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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Sep 13. 2018

디지털과 민주주의

네스타 혁신보고서


Introduction


디지털 기술은 우리가 일하고 살아가는 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미디어와 소매업, 교육계나 금융 서비스와 같은 다양한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어떤 산업은 완전히 혼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세우고 이전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습니다. 금융 산업이라든가 소매업 같은 산업 부문에서 수익모델은 대체로 과거와 비슷했지만 고객 경험은 디지털 도구들로 인해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사회적 변화도 급격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교육 분야를 예로 들어 보죠; 원격 학습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이 연결된 노트북 하나면 누구든 세계 최고의 대학의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등 교육의 지형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변화의 흐름이 빗겨간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민주주의 통치 모델입니다. 대의 민주주의, 관료에 의한 행정, 이따금씩의 선거와 선출된 혹은 임명된 ‘전문가'들에 의한 통치는 20세기에 처음 등장한 이후로 큰 변화가 없습니다. 정당, 정부와 의회가 국민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도 여전합니다. 우리 대부분 대중의 참여와 협의, 시민 개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이런 류의 방침들은 명목적이거나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습니다. 그 결과, 실질적으로 시민들과 협력하거나 그들에게 의사결정권을 부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변화가 민주주의 제도에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은 변화가 절실한 지금, 상황을 더욱 난처하게 합니다. 기존 정치 기관에 대한 환멸이 널리 퍼져있고, 선출된 대표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한지 꽤 됐습니다. 투표율도 낮습니다. 정당 가입률은 이삼십년 전에 비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정부는 훨씬 더 적은 비율 및 불균등한 분포의 인구에 의해 선출되고 있고 이는 정부의 합법성과 권한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정치 참여율만 낮은 것이 아닙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에서 실시한 민주주의 지표 분석에 의하면 ‘성숙한 민주주의'로 분류된 20개국 중 16개 국가가  최고  수준의  탈  시민참여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의 populist movement는 정치 엘리트와 민중 사이 괴리에 대한 공감대를 기반으로 성장했습니다. 스페인의 포데모스, 이탈리아의 오성운동, 독일과 스칸디나비아의 해적당 같은 정당들은 모두 견고하게 자리잡은 기존 제도와 기관 저항하는 사회 운동이나 집회에서 탄생한 것으로, 이들 상당수가 의사 결정 과정에서  명시적으로  큰  시민의 관여를 강조합니다. 이 변화는 영국의 UKIP, 미국의 트럼프나 프랑스의 Front National, 독일의 Alternative fur Deutschland, 네덜란드의 partij voor de Vrijheid처럼 반체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오래된 정당과 정치세력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있습니다.


영국에서의 개혁이 특히 시급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은 영국의 소중한 문화 유산입니다. 그러나 국회의 풍습과 전통을 보존하려다 보니 업무 관행이 경직되고 말았습니다. 사실 국회를 근대화하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습니다. 1844년 발표된 Erskine May의 대표작인 Treatise on the Law, Privilges, Proceedings and Usage of Parliament에 최초로 기록된 고대 의회절차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새로운 기술이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를 촉발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정치가 결국 의견과 이념에 대한 것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더욱 고집스럽게 느껴집니다. 정치는 ‘무엇이 좋은 사회를


구성하는가'에 대한 대안적인 견해들의 논쟁입니다. 이는 시험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아이디어를 정교화하는 과정이며 토론과 토의, 증거의 활용과 타인을 설득하는 일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정치는 본질적으로 정보와 의사 소통에 관한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기에 이상적인 두 분야죠.


물론 디지털 기술만으로는 무관심, 정치혐오, 낮은 신뢰도, 정치 엘리트와 시민들의 벌어지는 간극을 해소하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민주주의 기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헌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상원 임명이나 선출의 새로운 시스템, 하원에서의 비례 대표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과 보다 다양한 하원의 구성 및 관습 및 근무 관례에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또한 디지털 기술의 확대가 영향이 전혀 없었던 것도 아닙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조정과 정보에 대한 접근이 증진된 사례가 나타났습니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대규모 지지자 집단을 집회, 시위 및 캠페인에 동원하는 데에 성공적이었습니다. 여러 형태의 청원 사이트도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최근 투표 결과가 시사하듯이,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민주적 프로세스의 최종 결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과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토론은 더욱 양극화되고 파편화됩니다. 거짓 정보와 가짜뉴스는 빠르게 전파됩니다. 선스타인이 지적했듯이 이는 극단적인 견해를 취하도록 하며 토론를 해야할 두 사람은 더욱 멀어지게 됩니다.


최근에는 개인화된 웹 검색의 결과 소셜 미디어에서 개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발생하는 양극화와 사회적 분리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고도 불리죠. 이  용어를 창시한 Eli Pariser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알고리즘으로 인해 사람들은 기존의 신념에 부합하는 미디어에 의해 둘러쌓이게 됩니다. 또한 중대한 사회 이슈를 다루는 뉴스 및 정보 같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미디어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됩니다.”


한편 전 세계 정부는 투명성과 개방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데이터를 대규모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역학은 그대로입니다. 기본 제도, 지배의 구조와 과정은 물론 국가와 시민 사이의 관계도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많은 서구 국가에서 여전히 소규모 정치 계급이 실질적인 정책의 결정에 독점을 행사하며 시민들의 의견은 배제된 채 국가와 지역 의회에 의사 결정 권한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은 이렇게 경직된 민주주의의 모습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들 실험에서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집단을 끌어들이고 시민들에게 권한을 부여하며 지역 당국과 지역 주민, 국회와 시민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브라질과 프랑스 등 여러 국가의 의회는 시민들이 법안을 제안하고 초안을 작성하도록 하는 새로운 도구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지방 차원에서는 시민들이 의견을 개진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설하기도 합니다. 참여자들은 정책 간 우선순위를 매기고 공공 자원을 배분하며 향후 토론에 대한 알림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스페인의 포데모스나 아이슬란드의 해적당 같은 정당은 루미오, 레딧, 디스코스 등의 소통 도구를 활용합니다. 위 기술을 통해 당원들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정책 제언을 심의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들 민주주의 도구들은 Nesta의 D-CENT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헬싱키 및 Reykjavik에서 실제로 시연되었습니다.


의견 교환과 정책 제안을 넘어서 정책을 개발하거나 법안을 작성하는 것처럼 더 복잡한 단계에 들어선 혁신 사례들을 보면 그들이 가장 경계하는 문제는 편향성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반되는 견해, 또는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한 데 모아 필터 버블을 깨뜨리려 시도해왔습니다. 이후 서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 토론하고 숙고하며 필요하다면 합의에 이르도록하는 세심한 절차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험과 혁신 대부분은 등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규모도 아직 작습니다. 그 영향을 평가하기에 너무 이르다고도 말합니다.그러나 이들 실험은 모두 디지털 도구가 민주주의 제도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앞으로 살펴볼 실험들은 민주주의와 거버넌스 전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당이든 국회든 지방 정부든 숙고와 결정 과정에 시민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면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의 흐름을 잘 따라가야 합니다/뒤쳐지면 안됩니다.



다른 분야에 디지털 기술이 끼친 영향을 살펴보면 디지털 도구가 민주주의에 던지는 변화의 전망은 밝습니다. 같이 상상해봅시다. 새로운 기술로 사람들에게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준다면 더 대표성 있는 민주주의가 가능해집니다. 새롭고 다양한 참여자들이 관여하면서 색다른 통찰이 나오고 정당과 국회, 정부는 더 높은 질의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또한 투명성과 대표성의 향상,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민주주의 구조와 제도는 보다 큰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디지털 민주주의를 개척한 혁신적인 사례들을 탐구하며 디지털 도구들이 가능케한 민주주의의 모습에 대해 자세히 논의해볼 것입니다. 바람직한 디지털 민주주의 절차는 어떤 것들로 이뤄지는지, 그리고 진행된 프로그램이 의사 결정의 질과 결정 사항의 정당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에 대해 우리가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그에 앞서 디지털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그 정의와 유형을 설명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례 연구에 디지털 민주주의에 대한 통찰을 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민주주의가 맞이한 도전과 기회를 진단하며 결론을 맺습니다.




What is digital democracy? - DD

정의

민주주의를 정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민주주의는 관행과 구조, 제도와 운동의 집합체이기 때문이죠.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여러가지 요소들의 총체이며 민주주의를 일컫는 것으로 알려진 그 요소들의 조합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디지털 민주주의에 대한 복수의 정의가 존재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디지털 민주주의는 정보를 제공하고 투명성을 증진하는데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는 것을 일컫기도하며 정보통신기술(ICT)가 참여를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온라인으로 시민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함으로써 시민의 권한을 확장시키려는 움직임을 말합니다. 우리는 여기서 디지털 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디지털 도구와 기술을 활용한 민주주의의 실천"으로 간단하게 정의합니다.


학계에서조차 디지털 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는 합의되지 않았습니다. 이 용어가 시민권, 참여, 투명성, 책임성, 거버넌스, 전자 정부, 시민 사회와 공공 영역이라는 여러가지 개념과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최소주의적인 정의와 최대주의적 정의를 구분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소극적 디지털 민주주의는 행정 정보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하고 정부와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온라인 민원이나 온라인 거래 서비스 같은 것 말이죠. 적극적 디지털 민주주의는 시민의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기대합니다. 이런 방향의 디지털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행정 관료와 협업하고 그들의 공동체나 시민들 자신이 어떻게 통치될지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디지털 민주주의의를 정의할 때 또 다른 골칫거리는, 사람들이 용어를 각자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들은 대의 민주주의나 참여적 민주주의, 숙의(또는 협력적)민주주의, 직접 민주주의 같은 상이한 민주주의 모델 하에서 용어를 사용하고는 합니다. 예를 들면 정보의 제공과 높은 투명성을 통해 민주적 구조와 절차 및 신뢰가 향상될 수 있다는 논리가 ‘열린 정부'라는 슬로건에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런 논의들은 보통 대의 민주주의 모델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최근에는 ‘열린 정부'라는 용어가 인터넷 연결성, 투명성 및 정부기관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향상과 같은 강령에서 한 발짝 나아가 시민과 정부가 보다 나은 결과를 내기 위해 새로운 상호작용을 시도하는 정책까지 포함하게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영역에서 시민들은 특정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참여하고(예: 미국의 challenge.gov), 청원서를 작성하고(예:미국의 We The People), 법안을 제안합니다(예:Reykjavik의 Your Priorities). 또, 공무원들과 협력해 정책의 초안을 작성하며(예: 에스토니아 시민의회), 지금까지 공무원들의 유산으로만 여겨지던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도 합니다(예: Peer to Patent). 이러한 사례들은 참여적 민주주의 모델, 요새는 협력적 민주주의로 불리는 모델에 가깝습니다.


정보통신기술이 직접 민주주의 모델을 가능케 할지에 대해서는 논의되는 중입니다. 그 예로는 국민투표나 지역 주민들이 지역 예산을 어떻게 쓸 지 직접 결정하는 참여 예산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근 몇십년간 정치적 담론들은 숙의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정치철학사에서 말하는 ‘숙의적 패러다임 변혁' 이후로 말이죠. 하버마스나 롤스 피쉬킨 같은 대표적 숙의 민주주의자에 따르면 진정한 민주주의는 참여는 물론 시민들간 토의와 토론을 수반합니다. 이들의 영향으로 민주주의 이론가나 실천가들 사이에서는 토의하고 토론하는 숙의의 과정은 바람직하다는 것이 널리 받아들여집니다. 시민과 시민 간 시민과 공무 종사자 간 숙의를 이끌어 공적 영역을 민주주의의 장으로 발전시킨다는 이상은 바로 숙의 민주주의 모델과 연관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 특정한 모델을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어떠한 민주주의 모델이든 그를 뒷받침하는 기술에 관심을 둘 뿐입니다. 민주주의는 정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거버넌스의 구조나 정치에 대한 학문적인 논의를 뛰어넘어 기술이 활용되는 방식에 주목합니다. 즉 앞으로 소개할 디지털 도구들은 회사나 시민단체에서, 소속 단체나 결사체에서도 토론과 집합적 의사결정을 위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유형


디지털 민주주의의 정의가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개념의 서로 다른 측면을 조명할 수 있는 유형이 필요합니다. 이 유형 분류는 정책입안자나 시민들처럼 실제로 디지털 민주주의를 활용할 사람들에게 유용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활동의 형태를 기반으로 분류되었지만, 최종 결정권한과 같이 권력의 지형과 소통의 구조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 분야에서 정부 제도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나 시민들이 일상적인 민주주의 활동에 관여하는 방법 - 구체적인 우려를 제기하고, 법안을 개발하거나 검토하며, 결정을 내리고 공직 종사자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것 - 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미진했습니다. 아래에서 제시하는 디지털 민주주의의 유형들은 이런 일상의 민주주의에 움을 틔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참고로 정부, 국회나 정당과 같이 제도권 내 정치적 주체가 조직하거나 적어도 중재에 참여한 활동만을 분류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전 연구들이 거시적 구조와 거버넌스보다는 공공 영역의 민주화와 같은 상대적으로 넓고 추상적인 개념에 치중한다는 비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림]

순서: 왼쪽 위부터 선을 따라서

정보 제공

다가오는 토론, 선거나 회담에 대해 안내하고 접근을 확대하기

예: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 간행물과 투표기록

쟁점 제기/여론 환기

시민들이 특정 이슈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공론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예: 청원 사이트

시민들의 정보 제공

시민들이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각각의 사정을 이해하며 전반적인 여론의 지형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 마련

예: 시민 생성 데이터

시민들의 아이디어 제공

참신하고 더 나은 (미래지향적) 해결책을 위해 시민들이 아이디어 제시. 일반적으로 전후 사정에 대한 이해와 경험을 바탕으로 합니다.

