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사라지진 않는다.
시간이 약이라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고 말한다.
물론 시간은 어떤 감정이나 사건에 대해 무뎌지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감정의 한가운데에 있던 우리를 한 발짝 떨어진 곳에 데려다준다.
그렇게 직접적인 감정에서 벗어나긴 하지만
중앙에서 조금 멀어졌을 뿐, 여전히 그 주위를 맴돌아,
사라지진 않는다.
그러니 강렬했던 어떤 것을 잊지 못하고
여전히 그것에 얽매이는 자신을 자책할 필요는 없다.
굳이 잊으려고 애쓸 필요는 더더욱 없고.
그건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아직도 남아 있구나. 앞으로도 남아 있겠구나.
원래 가지고 있는 몸의 흉터나 커다란 점처럼.
내 일부라고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편이
오히려 덤덤해질 수 있을 것이다.
#. 여덟 번째 번짐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_ 민미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