈물도 흘린다. 그런 모습을 보고 바보라고 말할지 모른다. 그러면 어쩔 수 없다. 기도제목이 갈수록 늘고 있다.
오랜 시간 난 불 꺼진 장작이었다. 좀처럼 불씨가 붙질 않는 장작! 그런 장작에 불씨를 붙여주셨다. 부족함 투성이, 연약함 투성이인 나에게 붙여진 간절함이다. 그래서 감사하다.
몸을 틀고 자리 잡은 곳에서의 날갯짓, 그 날갯짓을 시작한다. 그 일은 희망이다. 이익을 떠나 의미를 향한 몸짓이기 때문이다. 고향에서, 나의 몸짓은 시작된다. 또 하나의 조각으로, 묶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