예: 아이디어 뱅크와 아이디어 경진대회

기술 자문

공유된 지식을 활용하는 플랫폼이나 도구들. 일반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높은 수준의 전문 지식을 요합니다.

예: 경험적 사실과 전문 지식에 대한 자문 요청

숙의


시민들의 숙의를 돕는 플랫폼이나 도구들 예: 온라인 포럼, 토론 포럼

시민들의 입법 제안

개별적으로 혹은 시민들 간 및 공무원과 협력하여 법안을 구상하고 발전시키고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

예: 공동 편집 문서

시민들의 법안 검토

시민들이 여러 법안들의 선택지를 검토할 수 있게끔 하는 절차 예: 공청회, 실시간 논평

시민들의 의사 결정

국민 투표나 특정 사안에 대한 투표, 참여 예산 등을 통해 의사 결정 참여 예: 구속력 있는 국민투표, 참여 예산제

시민들의 공무 감시

정책, 법률 시행, 의사결정 절차, 정책 시행 결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뒤 시민들의 감시 및 평가활동

예: 오픈 데이터, 예산 공개, 투명한 데이터




Case Studies Intro - DD

성장하는 디지털 민주주의

지난 몇 년 간 디지털 민주주의 프로젝트는 전세계적으로 급증했습니다. 국회는 시민들인 법안을 제안하고 초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구를 도입하여 실험하고 있습니다. 지방 정부에서는 거주민들에게 지역 예산 지출을 계획할 수 있는 권한을 나누고 있습니다. 포데모스, 해적당, 오성 운동과 같은 신생 정당의 물결은 그 핵심에 참여 민주주의 및 직접 민주주의의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은 위기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08년 경제위기로 촉발된 아이슬란드의 프라이팬 혁명은 Your Priorities라는 플랫폼을 탄생시켰고 비슷한 시기 긴축제정에 반대하며 시작한 스페인의 15M 운동은 Decide Madrid라는 플랫폼을 낳았습니다. 에스토니아는 정당 자금과 관련된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이에 대통령은 민주주의 제도 개혁에 대한 권고안을 만들기 위해 시민사회 단체들과 함께 에스토니아 시민 의회를 꾸렸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민 발의 기구인 Rahvaalgatus를 창설하는 데에 이릅니다. 한편 대만에서는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응하자 학생시위대가 의회 건물을 포위하고 점령했습니다. 이 ‘해바라기 학생 운동’의 여파 속에서 vTaiwan이 탄생했습니다.


기존 정치인과 정치 기관에 대한 신뢰의 하락이 모순적이게도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었습니다. 전통적인 정치 주체가 신뢰를 잃으면서 새로운 정치적 주체가 등장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준 셈이죠. 서구 세계 대부분에서 정부는 정당성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위에 언급한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들은 시민들에게 의사결정과 숙의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을 개설하는 방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회나 정부에서 직접 나서 개방성과 온라인 참여를  확대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합니다. 브라질의 LabHacker나 e-Democracia가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보통은 이러한 메커니즘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할  때  오픈소스  ‘시빅  해킹'  집단과  협업하여 소프트웨어와 전문 지식을 제공 받습니다. 반대로 풀뿌리 민주주의 운동이나 시빅 테크 집단에서 새로운 시도를 추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은  의사결정권자들이  결과물을  사들여  제도권 내에 자신들이 개발한 디지털 도구나 프로세스를 편입시키는 방향을 모색합니다. 또, 디지털 마인드를 갖춘 정당들이 변화를 주도하기도 합니다.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대규모의 풀뿌리 참여를 유치하고 Ahora Madrid 연합처럼 정권을 잡았을 때 참여 민주주의 혹은 직접 민주주의 모델을 따르는 새로운 정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 위함입니다.


이렇게 시작된 많은 도구들이 추진력을 얻으면서 이제는 벤치마킹되고 다른 환경에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에서 시작한 플랫폼 Your priorities는 루마니아와 영국, 에스토니아에서도 사용됩니다. Decide Madrid의 골자 플랫폼은 스페인 전역으로 퍼져 바르셀로나, 라코루냐, 오비에도 등지의 지방 정부에서 활용되었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를 구현해내는 도구들도 많아졌고 효과적인 온라인 정치참여를 설계하고 배포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과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는 디지털 민주주의 옹호론의 장벽을 낮추는 데 확실히 기여했습니다. 정책입안자와 실무자는 이미 자리 잡은 도구들을 채택함으로써 편리하게 민주주의 혁신의 혜택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례 연구

이 연구 프로젝트는 의회에서, 지방 정부에서, 그리고 정당에서 내리는 수많은 결정의 질과 정당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시민들을 관여시키는 방법을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시민들을 숙의, 제언,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검토할 것입니다. 물론 몇몇은 앞서 제시한 디지털 민주주의 분류 중 다른 유형, 특히 아이디어 제안, 기술 자문, 법안 검토 같은 분야와 겹칠 수도 있습니다.

이 연구는 행정부 또는 사법부가 아니라 정부의 입법부에서 개입한 프로젝트를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정책 개발 및 자문, 입법안 작성, 입법 심사 및 의사 결정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도구들은 호환성이 뛰어나 행정부나 사법부 및 정부 부처와 관계 없는 다른 기관이나 단체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당, 지방 정부, 국회로 민주적 의사 결정의 수준을 나누어 세 수준 간 비율을 맞추려 노력했습니다. 여기에서 공식적인 민주주의 절차나 의사결정 구조와 직접적 연관성이 떨어지는 시빅 테크 프로젝트는 제외되었습니다.



지도에서 볼 수 있듯 연구는 총 13 가지 사례에 대해 진행되었습니다. 대체로 유럽의 사례에 초점을 맞췄지만 브라질이나 타이완의 경우처럼 비유럽권이지만 혁신적이고 독창적인 접근법이 두드러지는 사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이 사례들은 이전까지 문서화가 미미했고 2차 연구도 제한적이었습니다. 즉 이 연구는 정책입안자, 국회의원 및 실무자를 대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을 소개하는 것입니다. 모든 사례들은 가능한 문헌과 계획을 수립하고 운영한 실무자들과의 인터뷰를 참고했습니다.


덧붙여 앞으로 나올 사례들은 발전 단계가 모두 다르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부는 막 첫 발을 내딛어서 그 영향력을 온전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상대적으로 잘 발전한 사례도 있지만 반대로 시도 끝에 실패하고 중단된 실험도 있습니다. 이 실험은 디지털 민주주의를 실행하는 방법에 대한 반면교사로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사례의 발전 상황이 다르다 보니 연구 결과도 심도와 분량에 있어 차이가 있습니다. 일곱 가지 사례에 대해서 깊이 있게 다루고 나머지 여섯 가지 사례에 대해서는 결과와 방법에 대해 간략하게 논의했습니다.

[그림]

각 사례 연구를 읽은 뒤 번역




Local Government Case Studies - DD



더 나은 레이캬비크/ 더 나은 마을

아이슬란드

쟁점 제공/정보 제공/아이디어 제공/숙의/의사결정


개괄

2008년 아이슬란드의 은행 중 세 곳이 잇따라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아이슬란드 경제는 파국으로 치닫으며 세계 경제 위기의 신호탄을 날렸습니다. 조사 결과 아이슬란드의 금융 위기는 무더기의 정치인, 금융가와 기업인들의 비리와 불법 활동으로 야기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자 경제 위기는 빠르게 정치적 위기로 번졌습니다. 아이슬란드의 국회 신뢰도는 3년 만에 40퍼센트(2008년)에서 11퍼센트(2011년)로 하락했습니다. 경제 위기를 초래한 정부는 투명성을 약속한 새로운 세력으로 교체되었으며 2010년 아이슬란드의 수도 레이캬바크에는 신생 정당 베스트당이 지방 선거에서 승리하며 의회에 들어섭니다.


혼란스런 정치적 상황이 전개되는 와중에 시민사회에서는 새로운 정치적 주체와 더 큰 투명성, 의사결정 과정에의 시민의 역할 확대를 갈구하는 분위기가 감돌았습니다. 이 분위기에 힘입어


2008년, 아이슬란드의 비영리단체 시민 재단은 오픈소스 크라우드 소싱 툴 ‘Your Priorities’를 출범합니다. 사실 Your priorities가 등장하기까지 여러차례의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가장 초기의 형태인 그림자 의회는 의회 내부의 토론을 추적하고, 사용자 간 토론과 법안 수정 제안을 골자로 했습니다. 이후 그림자 의회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토의할 수 있는 플랫폼인 ‘아이디어 부처'로 발전합니다. 궁극적으로 그림자 의회와 아이디어 부처, 두 가지 플랫폼은 그림자 자치시로 통합됩니다. 그림자 자치시는 국가 수준보다는 지방자치단체 수준에 집중하여 시민들로부터 참신한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베스트당의 다수석 확보 이후 그림자 자치시 플랫폼을 바탕으로 수도 레이캬바크만을 대상으로 하는 ‘더 나은 레이캬바크'가 개설되었습니다.


이후 그림자 자치시는 Your Priorities로 개편되어 전 세계의 정부, 시의회와 공공 단체 및 시민 사회 캠페인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최소 70만명의 사람들이 플랫폼을 사용했으며 해적당과 에스토니아 중앙 정부 및 영국 의료보험기구도 Your Priorities를 활용한 바 있습니다.


그림자 자치시는 지방 선거를 맞이해 모든 정당에 독립된 섹션을 제공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정당 중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신생 정당인 베스트당 뿐이었습니다. 베스트당은 항의 정당이었습니다. 관례 상 발표하는 공약 선언문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수영장에서 수건을 무료로 제공한다든가 부패 행위를 공공연히 저지름으로써 근절하겠다는 황당한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의 정당과 정치 토론을 풍자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레이캬비크 시민들은 호응했고 베스트당이 레이캬바크의 15석 중 6석을 차지하는 쾌거를 거둡니다. 베스트당은 당선 이후 그림자 자치시의 활용을 더욱 확대하고자 했습니다. 베스트당으로서는 정책 아이디어를 얻을 뿐 더러 지역주민에게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의사결정에 더 큰 권한을 부여하는 방법이라고 보았죠. 2010년 베스트당은 플랫폼 설립자인 로버트 비르마슨과 군나르 그림슨에게 레이캬비크 시의회를 위한 아이디어 제안 플랫폼 ‘더 나은 레이캬비크'를, 그 이후에는 참여 예산 플랫폼 ‘더 나은 마을'을 만들어 주기를 요청했습니다.

[그림] 더 나은 레이캬비크와 더 나은 마을 플랫폼 내 절차 도식

더 나은 레이캬비크는 지역 정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플랫폼입니다. 시민들은 도시 개선을 위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토론하고 순위를 매깁니다. 아이디어는 누구나 게시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에 올라온 아이디어 하단에는 찬성과 반대로 공간이 나뉘어 아이디어에 대한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는 물론 개별 댓글들에도 추천/반대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레이캬비크에서 매달 가장 인기 있는 15가지 아이디어는 레이캬비크시 의회 내 적절한 상임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다뤄집니다. 그 후 시민들은 아이디어의 채택 여부와 채택되었다면 시행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습니다. 이 플랫폼은 출시 당시 호평을 받으며 몇개월 만에 신규가입자가 5000명을 돌파합니다. 지금까지 더 나은 레이캬비크에는 전체 시민 12만명 중 7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에 의해 제안된 아이디어 중 1045건이 시의회에서 처리되었으며 220건은 실제로 구현되었고 336건은 지금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간 차를 조금 두고 도입된 더 나은 마을은 도시 전역의 연례 예산 분배에 참여하기 위한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에서 각 시민은 배분할 수 있는 일정한 예산을 갖게 되고 특정 제안서에 투표할 수 있습니다. 지역 자원을 어디에 소비하고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하는 권한이 시민 개개인에게도 부여된 것이죠. 더 나은 마을 플랫폼에서의 참여는 시민들이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생활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레이캬비크 건설위원회에 제출되고 각 제안의 비용과 실현가능성을 검토합니다. 이 검증 과정을 통과한 몇 가지 프로젝트만을 시민 투표에 부치고, 득표를 많이 받은 프로젝트는 집행에 들어갑니다. 매년 약 4억 5000만 크로나(360만 유로)가 할당 되었으며 이는 레이캬비크 도시건설 예산의 5%에 해당됩니다. 지금까지 420개의 아이디어가 승인되어 더 나은 도시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디어의 범위와 규모는 다양하지만 초기 성과 중 하나는 9세 여자아이가 제안한 아이디어로, 학교 견학을 더 자주 가자는 요청이었습니다. 공원, 운동장 및 도로 개선과 소규모 공공 투자도 있었습니다. 규모가 큰 사례로는 폐쇄된 작은 발전소를 청소년 센터로 개조하는 프로젝트나 노숙자 보호소 증설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더 나은 마을 내에서 진행된 전자 투표는 안전했고 법적으로 1인 1회 참여를 보장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시민이 프로젝트에 투표할 때마다 전체 예산이 감소되는 모습이 즉각 보인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시민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프로젝트 소수와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를 여러 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참여

더 나은 레이캬비크 플랫폼이 2010년에 발표된 이후 15,962 명의 사용자가 5,312개의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11,362 개의 댓글을 달았습니다. 누적 방문수는 7만 명에 이릅니다. 레이캬비크 인구가 12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만한 수치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7만명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습니다.플랫폼 개발을 맡은 시민재단 측에서 연령, 성별 및 기타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했지만 이로 인해 참여율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데이터를 얻기 위해 참여를 희생하지 말 것"이라는 기치 아래 시민재단은 소셜 미디어나 전자 메일 인증 등 가입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했습니다.


