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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미 May 04. 2017

어둠의 시간을 견디고 있는 너에게

너의 친구가,





연락이 힘든 걸 보니,
네 마음에 혼란이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되지만
무슨 일인지 먼저 묻지 않을게.

고민거리가 생기면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너잖아.






아마 지금 너는 네 동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며 이 시간을 버티고 있겠지.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동굴이라는 어두운 곳은
모른다는 듯 맑은 얼굴로 장난스러운 미소 지으며
나올 거라는 것도 알아.

그 미소 얼른 보고 싶다.
넌 웃는 모습이 예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억지로 웃진 않았으면 해.
그거 알아?

너는 힘든 일이 있을 때 더 과장해서 크게 웃어.

마치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네가 괜찮은 줄 알지만
나는 그렇게 웃을 때의 네가 불안해.
그러곤 갑자기 무너질까봐.


가끔 위태해 보여도 결국엔 늘 현명한 선택을 하는 너를 믿어.

혹 현명한 선택이 아니면 또 어때,
네가 하는 선택이 너를 위한 것일 텐데.
동굴 안의 네가 궁금하지만 기다리고 있을게.
하지만 곧 봄이 오고 사방에 꽃이 필테니
고민하는 밤이 너무 길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너랑 가장 어울리는 봄엔 너를 꼭 만나고 싶거든.
부디 너의 시간을 잘 견디고 동굴 밖으로
나와 만날 수 있길 바랄게.


그럼, 우리 꽃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네가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면서

밤새 밀린 수다를 하자.








#.07 일곱 번째 번짐

쓰다듬고 싶은 모든 순간 _ 민미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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