반면 참여 예산 플랫폼인 더 나은 마을은 국가 등기기관에서 인증 절차를 관리하며 동시에 참가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가입과 등록이 까다로워지며 2012년 6500 건에 달하던 참여는 2014년 5500 건으로 줄어버렸습니다. 시민이 직접 지방 예산의 배분에  참여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엄격한 가입 인증은 피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온라인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Your Priorities의 새로운 버전을 도입해 소셜 미디어에 공유를 유도하면서 2015년 참여는 7000 건으로 반등했습니다. 등기 기관에서 수집된 정보를 분석한 결과 36세에서 55세 시민들의 참여율은 50 퍼센트로 비교적 일관적이었습니다. 약 30%는 16세에서 35세 사이이며 나머지 20%는 56세 이상입니다. 청소년의 참여는 눈에 띄게 저조했습니다.

[그림] 차트 표시

성공 요인

시 의회의 강력한 지지와 지방 행정과의 확실한 연계


매월 가장 많은 투표를 많은 아이디어를 시 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처리한다는 약속은 큰 인센티브가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참여자들은 아이디어 제공, 댓글이나 투표와 같은 자신의 기여가 가치 있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시 의회와 시민관 명확한 피드백 순환

시민 재단의 그림슨이 말했듯이 “‘그렇다' 또는 ‘아니다'라는 대답이 핵심은 아닙니다.” 더 나은 레이캬비크 플랫폼을 도입하며 정치인들은 놀라운 발견을 하나 하게 됩니다. 시민들에게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결정의 결과 뿐 아니라 이유를 설명하면, 최종 결과가 최초에 추구한 바가 아니더라도 시민들은 이해하고 수용한다는 것입니다.

광범위한 프로그램 홍보

일례로 참여예산 과정 중 이틀 동안은 플랫폼 유입의 50%가 페이스북 공유 게시글을 타고 들어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협의와 숙의를 유도하는 유저 인터페이스

특히 찬성과 반대 댓글란을 분리함으로써 다른 사용자를 직접적으로 반박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대댓글 등으로 직접적인 반박이 가능한 환경에서는 종종 사소한 이슈에 대한 키보드 배틀과 네거티브 방식이 토론을 잠식하고 맙니다. 하지만 더 나은 레이캬비크 및 더 나은 마을 플랫폼에서는 일반적이고 긍정적인 의견을 개진하여 전체 사용자에게 호소하는 것이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또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나란히 제시되는 인터페이스는 이슈의 복합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참여와 대표의 범위 확대

참여자 정보를 요청했을 때 참여가 감소할 우려 때문에 현재로서는 더 나은 레이캬비크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합니다. 그러나 더 나은 레이캬비크와 더 나을 마을에 대한 최근 평가에 따르면, 대학 교육을 받은 인구, 높은 임금을 받는 인구 및 36세와 55세 사이의 인구로 참여가 편향되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참여 인센티브 확보

참여 예산 플랫폼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참여 예산 제도에 할당된 예산이 너무 적다는 반응이 공통적이었습니다. 그 예산으로는 의미 있는 변화를 도출하기 어렵고 비중 있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규모가 작은 프로젝트로만 예산 할당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죠. 플랫폼과 진행 절차에 대해 알지 못해서, 혹은 아이디어의 질에 대한 우려 때문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시 의회의 권한과 공무 절차에 대한 대중의 인식 부족

지방 자치단체의 구조와 공무 집행 절차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채 시의 권한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한 제안들은 공무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필요 자원 관리

참여 예산 과정에서 창출된 아이디어 중 몇몇은 공무원들의 역량과 레이캬비크 시의 IT 역량 바깥에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시민의 필요에 발맞추어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느껴졌습니다.


주요 결과 및 영향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더 나은 레이캬비크와 더 나을 마을 시행의 결과 지역구 정치인들이나 공무원들이라면 생각하지 못했을 기관과 기반 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이는 지역 주민들이 자신과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군중의 지혜로 좋지 않은 아이디어는 자연스레 걸러졌기 때문이었습니다. 플랫폼이 보장한 “폭 넓은 선택지에 대한 개방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전체 시스템이 경직된 틀에서 벗어난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플랫폼이 지역 정치에 대한 신뢰에 미친 영향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시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2010년 2월 22퍼센트에서 2012년 2월 15퍼센트로 하락했다가 2014년 2월 31퍼센트로 증가했습니다. 이에 대해 2014년 레이캬비크시 웹 디렉터 Hreinn Hreinsson은 플랫폼의 영향을   그 이유로 분석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더  나은  레이캬비크  플랫폼은  더욱  안정적인  레이캬비크 시 정부에 기여했습니다. 아이슬란드 의회에 대한 신뢰도는 10 퍼센트에 못 미치지만 레이캬비크 시에 대한 신뢰도는 훨씬 높습니다.” 물론 아직 입증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조사는 플랫폼과 절차에 대한 높은 만족도를 시사합니다. 레이캬비크 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해당 플랫폼을 알고 있는 시민들 중 67 퍼센트가 ‘만족' 또는 ‘매우 만족'에 응답했으며,      7 퍼센트만이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


개괄

2011년 인디그나도스 운동이 스페인에서 발발합니다. 5월 15일에 시작해 15M 운동이라고도 불리는 대규모 시위는 5월 지방선거와 11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변화의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공공 서비스 예산 삭감과 정치권의 부패에 항의하고 투명한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당시 사회운동가들이 블로거, 웹사이트 개발자들과 온라인으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소셜 미디어로 시위를 공유, 확산시켰다는 점이 주목 받았습니다.


4년 후, 2015년 포데모스당과 가네모스당이 구성한 Ahora Madrid 연합이 마드리드 지방선거에서 큰 성공을 거둡니다. 새로이 설립된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의 57석 중 20석을 석권한 것이지요. 이어 제 3당 사회노동자당이 9석을 차지하면서 마드리드 시의회는 소수당 정부가 됩니다. Ahora Madrid는 사회노동자당과 연립내각을 구성하고 20년동안 계속된 국민당의 우파 정부를 종식시킵니다.


시 정부에서 시민 참여 플랫폼 Decide Madrid를 발족한 것은 바로 이 직후였습니다.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확대하고 지방 정부의 의사결정에 더 많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5M 운동의 정신을 승계한 것이었지요. 구체적으로 Decide Madrid 플랫폼은 민주적 의사결정에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여러 채널을 개방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야당인 국민당은 초기에 이를 ‘인터넷 독재'라고 묘사하며 비판했습니다. 시민들의 플랫폼 가입이 더디게 진척되면서 발족 직후에는 이런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꾸준히 성장하여 가입 사용자 수가 현재의 20만명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드리드 전체 인구인 310만 명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치입니다.


16세 이상의 마드리드 시민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채널을 개방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창구도 열어두었습니다. 마드리드 전역에 퍼진 총 26개의 시민 서비스 사무국에서는 교육받은 공무원들이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는 시민들의 참여를 돕고 있습니다.

Decide Madrid 플랫폼의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안: 어떤 주민이든 새로운 지방 법안에 대한 제안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 제안은 12개월 동안 플랫폼에 게시됩니다. 그 기간 동안 다른 주민은 ‘지지하기' 버튼을 눌러 제안에 지지를 표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16세 이상 인구의 1%(약 27000명)에 해당하는 만큼의 지지표를 받게되면 제안은 45일 후 최종 투표를 받게 됩니다. 그 동안 제안은 플랫폼 상단에 게재되어 널리 알려지고 더 많은 시민들이 토론에 참여하여 추가적인 아이디어나 수정사항을 고려하게 됩니다. 주민 최종투표까지 통과하면 시의회는 제안의 적법성과 타당성, 비용 측면을 포함한 실현가능성을 심의하고 결과 보고서를 플랫폼을 통해 공유합니다. 이런 몇 차례 단계를 모두 밟은 제안은 시 정부에 의해 이행되며, 이는 현 정부가 확실하게 약속한 바입니다.


사실 제안을 최종 투표에 부치기 위해 받아야하는 지지 투표수는 2016년 중반 2%에서 절반으로 조정된 것입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13000건의 아이디어가 제안되었지만 최초 투표 단계를 통과한 제안은 2개 - 마드리는를 ‘100%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드는 계획과 대중교통 승차권 단일 - 뿐이었습니다.


토론: 디사이드 마드리드 내에서 토론은 앞선 제안처럼 의회에 구속력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주어진 주제에 대한 여론을 가늠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자는 새로운  토론을 열거나 기존 토론에 참여할 수 있고, 발제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표를 던질 수 있으며 추가 의견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토론에는 시의원이 직접 참여하기도 합니다.(Figure 12) 시의원의 참여는 대중 참여를 촉진하고 대표자와 대표받는 시민 간 직접적인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Figure 12 : '이 새로운 토론 공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마드리즈 시의원이자 디사이드 마드리드 공동 제작자 Pablo Soto가 Decide Madrid에서 첫 번째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참여 예산: 마드리드 시 정부는 연간 예산 중 6천만 유로를 참여 예산에 배당했습니다. 이 중 2400만 유로는 마드리드 전체 도시 차원의 프로젝트에, 나머지 3600만 유로는 단일 지구별 프로젝트에 지원됩니다.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 각 지구마다 조직된 오프라인 토론 공간을 통해서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성된 제안들은 모두 1차 투표의 대상입니다. 1차 투표에서 주민들에게는 광역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표와 지구별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표를 구분해 각 10표씩 제공됩니다. 주민들이 1차로 투표한 결과 상위권을 차지한 프로젝트들은 시의회로 넘어갑니다. 의회는 각 제안이 실현 가능하고 타당하며 예산안에 부합하는지 심사합니다. 2016년에 1차 투표에서 선별되어 의회의 심사를 받은 제안은 5184건에 달합니다.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중복이 발견되면 프로젝트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독려합니다. 의회 심사를 통과한 제안은 최종 투표에 부칩니다. 시민들은 일정량의 예산 결정권을 부여받고 그 예산이 소진될 때까지 원하는 제안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최종 투표에서 지지율이 높은 제안은 시의회의 연례 예산안 초안에 포함됩니다.


부문별 시민참여: 이 섹션은 다양한 이슈에 대한 시민 자문이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예를 들면 스페인 광장 리모델링의 디자인 시안에 대한 주민들이 투표하는 식입니다. 마드리드의 인권 계획안에 기여하거나 도시 투명성 조례의 초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던 사례도 있습니다. 또 2016년 4월에는 공개 총회에 대비하여 국회의원들에게 제출할 질문을 작성하고 투표를 통해 가다듬는 작업도 이 섹션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참여

플랫폼의 가입 절차는 간단합니다. 누구라도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계정을 만들 수 있으며, 이 계정으로 플랫폼의 어느 섹션이든 제안을 제출하고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번호와 생년월일, 우편 번호 등의 정보를 제공해야합니다. 인증 과정을 거치며 성별은 자동적으로 추가됩니다. 이로써 전반적인 참여자의 구성과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해 살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정보에 따르면 2016년 참여 예산 집행 과정에서 45522명의 시민들이 참여했습니다. 이 중 51%가 남성 49%가 여성으로 성별은 비교적 균등하게


분포했습니다. 연령별 참여를 따져보면 30세에서 49세 인구가 전체 참여의 60%를 차지하고 60세 이상은 10%에 그치며 불균형한듯 보이지만 모든 세대 집단이 비교적 균등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시의회의 의뢰로 시행된 최근 설문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마드리드 시민 1004명 중 56%만이 디사이드 마드리드 플랫폼을 알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또 교육 수준  별  인식에 격차가 드러났습니다. 대학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 중 75%가 플랫폼을 알고 있는 반면 초등 교육(16세까지) 이수자는 45%, 중등 교육(18세까지) 이수자는 39%만이 알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플랫폼 가입 통계에서는 격차가 덜합니다. 대학 교육 이수자 중 디사이드 마드리드에 가입한 사람은 21%로, 초등 교육 이수자의 13%, 중등 교육 이수자의 21%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현재 인종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에 대한 정보는 수집되지 않고 있지 않으며 차후 확대할 예정입니다.




성공 요인

홍보와 커뮤니테이션에 대한 투자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2015년 출범 당시 하루에 최대 3250 건의  기여가  등록될  정도로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냅니다. 이는 이후 두 달 간 하루 평균 500 건 정도로 하락합니다. 그러자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대대적으로 추가 프로모션과 옥외 광고를 시작합니다(Figure 13). 2016년 참여예산 정책 홍보로만 20만 유로의 예산이 사용되었으며, 이는 참여자 한 명 당 4유로에  해당합니다. 이로써 단기적이긴 하지만 활동이 급증하는 효과를 거둡니다.

Figure 13 : Decide Madrid의 옥외 광고 분명히 보이는 결과

시민들의 참여로 결정된 예산이 집행되면 그 혜택을 바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참여

예산 프로그램의 핵심입니다. 시 의회 의원의 참여도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또 이는 다시 시민들의 참여 증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사용자 친화적인 웹사이트 디자인

디사이드 마드리드 웹사이트는 여러가지 참여 방식을 물 흐르듯 하나의 플랫폼에 통합했다고 말합니다. 마드리드시의 시민참여 담당자 Miguel Arana Catania는 “모든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동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럼으로써 “복수의 웹사이트에 접속할 필요 없이 하나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다양한 프로세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한 사이트는 사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다이렉트되는 랜딩페이지에는 중요한 제안이 상단에 표시됩니다. 또한 필터링 시스템을 채택하여 제안 섹션에 들어가면 인기 있는 제안을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습니다. 댓글란 또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직되어 있어 하위 토론으로 논의에 깊이를 더하기도 합니다.



앞으로의 과제

재정적 및 인적 자원 관리

참여 예산 과정에서 수천 개의 아이디어 물 밀듯 접수되었습니다. 이들을 모두 공무원들이 실현가능성을 평가하고 차후 투표에 부치기 위해 처리해야 했습니다. 플랫폼이 행정적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업무량은 방대하며 개선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손쉬운 제안 목록 파악

앞서 말했듯 새로 접수되는 제안이 많다 보니 사용자들이 자신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젝트 제안을 골라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디어 간 중복도 빈번하게 발생했죠. 13000 건의 초기 제안에도 불구하고 최종 투표를 위한 심의를 통과한 제안이 두 개 뿐인 것은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더 많은 참여와 대표성 확대

현재 플랫폼에 등록된 시민은 마드리드 인구의 10%에 못미칩니다. 왜 다른 시민들은 디사이드 마드리드에 가입하지 않을까요? 시 의회의 설문에 따르면 인터넷/IT 기술을 이용할 수 없어 피치 못하게 참여하지 못하는 시민은 11% 뿐입니다. 27%는 시간이 부족해서, 16%는 관심이 없어서 11%는 귀찮아서, 그리고 남은 11%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참여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습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 시스템의 의미와 장점을 설명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주요 영향 및 결과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탄생한지 별로 안된 ‘젋은' 플랫폼입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플랫폼에 대한 지표들은 긍정적입니다. 특히나 시민 기여가 꽤 높은 수준의 질을 자랑합니다. 고의적으로 불쾌하거나 적절하지 못한 내용을 게재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시민들은 사회적 소외 계층을 고려하고 가정 폭력 희생자에게 주거 지원을 개선하는 등, 마드리드 시의 사회 통합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결정의 정당을 높이기 위해 참가자 수를 늘리고 참여의 대표성을 향상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즉, 플랫폼이 어린이들부터 노인 층의 목소리까지 모두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사회경제적 배경과 같은 인구학적 특성을 추적하며 의도치 않게 특정 집단이 배제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영향은 더 넓은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세계 여러 도시에서 디사이드 마드리드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Miguel에 따르면 다음 해만 해도 15개의 도시와 스페인의 여러 지방이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자문을 구하려하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나 아코루나, 오비에도와 같은 몇몇 스페인 도시들은 이미 비슷한 플랫폼을 발족한 상태입니다. 이들은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구조를 바탕으로 한 consul 소프트웨어 오픈소스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시장님, 의견 있어요


개요

2014년 파리, 안네 히달고는 시장으로 부임하며 도시의  협력적인  운영에  대한  비전을 제시합니다. 이는 의사결정에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시장의 대답이었습니다. 파리의 부시장 Pauline Veron은 같은 맥락에서 “공지를 내리거나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당시의 사회적 요구에 대하여 “파리인들은 실제로 프로젝트의 발달을 돕고 싶어한다"고 언급하며 시정에서도 시민들과   더 강한 관계를 구축하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선거 후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2014년 9월 협력적 비전의 일환으로 시범적 참여 예산이 시행되었습니다. 단, 시범 운영에서는 아이디어가 크라우드 소싱으로 모집되지 않고 시 정부 측에서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리 시민들은 토론 후 온라인 및 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순위를 매겼습니다. 이 시범운영으로 최종 선정된 프로젝트에는 2천만 유로의 예산이 할당되었습니다.


시범 운영을 거친 참여 예산 제도는 2015년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사업의 규모도 확장되어 2020년까지 총 5억 유로의 예산이 책정됩니다. 년 단위로 살펴보더라도 예산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일례로 2016년 예산이 1억 유로로, 2015년의 6천 5백만 유로에 비해 증가한 셈이죠. 2016년 예산에는 시의 필요에 따라 책정된 특별 예산도 일부분을 이루고 있습니다. 1억 유로 중 1천만 유로는 어린이들이 청소년 복지 및 교육 프로젝트에 투표할 수 있도록 따로 배정되었고, 마찬가지로 3천유로가 ‘4사분위 인구'라고도 불리는 파리의 낙후된 지역 주민들의 대표성문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할당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참여 예산 제도에서 모든 제안들은 파리 시민들에 의해 생성됩니다. 프로세스는 총 다섯 단계로 나누어 진행됩니다. 첫번째 단계는 매년 1월과 2월 중으로 시민들이 온라인으로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시기입니다. 이후 플랫폼 상에서 다른 시민의 코멘트가 오가고 지역 워크샵의 지원을 받기도 합니다. 3월부터 5월까지는 공동 창작 단계입니다. 유사한 제안을 한 사람들과 온오프라인으로 모여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다듬어 하나로 통합합니다. 이후 여름에는 선별된 프로젝트를 온라인으로 공개합니다. 이렇게 공개되는 프로젝트들은 최소한의 심사를 거친것들입니다. 이 심사는 프로젝트의 지리적 범위에 따라 선출된 정당 대표와 시 관리, 시민사회 인사들과 시민들로 구성된 위원회가 맡았습니다. 심사 위원회는 광범위한 공익을 위하는 것인지, 기술적으로 실현가능한지, 예산 범위 내에서 실행될 수 있는지와 같은 최소한의 기준으로 프로젝트를 선별했습니다. 이 기준을 충족시킨 프로젝트는 홍보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를 알리고 투표를 독려합니다. 대망의 투표는 9월에 시행됩니다. 온라인은 물론 교육을 받은 선거 위원들이 관리하는 지정된 투표소에서도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의 선택을 받은 제안들은 12월 예산안에 포함되어 다음 해 집행을 시작합니다.


시민들은 자신의 투표 결과로 시행되는 프로젝트의 경과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업데이트를 받아볼 수 있고, 담당 팀이 제작한 인포그래픽이나


자신의 투표로 특정 지역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보여주는 구글 지도로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참여

파리의 ‘시장님, 의견 있어요'는 세계 어느 나라의 참여 예산 제도보다 높은 수준의 참여율을 자랑합니다. 2014년 시범운영 시 투표한 시민들만 41000명 이상입니다. 이 참여의 결과로 수직 정원에서 도시 스포츠 시설 및 음악과 예술 공연을 위한 야외 키오스크 개조에 이르는 9개의 프로젝트가 선정되었습니다.


2015년 참여예산제도는 꽤나 큰 확장을 맞이합니다. 처음 크라우드소싱으로 모집된 아이디어만 해도 5000개가 넘습니다. 그 중 3000개가 초기 심사를 통과했고 이는 다시 624개의 아이디어로 수렴된 후 최종 투표 후보로 공개되었습니다. 투표 참여율도 증가해 파리인구의 약 3%에 달하는 67000표가 제출되었고 188 건의 프로젝트가 승인되었습니다. 투표 참여는 2016년 급증해

158,964명이 초기 제안 3158건에서 선별된 219건의 프로젝트에 대해 투표했습니다. 2016년의 투표율 급증은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해 예산을 따로 배정한 것에 힙 입은 바가 큽니다. 당시 천만 유로를 학교와 대학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할당했고 66000명이 넘는 아동들이  특별  예산에 대한 표를 행사하면서 투표율이 증가한 것이죠. 물론 이 아이들이 가족들에게 투표를 독려하여 일반적인 프로젝트에 대한 투표를 늘리는 데에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확히 어떤 사람이 참여했는지 알아내는 것은 좀 더 복잡합니다. 온라인 투표와 달리, 오프라인 투표에 참여한 시민들에 대해서는 정보를 포착하기 힘들기 때문이죠. 2016년 온라인 투표 45151 건 중 34퍼센트는 30세 이하의 시민들의 표였습니다. 또 그 중의 절반은 파리의 소외 지역을 개선하는 프로젝트에 투표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데이터가 부족해 연령이나 성별, 혹은 다른 사회경제적 변수에 비례적으로 대표되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주목할만한 점은 4분위수 인구의 투표는 전체 투표 중 8퍼센트 밖에 차지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이 파리 인구의 15 퍼센트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고려해 보면 해당 지역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성공 요인

고위 정치권의 지원

참여 예산 제도는 처음부터 안네 히달고 시장에 의해 주도도었습니다. 이로써 프로그램을 지탱하고 성장시키는 데 필요할 자원을 확보할 뿐 아니라 지역적, 국가적 및 전세계적으로 위상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됐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통합

참여 예산 프로그램의 디지털 도구활용은 성공 요인의 일면일 뿐입니다. 웹사이트는 물론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시행 첫해 60 퍼센트만이  온라인으로  투표했고  2016년  온라인  투표는 삼분의 일로 하락합니다. 또한 참여 예산 프로그램의 온라인 플랫폼은 수많은 오프라인 활동으로 보강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홍보하기 위한 오프라인 워크샵이  개최되었고 여러 시민단체들이 행사를 열어 미시적 수준에서 참여를 조직했습니다.

시민 사회의 지원


시민을 관여시키고 참여를 유도할 때 다양한 구성과 배경을 어우르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워크샵과 공동 행동은 참여 예산 프로그램을 완성시켰습니다. 지역 기관은 특히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시민들이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개발하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투표 후에도 이어지는 시민 활동

시민들이 투표한 후에도 각 프로젝트의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웹 사이트는 프로젝트 마다 페이지를 개설하여 진행 일정 및 현장 사진을 공유했습니다.

프로세스의 투명성

이렇게 모든 정보를 온라인에 게재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파리 시청의 디지털 전략 고문 Clemence Pene은 “어떤 정치인도 아이디어를 ‘그냥' 거절할 수 는 없다. 우리는 모든 설명을 온라인에 올림으로써 시민들이 전체 프로세스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그에 따라 모든 투표 결과는 항목으로 세분화되어 웹사이트에 게시되었으며 OpenData 포털을 통해 자세한 사항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

행정적 부담 소화하기

현재의 규모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 자본과 시 공무원 측의 능동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시범운영 시기 아직 작던 담당 팀에게 참여예산 프로그램은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2015년과 2016년을 거치며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결을 모색했습니다. 우선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팀의 규모가 14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웹사이트의 벡엔드 개선을 통해 행정적 업무에 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도 있었습니다.

정보 제공의 적정선 찾기

아이디어, 의견 및 제안이 너무 많다 보니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제공해야 할 지를 정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방대한 정보로 시민들을 압도하거나 이탈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 동시에 양질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정도의 정보를 전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보다 복잡한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 발굴하기

시범 운영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만 보더라도 해체되는 사회의 유대 따위를 다루기 보다는 사이클 레인이나 스포츠 시설, 도시 녹지화에 대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이렇듯 아이디어가 덜 복잡한 문제에 집중되는 것은 부분적으로 ‘투자 예산'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지출을 필요로하는 프로젝트는 참여 예산 제도에서 시행하기 힘든 것이죠. 또한 시민들이 좀 더 복잡한 이슈를 다루도록 자신감을 줄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인식 개선과 참여 유도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참여를 확대하고 대표성을 보장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참여자 구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과소 대표된 계층을 타겟팅한 참여 유도책을 마련할 때입니다.




주요 결과 및 영향

시작한 지 3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파리의 참여 예산 제도는 적절한 수준의 노력과 투자가 달성한 성과의 예시로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파리 전역에서 400개의 프로젝트가 참여 예산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파리 시민들은 집 주변에서 투자 결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2020년까지 계속해서 프로젝트를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은 시 정부가 참여예산제도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를 시사합니다.




그러나 소수 민족이나 저소득 집단같은 파리 내 소외 계층도 그 혜택을 보고 있는가하는 의문은 여전합니다. 모든 지리적 단위가 이익을 받도록 예산 배분을 과정을 신중하게 설계했더라도 말이죠. 해가 거듭되며 참여 예산 투자 결과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보니 자신의 지역사회가 이익을 받았으면 하는 욕심이 앞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또 같은 이유로 까다로운 사회적 문제를 다루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아이디어에 치우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교외지역의 지속적인 소외 및 격리나 빈곤, 높은 실업률과 낮은 참여율, 빈약한 사회적 기회 등의 문제는 ‘까탈스러운' 문제에 속합니다. 이런 현상은 파리 뿐 아니라 다른 참여 예산 프로그램에서도 공통적인 골칫거리입니다. 파리는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지 지켜봅시다.


하지만 파리의 참여 예산 프로그램은 파리 시민들의 민주주의 제도와 정치 기관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지역 수준에서는 물론 더 광범위하게는 시민들이 민주적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 것이지요.




Parliament Case Studies - DD


cLabHacker와 eDemocracia


개괄

e-Democracia는 2009년 브라질 하원에 의해 개설된 포털사이트입니다. 당시에는 시민을 입법에 참여시키고자 시범적으로 개설되었죠. 그 시작은 하원의 전략적 경영관리 및 프로젝트 사무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팀에서부터였습니다. 의회 직원, 자문의원과 디지털 전문가들로 이뤄진 이 팀은 우선 세계 전역의 디지털 입법 실험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이 작업을 바탕으로 그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메커니즘을 포털의 핵심적인 컨셉으로 잡습니다. 그들은 그 메커니즘을 플랫폼에 적용하여 보다 다양한 사회의 단편들을 입법과 관련 이슈에 대한 토론에 관여시키는 방법으로 채택했습니다.



이렇게 개설된 e-Democracia 포털은 1) 브라질의 입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2)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나 복잡한 브라질의 입법 과정에 대한 시민들의 이해를 도우며 3) 하원과 소통하고 그들의 업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제공함으로써 의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인다는 목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e-Democracia는 이제 시범운영 단계를 지나 브라질에 완전히 정착하여 시민들이 입법에 기여할 다양한 통로를 열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프로젝트 진행에 다소의 기복은 있습니다. 심지어 2013년 초에는 정치적, 행정적 지원이 부족해 거의 취소될 뻔 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발생한 대중 시위로 입법 과정에서 대중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부패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이었죠.


e-Democracia 사이트는 세가지 영역으로 구성됩니다. 주제별 커뮤니티와 실시간 참여공간 및 공동으로 법안을 작성하는 위키입법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죠. 각  커뮤니티에서  시민들은 주제별로 분류된 온라인 포럼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한편 실시간 참여공간에서는 공청회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의원에게 질문하거난 제안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많은 투표를 받은 질문은 의회로 전달됩니다. 마지막으로 위키입법 공간은 법안의 초안 작성 과정에 대중의 참여를 유도합니다. 시범 운영 시기에는 플랫폼 운영 당국 측의 기획으로 기후 변화 대응 정책과 새로운 청년 법령의 제정을 위한 커뮤니티가 각각 생성되었습니다. 이후 아마존 우림지역이나 항공우주 정책, 우리나라로 치면 pc방에 해당하는 랜하우스에 대한 정책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커뮤니티가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현재 스포츠, 사이버 범죄 및 교육 등 폭 넓은 주제를 자랑하는 17개의 커뮤니티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6년 9월을 기준으로 약 37000명이 가입했으며

23000개 이상의 게시글이 각 커뮤니티에 포럼에 올라왔고 총 방문은 5천 2백만 건에 이릅니다.

지금까지 가장 성공적이었던 위키입법은 청년 법령과 인터넷 시민권 법안이었습니다. 청년 법령의 최종 본문 중 30%가 e-Democracia 포털의 위키입법으로 브라질 전역의 청년들에 의해 작성된 것이었습니다. 인터넷 시민권 법안의 경우 총 374명의 기여로 탄생했습니다. 많은 부분이 의회 보고관에 의해 직접 인용되었고 최종 법안에도 채택되었습니다.

Figure 4: e-Democracia 포털에 게재된 예시 법안. 코멘트를 달 수 있도록 공개되어 있다.

본문 옆에는 공동 작성자 수가 표시된 부연 설명 박스가 있습니다. 또한 참여자 수와 받은 코멘트 수, 마감 기한과 진행 상태(어떤 상임위원회에서 처리하는지, 법안이 의회에서 처리되고 있는지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오른쪽 아래는 법안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며 참여를 독려하는 담당 보고관의 동영상입니다.


그 후 2013년 e-Democracia 운영 팀은 투명 개선과 입법 과정에 대한 시민의 이해 증진을 목표로 하는 웹/앱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기 위해 디자이너와 개발자들, 의회 관계자들을 한 데 불러 해커톤을 개최합니다. 해커톤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이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브라질 하원은 ‘LabHacker’라 불리는 상설기구를 개설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킵니다. 이들은 브라질 하원 소속으로 혁신 연구소이자 의회와, 디자이너, 개발자와 시민사회 행위자들 사이를 잇는 연결다리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세계 최초로 의회 조직 내에 개설된 혁신 연구소로서 LabHacker 팀은 워크샵과 해커톤을 개최하며 e-Democracia 포털 개선을 전담합니다. 더 광범위하게는 입법과정의 투명성 향상과 대중의 참여 확대에 방점을 둔 디지털 도구들을 끊임없이 기획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LabHacker팀에서 개발하는 모든 소프트웨어는 오픈 소스로, 외부의 개발자 집단과 함께 디지털 민주주의 도구들을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참여

e-Democracia 꽤 높은 수준의 시민 참여를 유치했습니다. 소셜 미디어와 이메일을 통해 잠재적 참가자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한 프로모션이 한 몫 했습니다. 또한 주민 공청회와 같은 회담 자리에서도 위원회 구성원들과 의회 담당자가 잠재적 참가자들을 포털로 유도하도록 했습니다. 적극적인 홍보 결과, 2009년과 2015년 사이에 총 37000명이 가입했고 5200만 이상의 방문을 이끌어냈습니다. 4000개 가까이 되는 주제에 대하여 23000개의 포럼이 개설되었습니다. 실시간 의회 행사에는 18000건의 메세지가 오고갔으며 위키입법에서는 1000개가 넘는 수정 제안이 이뤄졌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하원의 3% 밖에 되지 않는 30명의 하원의원만 포털을 이용했습니다.


참여자들이 전체 인구를 적절히 대표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메일 주소와 거주지를 입력하면 추가적인 개인 정보 입력 없이 포털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신중한 결정이었습니다. e-Democracia의 창립자이자 LabHacker 팀의 디렉터 Cristiano Faria는 이에 대해 “인증 절차 도입은 우선적인 것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현재로서는 익명을 원한다면 익명으로 가입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의 우선적 목표는 더 많은 참여에 있습니다. 우리는 먼저 채널이 열리고 참여의 장벽이 무너지는 모습을 달성하길 원했습니다.”

성공 요인

고위 정치권의 강력한 지원

e-Democracia 운영진, 즉 현재의 LabHacker팀은 하원 내에 독특한 위상을 가집니다. 하원의 지위에서 파생되는 영향력과 접근권을 누리면서도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죠. LabHacker 팀은 고도로 관료주의적인 조직 속에서 민첩하고 결과 중심적인 조직적 특성을 보입니다.

입법 컨설턴트의 지원

하원 내에는 상설 기구에 배정된 입법 컨설턴트가 200명에 달합니다. 이들은 하원 의원의 상임 위원회나 정기 세션을 위한 토론을 준비하고 법안을 수립할 때 필요한 기술적 자문을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들은 e-Democracia 플랫폼이 작동하는데에도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토론할 컨텐츠를 구상하고 토론을 중재하며 이를 분석하여 다시 하원의원이나 담당 상임위원회로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죠. 즉 이들은 시민들의 숙의를 촉진하고 법안의 초안을 실질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돕는 ‘제정 기술 번역가'였습니다. 일부 하원들은 플랫폼 내에서 직접 시민들과 소통했습니다. 이로써 시민들의 기여가 최종 법안에 반영되거나, 적어도 후속 심사를 위한 보고에 활용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하원과 시민 사이 피드백 프로세스


각 프로세스가 끝나면 최종 보고서를 집필합니다. 보고서에는 어떤 기여가 사용됐고 관련 하원의원이 어떤 부분에 동의 혹은 반대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이 포함됩니다. 이는 온라인 참여자들에게 다시 전달됩니다. e-Democracia 기획자 Faria가 설명하듯 “이 설명과 피드백 프로세스과 절차를 투명하게 만듭니다."


앞으로의 과제

수동적인 처리과정

시민들의 기여 하나하나를 수동적으로 처리하는 프로세스는 많은 노동을 요하고 이미 하원을 보조하는 다른 업무를 지고 있는 입법 컨설턴트들에게 막대한 부담이 되었습니다. 참여율이 오르며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웹사이트의 사용성 문제

e- Democracia는 수많은 의견을 담고 있는 주제별 커뮤니티나 웹 포럼 등 여러 개의 기능을 하나의 웹사이트에 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복잡해진 웹사이트 내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기여가 활용되는 모습을 확인하기 어렵고 토론의 진행 상황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LabHacker 새로운 베타 버전을 발표했고 인터페이스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입니다.

대중의 인식과 이해 결여

웹사이트가 천천히 유기적으로 성장하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은 자신이 참여해야하는 이유와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특히나 보다 높은 수준에서 입법 프로세스가 작동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습니다. 물론 e-Democracia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지만 플랫폼 자체만으로 달성할 수 있는 성과는 한계가 있습니다.

시민의 기여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명확한 규칙 부재

예를 들면, “입법자가 시민들의 참여를 부탁해 놓고 그 결과를 처리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매우 “치명적"인데, “시민들의 참여에 열려있다"라고 해놓고 책임을 지지 않는 태도는 결과적으로 참여 효용감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주요 결과 및 영향

크라우드 소싱으로 작성된 청년 법령이나 인터넷 시민권 법령 같은 사례는 e-Democracia를 통해 보다 넓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줍니다. 이전에는 불가능하거나 어려워서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이죠. 이렇게 수렴된 정보는 하원 내 논의의 질을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통과된 법안의 질도 크게 개선되었을 것입니다. 아마존에 대한 정책을 논의할 때를 예로 들면 아마존 우림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이 e-Democracia의 논의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어떠한 매개 없이 당사자가 직접 참여는 이런 방식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관점을 제공했다”고 Faria는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보건정책이나 우주탐사정책에 대한 기술적인 논의로 하원


내에서는 나오지 않았을 중요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몇몇 경우는 법안 초안의 질이 굉장히 높아 담당 하원들이 시민 기여자와 여러 차례 회의를 가지기도 했습니다.

사용자들에 대한 개인 정보가 부족하고 그로 인해 대표성 검증이 미비한 것은  프로젝트의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e-Democracia의 핵심적인 성과는 투명성입니다. Faria는 “e-Democracia에서의 시민 참여는 폐쇄적인 사무실 안에서 제기된 의견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e-Democracia는 의회의 더 많은 책임성을 보장했습니다. 입법절차의 일상적인 기능을 공개적이고 접근가능하도록 개방한 것이죠.



의회와 시민


개괄

프랑스의 의회-시민 협력 플랫폼 ‘의회와 시민은' 대부분의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과 다르게 Cap Collectif라는 시민단체에서 시작했습니다. Cap Collectif는 참여 예산안 작성, 법안 작성이나 온라인 상의 협의 등 협력적인 거버넌스를 가능케하는 온라인 도구를 개발하는 곳입니다. 이들은 2013년 의원과 시민들이 정책에 대해 토론하고 법률의 초안을  공동으로  작성하는  장으로서 의회와 시민 플랫폼을 개발합니다. 이  발상은  공공정책  컨설턴트  및  의회  비서로  일하며 불투명한 입법 과정에 환멸을 느낀 Cyril Lage와 지방 정부에서의  참여  도구를  디자인해왔던 Armel Le Coz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두 명의 개발자는 우선 플랫폼의 프로토타입을 구축했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설득'이었습니다. 유럽 의회 의원에서부터, 경제, 사회 및 환경 협의회의 의장 및 기타 유명인사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을 설득했고 플랫폼 도입을 위한 ‘ 지원 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위원회에서는 플랫폼에 대한 소속 멤버들의 지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 소속 정당이 다양한 6명의 하원  의원과  여러  싱크탱크의 지지를 받으며 프랑스의 하원, 국민 의회에서 의회와 시민 플랫폼을 발족시킵니다.


초기 자금 조달은 구글이나 Democratie Ouverte 및 몇몇 정치인들로부터의 교부금, 파트너십 및 개별 기부의 형태로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진행될 수 있었던 데에는 자원봉사자들의 기여가 컸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까지 웹사이트는 30명이 넘는 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한 공유 경제, 형사 사법, 공공 데이터, 살충제 사용 및 헌법 개혁과 같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10건에 이르는 공동 협의를 성사시켰습니다. 제안이나 수정안, 의견 댓글을 모두 합친 사용자의 기여는 10000 건에 이르며 행사된 투표 수는 85000건, 등록 사용자 수는 23000명에 달하는 성과를 보여줬습니다.


의회와 시민 플랫폼에서 발생하는 공동 협의는 흔히 ‘협의'하면 떠올리는 공청회 그 이상입니다. 후차적이고 보완적인 위상에 머물렀던 전통적인 협의와 달리 의회와 시민의 공동 협의는 의회 세션보다 우선적으로 진행됩니다. 환경부 장관인 Ségolène Royal의 인가를 받은 생물 다양성을 주제로 한 공동 협의를 예로 들어 보죠. 상원 의원 Joël Labbé가 주최한 이 협의는 2000건의 제안 51516개의 투표, 9334명의 시민이 참여했습니다. 많은 양의 참여와 협력적 기여는 법안을 풍부하게 발전시켰고, 최종 법안은 결국 국회에서 비준되었습니다. 또 다른 성공 사례로는 2015년 Manuel Valls 총리와 디지털 기술부 장관 Axelle Lemaire에 의해 추진된 디지털 공화국 법안에 대한 공동 협의가 꼽힙니다. 의회와 시민의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맞춤형 플랫폼을 탄생시킨 이 법안에 대한 공동 협의에는 21000명이 넘는 참여자들이 함께했습니다. 이들은 8500건이나 제안 및 수정안을 게시하거나 의견을 남겼고 15만 건에 이르는 투표로 논의를 통합해 나갔습니다. 최종적으로 법안에 반영된 기여는 90건에 달하며 새로운 11개의 조항이 추가되었습니다.


의회와 시민 플랫폼의 모든 공동 협의는 프랑스 의원들이 추진합니다. 이로써 시민들의 의회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보장받을 수 있죠. 의원들은 특정 이슈에 대한 포괄적인 공론장을 마련하여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혹은 법률의 초안 본문을 크라우드 소싱하기 위해 공동 협의 프로세스를 활용합니다.

구체적인 목적이 무엇이든, 공동 협의는 다음과 같은 절차적 구조를 띕니다.

공동 협의를 주재하는 의원단은 해당 주제나 법안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담고 있는 협의의 개요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여기에는 최상단에 게시되는 비디오도 포함되며 관련 문서와 뉴스, 행사에 대한 정보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용자들의 기여가 결과적으로 어떻게 활용될 지에 대한 방안도 제시됩니다.


그 다음으로 ‘협의' 단계가 이어집니다. 해당 주제에 대한 법률 초안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 주제를 원인, 문제 현상과 해결 방안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이미 초안을 작성한 경우 조/항에 따라 본문을 분류하여 제안을 모집합니다. 이 단계는 30일 동안 진행됩니다. 그 동안 새로운 제안이나 추가 제안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제안에 대해서는 찬성, 또는 반대를 표하며 주장 댓글을 달거나 학술 자료나 관련 정보를 추가하여 논의에 깊이를 더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기여에 단순히 지지 표를 던질 수도 있죠. 협의의 전 과정은 의회와 시민 플랫폼 직원들에 의해 관리됩니다. 토론은 적절한 수준으로 중재되고 불쾌한 발언이나 고의적으로 부적절한 기여를 올리는 사용자는 제재됩니다.


협의 단계의 모든 기여는 ‘통합’ 단계에서 플랫폼 직원들이 검토하고 분류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 제공되는 요약본 덕분에 사용자들은 협의 단계에서 올라온 막대한 양의 텍스트를 소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후 몇몇 참가자와 공동 협의를 주최한 의원단이 함께하는 ‘토론' 단계가 진행됩니다. 이 토론은 구글 행아웃을 통해 진행되며 실시간으로 중계됩니다. 토론에 직접 참여하는 참가자들은 누구일까요? 우선 협의 단계에서 가장 높은 표를 받은 제안 작성자 3명이 초대받습니다. 여기에 더해 주최 의원단이 선택한 3명과 플랫폼 직원이 선택한 3명이 함께합니다. 토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죠.


마지막으로 주최 의원단은 플랫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최종 보고서나 초안을 편찬합니다. 시민들의 기여가 반영된 방식에 대한 설명도 포함됩니다. 이로써 탄생한 공동 협의의 최종 결과물은 하원이나 상원으로 제출되어 논의를 이어나가게 됩니다.


참여

물론 몇몇 의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플랫폼이 30명이 넘는 의원들의 참여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의정 접근 전략의 덕이 큽니다. Cap Collectif의 보조 디렉터 Thibaut Dernoncourt의 다음 발언은 의원들의 참여와 지지를 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의원들의 목소리에 항상 귀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뭔가 흥미로운 발언을 하며 그들에게 연락하여 플랫폼의 의의와 역할을 설명하고, 함께하자고 제안했죠"


시민 참여적 측면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사례는 생물 다양성에 관한 상원 의원 Joël Labbé 주최의 공동 협의였습니다. 새로운 조항에 대한 355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되었고  수정  제안은 503 건, 댓글 의견은 1127 건, 정보 추가는 67건에 미쳤습니다. 공동 협의의 전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는 51516표로, 총 9334 명의 시민이 참여했습니다. 참여자 수가 이렇게 많지는 않더라도, 적극적인 기여를 유치한 사례도 꽤 존재합니다. Pascal Terrasse가 추진한 공유 경제의 과제를 다룬 공동 협의가 좋은 예입니다. 참여자는 145명 밖에 되지 않지만 69개의 제안이 게시되었고 댓글란에는 235개의 의견이 달렸으며 779개의 표가 던져졌습니다.


현재 Cap Collectif 측에서는 사용자의 연령, 거주지 등 인구학적 자료를 수집하지 않고 있습니다. 번거로운 가입 절차 때문에 잠재적 참여자가 이탈하는 경우를 방지하고 손쉬운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지요. 그러나 디지털 공화국 법안에 대한 크라우드 소싱 중에는 사용자 정보를 부분적으로나마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참여자 중 95%는 자신이 일반 시민이라고 밝혔으며 3%는 비영리기관, 1%는 영리 단체나 교육 기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4500개의 응답을 수집한 참여자 대상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77%에 달하는 참여자는 남성이며, 대부분은 25세와 34세 사이에 속합니다. 또한 교육 수준에 따른 편향도 상당한데, 참여자의 82%가 고등 교육을 마쳤다고 응답했습니다.

성공 요인

정치권에서의 수용

공동 협의의 중심에는 각 협의를 주최한 의원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또 시민들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의원들이 시민의 의견에 신속하게 응답할 수 있도록 플랫폼이 기여 내용을 체계적으로 요약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예를 들면 통합 단계에서는 일종의 ‘논쟁 지도'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인기 있는 일부 제안만 나열하는 것과는 달랐죠. 이는 의원들이 모든 제안을 검토하고 좀 더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의원들이 플랫폼을 수용할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대의 민주주의 시스템에 적합했기 때문이빈다. 의원들의 자율권을 제한한다고 느낄 수 있는 직접 민주주의의 모델을 따르지 않았죠.

의원들의 유의미한 관여

정말이지 의원들의 참여는 시민들의 개입을 유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양과 질에서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사례들을 보면 하나 같이 주최 의원들이 시민의 의견에 대해 깊이 있고 논리적인 답변을 제공했다는 것에서 알 수 있죠. 다른 공통점은 사소하거나 명목적인 주제가 아닌 ‘진짜' 안건을 주제로 잡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의회와 시민 운영팀에 의하면 “]시민들을 어리석다고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줘야 공동 협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습니다.”

입법 과정 초기의 시민 참여

의회와 시민 플랫폼에서 개최되는 공동 협의는 의회 내부의 논의보다 앞서 진행될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었습니다. 이미 내부적으로 결론이 난 결정을 정당화하기 위해 공동 협의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죠. 이로써 시민들은 초안 구성에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Dernoncourt가 지적하듯, “법안이 수정될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면  (공동  협의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기존에 있던 초안을 공개하고 (협의의 과정을 거친 뒤) 수정된 버전을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프로세스의 투명성과 완전성

플랫폼에서는 공동 협의가 시작되기 전 규칙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엄격히 따릅니다. 또한 운영팀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문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고, 고의적으로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는 급격히 감소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과제

참여 의원 수 확장하기

처음에 시민과 의회 프로젝트는 회의론에 맞닥뜨렸습니다. 이는 총리 Manuel Valls의 지지를 얻은 이후로 크게 잠식되었지만 여전히 플랫폼을 홍보하고 그 혜택을 알리는 일이 필요합니다.

참가자의 다양성 확보하기

아직 정보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플랫폼의 참여자들은 프랑스 전체 사회를 대표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운영팀은 사회적으로 배제되고 정치적 관여 수준이 낮은 집단을 위주로 확장 정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의 사용성 개선하기

하나의 협의 주제에 게시되는 댓글만 해도 수 천개에 이르다보니, 모든 정보를 면밀히 살피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제기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장 먼저 올라온 댓글에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도 나타납니다. 사용자들은 다양한 기준의 순위 시스템과 요약 메커니즘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

유급 직원을 갖춘 독립적인 NGO로 성장하는 것이 시민과 의회 프로젝트의 야심입니다. 지금으로서는 플랫폼 운영이 자원봉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 중요성은 더욱 부각됩니다. 국회의원 등 새로운 회원이나 후원자들로부터의 재정적 지원을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요 결과 및 영향

의회와 시민 프로젝트는 “단지 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더 질 높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플랫폼 입니다.” 플랫폼의 아주 초기에 구금 시설 개혁에 대한 공동 협의를 주최했던 Dominique Raimbourg는 의사결정의 수준이 향상되는 효과를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337명이 제공한 821건의 제안과 2678개의 표를 통해 그는 “보이지 않았던 측면과 고려하지 못했던 경험을 발견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는 더 많은  참여자를  더욱  강조합니다. “예상치  못했던  경험, 지식, 분석 및 제안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몇몇 경우에는 더 많은 시각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최종 결과의 품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지방 당국에 의한 살충제 사용 및 판매에 관한 공동 협의에서 한 참여자가 초기 제안의 허점을 발견합니다. 당국이 제한을 우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죠. 그 덕분에 개정안이 마련되고 최종안에 반영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시민들이 법안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었습니다. 그러자 의회와 시민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국회 내에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20명의 의원들은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고 입법안 개발의 과정에서 온라인 협의를 의무로 규정하는 법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참가자의 반응도 호의적입니다. 디지털 공화국 법안에 대한 공동 협의 후 시행된 조사에 따르면 19%의 응답자가 프로세스에 대한 만족도를 10점 만점에 10점으로 평가했습니다. 24%가 8점을 주었고 6점 이상에 전체 응답자의 79%가 분포합니다. 또한 52%의 응답자가 이후 다른 공동 협의에 참여할 의향이 있으며 45%는 주제를 보고 참여를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vTaiwan



개괄

vTaiwan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의를 조직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를 통해 특정 이슈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나마 합의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vTaiwan은 특정 주제에 대해 여러 견해가 난립하는 복합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다른 플랫폼에 비해 비교적 복잡하고 논쟁적인 주제에 대한 공론장을 마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죠.


vTaiwan은 2014년 g0v라는 디지털 시민활동가 그룹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2014년의 대만에서는 정부의 독단적인 대중국 무역협정 처리에 항의하는 ‘해바라기 혁명'이 무르익고 있었습니다. 시위대는 의회를 평화적으로 포위하고 점령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g0v는 의사소통과 중재를 돕는 여러 디지털 도구를 개발하고 시위 참여자들에게 확산시켰습니다.


해바라기 혁명의 여파로 여당이었던 국민당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민주진보당(민진당)에 압도적으로 패배하였으며, 국민당 출신의 총리는 사임하게 됩니다. 이후 국민당의 마오치쿠오가 새로운 총리로 임명됐습니다. 이러한 정치권 내 변화의 물결은 g0v에게 예상치 못했던 기회로 작용하는데, 새로운 디지털 기술부 장관인 Jaclyn Tsai가 g0v 자원봉사 활동가들에게 제안을 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다양한 범위의 이해당사자 그룹을 참여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했던 것이 그 출발점이었습니다. Jaclyn Tsai는 g0v 활동가들에게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대한 온라인 협의 프로세스를 활성화해달라 부탁합니다. 기존의 더딘 정책  결정과정을  보다 빠르게 처리하고자 한 것이지요.


또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플랫폼은 정부와 독립적이여야 한다고 결론이 났습니다. g0v는 협의 프로세스의 독립적인 퍼실리테이터로서 플랫폼의 중립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vTaiwan을 거쳐 합의에 이른 여러 이슈들이 의회에서 채택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크라우드소싱으로 법안을 작성한 소유집중회사법이 성공적으로 의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시민 사회 활동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인터넷 주류 판매에 대해서도  일정  정도  합의에 도달했죠. 공정 경쟁, 과세 및 보험 쟁점과 관련된 합승(ridesharing) 규정의 6개 세부 항목에 대한 정부의 비준 약속도 vTaiwan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또한 공유경제에 관한 새로운 규제 협약이 마련되었습니다. Airbnb가 들어서면서 대만 사회 내에서 논쟁이 되는 이슈였죠.

vTaiwan의 프로세스는 네 단계로 나뉩니다.

시작 단계: 시민이나 이해 관계자가 온라인 포럼에 자신을 소개합니다. 관련 개념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해당 주제에 대한 사실과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크라우드 소싱된 정보들의 유효성은 g0v의 퍼실리테이터들에 의해 검증됩니다.



해석 단계: 주요 이해당사자를 포함하는 협업그룹이 구성되고 오프라인 회의가 개최됩니다. 모든 순간이 실시간으로 스트리밍 되는 이 과정에서는 참여자들의 의견을 요약 및 종합하고 권고사항을 작성합니다.


결정 단계: 정부 또는 의회에 앞서 작성한 권고사항이 전달됩니다. 결정권자들은 이를 거부할 수 도 있고 수용하여 새로운 법안이나 규제로 집행할 수도 있습니다.


vTaiwan은 참여자들의 허브 역할을 합니다. 협의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기능을 담고 있죠. 타임라인, 주제에 대한 정의와 소개, 관련 부처의 성명과 문서, 온라인 포럼과 설문도구, 모든 오프라인 모임에 대한 녹화본과 문서 기록까지, 다양한 기능들은 주제와 맥락에 따라 적절히 사용됩니다.


최근 vTaiwn은 대규모 의견 매핑을 위한 오픈소스 툴 Pol.is를 프로세스에 적용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Pol.is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온라인 설문조사를 위한 도구입니다. 특별한 것은 몇천에 이르는 사용자를 수용할 수 있고, 건설적인 의견 교환을 촉진하여 참여자들이 합의에 이르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죠. 몇 주간의 의견 교환 후 개별 설문 결과와 대부분의 동의를 받은 발언 및 가장 논쟁적인 발언 등 모든 결과는 공개되어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자료들은 퍼실리테이터들이 의견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시각화하는데 사용됩니다.

참여

2015년 12월을 기준으로 vTaiwan의 메일 구족자는 10000명입니다. 또한 의견 제시, 댓글 및 관련 부처에 질문하기 등 모든 활동을 다 포함하면 1000명의 개인 시민이 온라인 포럼에 기여했습니다. vTaiwan의 첫번째 협의 사례였던 소유집중 회사법 사례를 살펴보면, 오프라인 미팅의 실시간 스트리밍에 2000명의 순 방문자 수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총 200 건의 제안이 있었고 협업 그룹 회의에는 20명의 시민들이 함께했습니다. 최근에는 토론 단계에 Pol.is를 채택하면서 350에서 2300명 사이의 참여자들이 꾸준히 관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UberX에 대한 협의에서는 Pol.is에 1727명의 참여자가 활동했고 총 47539 건의 투표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에서 투표는 다른 사용자의 의견에 동의/반대/보류 셋 중 하나로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의견은 총 196개가 제출되었습니다.


어떤 협의 주제이든 프로세스가 시작하기 전, vTaiwan 운영팀은 시민단체나 학계, 사기업 등 분야를 막론하고 관련 이해관계자들에게 접촉합니다. 물론 개별 시민들도 포함됩니다. 운영팀은 이해관계자들을 협의 프로세스에 초청하며, 그들이 알고 있는 관련 이해관계자도 초대해달라고 요청합니다. 여기에는 행정부 각료의 네트워크, g0v 활동가 커뮤니티, 소셜 미디어 광고 및 vTaiwan 구독 리스트 등이 활용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합승 규제에 대한 협의 2단계, 즉 성찰 단계에는 택시 운전자 연합의 대표와 택시 운전자 및 개인 승용차 운전자와 시민 승객들이 참여했습니다. 이어서 해석 단계의 면대면 토론에는 학자 및 업계 전문가와 노조 대표자, Uber사의 대표들이 초청되었습니다.



성공 요인

정부의 수용

디지털 부문 장관 Tsai의 기여가 정치 제도권 내의 수용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정부 청사에서 오프라인 미팅을 열도록 허가를 내주기도 했죠. 그 결과 vTaiwan은 성공적으로 정부 내로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정부부처는 vTaiwan에 공식 계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정부 공식 계정에 기존 법이나 규제에 관한 정보 제공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관련 부처의 장관은 7일 이내에 이 요청에 응답해야 합니다. 명목적인 개방성에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정부-시민 간의 소통 채널을 마련한 것이죠. 또한 협의에 당파에 관계 없이 다양한 정당이 참여하여 국회의원들이 vTaiwan에서 이뤄진 합의의 결과를 수용할 가능성은 더욱 커집니다.


다수의 이해관계자의 참여

vTaiwan에는 매우 투명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정당성은 최종 결정 단계에서 결정권자들에게 협의 결과를 전달할 때 설득력을 더욱 더합니다.

중립성

vTaiwan을 운영하는 g0v의 대중성과 시민사회 내에서의 입지는 플랫폼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피력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는 시민에게도, 관련 이해당사자들에게도 그들의 참여가 투명하게 처리될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습니다. vTaiwan의 자원봉사자 겸 공동 창립자 Chia lian Kao는 기존 플랫폼의 문제를 지적하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들은 정부에서 주도하는 플랫폼에서는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수 없다는 제약을 느끼거나 정부가 의제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이는 vTaiwan의 운영에서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음을 시사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기여

앞서 살펴봤듯 vTaiwan의 프로세스는 길고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온라인 포럼은 물론 오프라인 회의도 있죠. 이 전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를 촉진하고, 그들의 기여를 정리 및 요약하는 데에는 많은 인적 자원이 필요합니다. 여기에 자원봉사자들이 많은 부분 이바지했습니다. 이들은 온라인 토론을 검토하고, 오프라인 회의를 문서화하는 작업부터 협의 과정을 구성하고 웹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는 등 운영적 차원의 일까지 대부분의 일을 처리했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대부분이 g0v 커뮤니티 출신입니다. 해바라기 혁명 즈음 굉장한 지지를 얻으며 규모가 커졌죠. 말하자면 그들은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는 대만의 첫 세대" 인 셈입니다. “이제 막 대만에서 움트고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었기에 형성될 수 있었던" 집단인거죠.

민첩한 운영

독립성과 낮은 운영 비용 덕분에 g0v팀은 매우 유연하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vTaiwan 프로세스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vTaiwan의 자원봉사자이자 주요 퍼실리테이터인 오드리 탕은 이러한 방법이 바로 vTaiwan을 탄생시킨 해바라기 혁명의 원칙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그에 따르면 vTaiwan 운영팀은 “그 날 그 날의 수요에 대응하여 어플리케이션을 짭니다.” 실제로 그들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툴킷을 사용하며, 이들은 디자이너 및 개발자 그룹에 의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디지털 도구 사용

vTaiwn은 성찰 단계에서 Pol.is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바 있습니다. Pol.is에서는 누구나 발언을 등록할 수 있으며 다른 사용자들의 발언에 ‘동의', ‘반대', ‘보류' 버튼을 눌러 투표할 수 있습니다. 이 투표를 바탕으로 투표 성향이 일치하는 사용자들을 묶어 총 두세개의 집단으로 분류합니다. 평균적으로 투표하는 사용자들은 발언을 등록하는 사용자들의 10배입니다. 그러므로 이론적으로는, 하나의 그룹 구성원이 수천에 이르더라도 그 그룹 내에서 인기 있는 발언들은 다 살펴볼 수 있는 것이죠. 이 플랫폼의 또 다른 특징은, “집단이 그 스스로를 인식하게 하는” 설계입니다. 각 집단의 투표 성향을 시각화하여 한 번에 보여줌으로써 가능하죠. ‘승리하는' 발언에 대한 개념이 다른 것도 이 설계를 뒷받침합니다. 발언에 대한 전통적인 보상은 ‘좋아요' 등의 추천수인데 반해 Pol.is에서 승리하는 진술이 되려면 다른 의견 집단의 동의를 최대한 많이 받아야합니다. 오드리 탕이 말하듯, 이 설계 안에서 사람들은 “차이를 넘어서서 절충적인 방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됩니다.”


앞으로의 과제

대표성 확보하기

운영팀은 협의 프로세스를 집행할 때 모든 관점을 대표할 수 있도록 여러 대표를 초청하도록 심혈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초청이 개인의 네트워크에 의존해 이뤄지다보니 이것이 대표성의 띄는 방법인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현재 참가자의 데이터를 수집하지 않기 때문에 대표성을 평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디지털 격차 극복

vTaiwan은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네티즌을 가정하고 협의 주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시민들을 포함해 더욱 광범위한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한 주제에 대한 협의는 어떻게 진행해야할지는 향후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봉사 지원에 대한 높은 의존도

g0v 커뮤니티의 지원은 당연히 vTaiwan 운영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vTaiwan 프로세스가 앞으로 더욱 확대되거나 제도화되었을 때 그에 발맞추어 필요한 봉사 지원도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합니다.

정치적 중립성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면 vTaiwan은 중립적이며 특정 정부 부처의 시각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vTaiwan 자원봉사자이자 선도적 창시자였던 오드리탕이 대만 디지털 기술부문 장관으로 임명되었습니다. 오드리탕은 vTaiwan 퍼실리테이팅 업무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변화가 vTaiwan의 역학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플랫폼의 정치적 독립성을 믿었던 사람들의 인식을 어떻게 바꿀지는 지켜봐야할 문제입니다.


주요 결과 및 영향

vTaiwan 프로세스는 몇가지 법률 및 규제에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특히 몇몇 경우는 합의를 찾기 위한 모든 사회적,정치적 방법이 실패한 상황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온라인 주류 판매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주요 시민단체들의 의견 대립이 심각했습니다. Tsai 장관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5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측할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나 vTaiwan 프로세스는 교착 상태를 깨고 불과 5개월만에 합의안 목록을 완성해 의안들에게 이행을 권고했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아직 이행하지 않았지만 당시 정부 대표들은 이 권고안을 채택하고 이행을 약속했습니다.


의사결정의 투명성 또한 향상되었습니다. 모든 단계의 모든 기여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한 결과죠. 누구나 시간이 지나며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었고 어떻게 특정 결정에 도달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유집중회사법에 대한 협의 결과, 대만 역사상 최초로 법안의 한 줄 한 줄에 주석을 달아 오프라인 토론이나 회의 대본의 어떤 부분을 출처로 하는지 명시되었습니다.


의사결정이 좀 더 많은 정보와 시각에 기반하게 된 것도 vTaiwan이 불러온 변화 중 하나입니다. 오드리 탕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최종 결정에 대중의 협의


결과를 참고해야 합니다. 이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즉, 최종 결정권자들은 시민들의 아이디어, 성찰과 정보가 이뤄낸 합의를 살펴 결정을 내리며, 이 결정에 대해 책임을 져야합니다.”



마지막으로 vTaiwan의 철저한 숙의로 인해 정부 관료들이 그 결과를 쉽게 무시할 수 없습니다. 소유집중회사법에 대한 법안이 발의된 회기에, 두 개의 주요 정당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며 하원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법안이 거부된 회기에 소유 집중회사법에 대한 법안은 성공적으로 국회를 통과합니다. 이는 모든 이해당사자가 협의 과정에 참여하는 동시에 각계의 정당이 협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에스토니아 시민의회와 Rahvaalgatus


배경

2012년 집권당이었던 개혁당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당 기부금과 관련된 스캔들에 휩싸입니다. 국회의원이었던 Silver Meiker가 알 수 없는 출처의 기부금을 세탁했다고 시인하면서 일명 ‘실버 게이트’ 스캔들이 촉발된 것입니다. 더욱 충격적이었던 Silver Meiker의 고백은 그러한 행태가 여러 정당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실버게이트의 파장은 점점 커져 실버 마이커가 법무부 장관 Kristen Michal의 연루를 시사하자 그는 장관직에서 내려왔습니다. 기소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실버게이트로 인해 주요 정당에 대한 신뢰도가 급감합니다. 더불어 이미 정부의 긴축정책이 지지를 얻지 못하며 형성되었던 정치적 불신과 무관심은 심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정치적 분위기 속에서 같은 해 11월 ‘12 헌장’이 발표됩니다. 에스토니아 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유명 인사 및 지식인들이 모여 일종의 청원서를 작성한 것이지요. 이 12 헌장에 17500명이 서명하고 탈린, 타르투 및 빌리잔디 같은 도시에서 집회가 이어졌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신뢰할 수 없는 정치는 이제 됐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12 헌장에 화답했습니다. 그러자 에스토니아 대통령은 12 헌장 작성자들과, 시민단체 및 정치인들을 모아 원탁 토론을 개최합니다. 여러 차례 토론한 결과 그들은 정치 자금 문제를 해결하고 에스토니아 민주주의에 시민 참여를 증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경과

원탁 토론에서의 합의 결과, 최우선 과제에 대한 입법이나 법안 수정을 기획하는 크라우드 소싱 프로세스를 개설하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최우선 과제에는 정당 설립 요건 완화, 정당 활동 개선, 선거 제도 개혁과 정책 입안에 공공 참여 확대가 포함됐습니다.


이렇게 Rahvakogu가 발족되었습니다. 에스토니아어로 ‘시민 의회’라는 뜻이죠. 5개 단계를 골자로 하는 프로세스도 확립되었습니다. 우선 온라인으로 제안과 각 제안에 대한 의견을 수집합니다. 제안들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거칩니다. 그 후 전문가들이 제안을 다각도에서 심의합니다. 이 심의의 결과는 다음 단계로 전달되어 5대 우선 과제에 대해 하나씩을 주제로 열리는 워크샵 행사에서 이해당사자들이 참고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숙의의 날에는 의회에 제출할 최종 입법 제안을 골라냅니다.


Rahvakogu가 신속하게 시행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존에 있던 Your Priorities라는 플랫폼의 템플릿을 채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Rahvakogu.ee라는 플랫폼에서 3주간 입법 제안 크라우드 소싱이 진행되었는데, 사용자는 2000명, 그리고 방문수는 6만 회에 달합니다.

2000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제안됐으며 4000개의 코멘트가 달렸습니다. 이후 이어진 단계에서 이  중 15개의 법안이 의회에 제출됩니다.


결과

제출된 15개의 법안 중 3개는 채택되어 새로이 입법되었으며 4개는 약간의 수정을 거쳐 통과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비슷한 사례에 비하면 매우 성공적이었죠. 참여의 측면에서 봐도 시민 의회는 일정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절반에 이르는 참여자들이 초기 프로세스에 만족했으며 의사 결정 과정에서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모든 정치 행태에서 과대 대표는 발생합니다. 정치인에게 직접 연락한다든가, 정치적 조직에서 활동한다든가 하는 공식적 참여든 청원 서명, 보이콧과 같은 비공식적 참여든 마찬가지죠.” 위와 같은 연구에 따르면 과대 대표는 에스토니아 시민의회에서도 나타납니다. 전체 평균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전문직이 많으며 보수적인 남성 쪽으로 편향되어 있죠. 즉, 다른 참여 채널에서 과대 대표되고 있는 집단이 Rahvakogu에서도 적정한 수준 이상으로 대표되고 있습니다.


Rahvaalgatus.ee


통과된 7개의 법안 중 하나로 시민이 주도한 제안을 의회에 제출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이 있었습니다. 그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2016년 2월 에스토니아 의회는 또 다른 실험을   시작합니다. rahvaalgatus.ee라는 플랫폼을 개설해 입법 제안, 토론 및 투표 뿐 아니라 디지털 서명 및 진행 상황 업데이트를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이 플랫폼은 시민 의회를 운영했던 조직 중 하나인 Estonian Cooperation Assembly Foundation과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 Citizen OS를 개발한 Let’s Do It 재단이 합작하여 탄생했습니다. rahvaalgatus.ee에 올라온 제안이 1000명의 서명을 받으면 의회의 관련 상임위원회의에 제출됩니다. 지금까지 이 기준에 도달한 제안은 6개로, 그 중 4개가 위원회 토론을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개설 초기 6개월 간 rahvaalgatus.ee는 기술적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홍보 활동도 중단되었습니다. 즉, 그 동안 플랫폼에 유입된 인원은 우연히 또는 입소문을 통해 플랫폼을 찾은 사람들인 셈이죠. 그러나 보니 성공적었던 제안들은 그 주제가 치우쳐있습니다. 예를 들면 의회에 제출된 6개 제안 중 2개가 마리화나와 관련된 법안이며 3개가 환경과 관련된 법안입니다.


2016년 말부터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업데이트된 베타 버전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서 이를 알리기 위한 홍보 캠페인도 발맞춰 시작했습니다. 이 캠페인은 에스토니아 시민 사회에 가장 적게 관여하는 계층, 예를 들면 청년들과 디지털 도구 활용이 가능한 노인들 및 러시아어 사용층을 중심으로 플랫폼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는데 초점을 둡니다. 집중 홍보 기간 10개월 동안 앞서 언급한 타겟 계층을 중심으로 충분한 사용자수를 확보하는데에 궁극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동시에 파트너 조직과 협력하여 전체 참여를 늘리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핀란드 의회의 사례


배경

2012년 시민 발의권 법안이 입법되며 핀란드 국민은 새로운 법률 혹은 기존 법안에 대한 개정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핀란드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증진시키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이로써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합산해 50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제안서는 의회에서 논의됩니다.

경과

법안이 제정되면서 가장 빠른 반응은 헬싱키에 본부를 둔 비영리단체 ‘오픈 미니스트리(Avion Ministerio)’에서 왔습니다. 그들은 법안의 기획을 따라 독립적인 플랫폼을 창설했습니다.

Sitra라는 핀란드의 혁신 센터에서 주관한 공모전의 상금으로 받은 3만 유로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오픈 미니스트리에서 개발한 플랫폼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거나 토론하며 온라인 서명을 등록하기까지 모든 활동을 포괄합니다. 법무부에서 출범시킨 공식사이트가 제안 등록 및 서명 수집에서 그치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오픈 미니스트리 플랫폼은 다수의 제안과 수천의 지지 서명을 유치하며 초기에 많은 시민 참여를 이끌어냅니다.


이에 힘입어 오픈 미니스트리는 법률 초안 및 수정안을 공동으로 작성할 수 있는 기능까지 영역을 확장합니다. 일례로 이 기능을 통해 2016년에 저작권 법에 대한 수정안이 여러 시민들의 동시다발적 협력으로 준비되었습니다. 오픈 미니스트리는 관심 있는 시민들과 변호사 봉사자들을 연결해주고 법안을 작성하는데 함께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러나 2016년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가 시민 발의권을 보장하는 주요 채널로 확립되면서 오픈 미니스트리 플랫폼의 입지는 약화되고 맙니다. 자원 봉사자 부족으로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 새로운 제안서 등록을 차단했으며 현재는 법무부 사이트로 리다이렉트 됩니다. 법안의 초안을 공동으로 작성하는 기능은 여전히 유효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2년 시민 발의권이 제정되면서 연쇄적으로 다른 시민 참여 활동도 시작되었습니다. 2013년 환경부는 오프로드 교통법을 검토하고 개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스노우모빌과 범지형 차량에 대한 규정이었죠. 기존의 시도들은 상당한 논란에 부딪히며 지연되고 있었습니다. 결국 환경부는 국회의 미래전략위원회와 협의하여 크라우드 소싱으로 타협점을 모색해보는 방법을 시도하기로 합니다. 이를 위해 전용 플랫폼을 개설합니다. 문제 진단, 아이디어 개발, 아이디어 평가, 법안 작성의 네 단계를 거치는 프로세스도 정립됐습니다. 시민들은 1 단계와 2 단계에 기여하고 그 후 단계는 정책입안자와 변호사들에 의해 수행됐습니다. 그러나 2016년 말을 기준으로 아직 3단계와 4단계는 지체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결과


2016년 10월을 기준으로 오픈미니스트리 플랫폼과 법무부 플랫폼을 합하여 총 13개의 시민 법안이 심의 기준의 문턱을 넘었습니다. 주제는 동성 결혼, 모피 산업, EU 가입부터 안락사와 스웨덴어 교육까지 다양합니다. 심의 기준을 통과한 법안들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홍보와 프로모션을 집행하는 숙련된 인력이 있었고 언론에서 많이 보도되었으며 서명운동에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했다는 특징을 공유하죠.


그러나 이 중 최종적으로 국회에서 의결된 법안은 동성 결혼 법안 하나 뿐입니다. 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법안들은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습니다. 일반적인 것은 아니지만, 공무원들과 국회의원들 사이의 저항감이 이 원인을 어느 정도 설명해주는 듯합니다. 장관들이 협력적이어도 세부적인 사항을 이유로 제안이 거절당하는 식이죠.


오픈 미니스트리 플랫폼이 정책 입안의 정당성을 향상시켰는가 하는 물음에도 회의가 남습니다. 5000명의 서명을 받아낸 모피 양식 금지 법안의 경우, 2012년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 참여자의 대다수는 특권층 집단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서명은 오프라인에서 진행됐지만 전체 통계를 보면 이러한 현상은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오픈 미니스트리 참여자들은 대부분 남성이며, 연령이 21세에서 40세 사이이고 도시에서 자란 고학력 계층입니다. 단, 여타 전통적 참여 채널의 통계보다 참여자의 연령이 낮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후에 시민 발의 활동을 법무부 사이트가 전담하게 되면서 데이터가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프로드 교통법 크라우드 소싱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는 이전 연구와 비슷한 양상을 보입니다. 기여자의 80% 이상이 남성이었고 대부분이 다른 채널에서도 활동적인 시민들이었습니다. 기여자의 3분의 1은 자신의 지역구 의원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었으며, 신문에 논평을 기고한 경험이 있는 시민도 3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또한명 참여자들의 75%가 이전에 온라인 포럼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프로드 교통법 개정안의 공동 작성에는 500개의 초기 아이디어가 모집되었고 4000개가 넘는 코멘트를 700명의 시민들이 남겨줬습니다. 또 이 사례를 통해 법안 크라우드 소싱 프로세스가 체계적으로 구조화 될 수 있었습니다. 후속 단계에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집약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애를 먹으며 반면교사로 삼을 수 있었죠. 그 문제의 핵심은 시민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는 그 수도 많은데다 각양각생인데 시민들이 참여하는 단계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단계가 분절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핀란드 의회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증진하려는 의욕이 보이지만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습니다.



영국 의회의 신뢰도 체크


배경

1999 년 초 영국 정부는 선언합니다. “우리는 (국회의원 이상의) 더 많은 정책입안자를 원합니다. 더 많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민주주의가 작동하던 고전적인 방식에 질문을 던질 의지가 필요합니다. 정책 입안에 실증적 증거와 리서치를 활용하여 보다 장기적인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해야합니다.” 십년 후 이 선언이 실행으로 옮겨집니다. 하원의 과학과 기술 위원회가 신뢰도 체크(Evidence Check)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시작됐죠. 신뢰도 체크는 특정 분야의 정책이 기반하고 있는 실증적 증거를 다각도에서 검증합니다. 증거는 견고한지,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정책이 실제로 그 근거에 기반하고 있는지 등이 기준이 됩니다.

경과

신뢰도 체크 프로세스는 정부에 질문을 제기하면서 출발합니다. 1) 정책의 내용이 어떤 것인가?

2) 그 정책은 어떤 근거에 기초하는가? 라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해 관련 위원회에서 숙고를 거쳐 응답을 제출하고 이는 온라인에 게재됩니다. 이후 온라인에서 응답에 대한 의견과 추가적인 정책 근거들을 모집합니다. 웹포럼을 통해서 시민이든 조직이든 누구나 근거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세션도 개최되며 서면으로 제출하는 고전적인 방식도 허용됩니다. 과학과  기술 위원회에서 발원한 이 프로그램은 이후 교육 특별  위원회(2014년, 2015년)와  복지 특별위(2016년) 및 여성평등 특별위(2016년, 팩트체크라는 이름으로)에서도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웹포럼에서 제공하는 기능은 기본적이고 제한적입니다. 제출된 게시글을 바로 웹포럼에 게재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른 시민의 기여에 의견을 남기는 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기능도 없습니다. 이러한 불만이 들리자 과학과 기술위원회는 과학 실증 및 인지 연합과 정부 기관이 공동으로 개발한 새로운 근거 수집 툴을 채택합니다.

결과

신뢰도 체크 프로그램 내 시민 참여는 그 양도 질도 편차가 심했습니다. 예를 들면 ‘보건 서비스 내부의 개혁, 외부로의 확장’에 대한 신뢰도 체크에서는 참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부진했습니다. 한편 ‘스마트 계량기 출시’에 대한 신뢰도 체크는 500 건 이상의 의견을 받았습니다. 대부분의 의견이 정책의 근거를 따지기보다는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내용이었지만요.


지금까지의 시행 결과로 신뢰도 체크가 잘 운용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추릴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로 엄격하게 정책적인 이슈에 잘 작동합니다. 두번째로 초기 정부의 응답이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도록 구조화 되어있고 시민 응답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이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각 이슈별로 타겟층을 정확히 설정하고 그에 유효한 프로모션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에 대한 모범적인 예가 여성평등 특별 위원회의 팩트체크 사례입니다. 이들은 이슈에 관심과 전문성을 갖추고 관련 지역과 연관된 경험이 있을 만한 트위터 커뮤니티 및 조직을 특정한 후 홍보를 진행했습니다. 그 후 법안을 여러 섹션으로 나누고 각 섹션 별로 시민들의 참여를 요청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하나의 섹션 당 3건에서 12건의 꼴의 기여를 받는 성공을 거둡니다.


적절한 커뮤니티를 관여시킴으로써 내용은 더욱 풍부해지고 강력해진 것이죠. 크라우드 소싱으로 마련된 개정안은 바로 다음 각료 브리핑에 제출되었습니다.


신뢰도 체크 프로그램은 또한 정부가 채택하는 정책적 근거에 구체적인 변화를 불러오기도 합니다. 교육 특별위원회에서 진행된 프로그램을 예로 살펴보죠. 기존에 교육 부처에서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동성애, 양성애 및 트랜스젠더에 대한 혐오에서 비롯되는 집단따돌림이 흔하다’라고 응답한 교사들의 수치는 5%였습니다. 그러나 신뢰도 체크 프로그램에서 2명의 시민이 이 통계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이후 이 수치는 15%로 바뀌어 시민들의 검증이 실제 정책 근거에 반영되었습니다.



영국 의회의 시민 독회 시범 운영 사례


배경

2004년 영국 상원의 헌법위원회에서 발표한 의회와 입법 절차에 대한 14차 보고서에는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에 관심이 있다면 주목할 구절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양원이 그들의 업무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조언이 회입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에는 그 예시로 “온라인 공동 협의의 확대”를 명시하기까지 했죠. 2009년 하원 개혁을 위한 특별위원회는 입법 과정에서 더 많은 대중 참여를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경과

위와 같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온 필요성에 부응하여 2010년 시민 독회 프로그램의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대중에게 온라인으로 제출된 입법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010년과 2013년 사이에 세 개의 법안이 시민 독회를 거쳤습니다. 법안은 여러 섹션으로 분류되고 시민들은 관심이 가는 섹션에 세밀한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물론 법안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도 가능합니다. 이 과정은 2주에서 3주 동안 열려있었습니다.


첫번째 시범 운영 이후 웹사이트는 바로 업데이트되었습니다. 운영 과정에서 얻은 피드백과 사용자 행태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새로운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과

3회의 시범 운영에서 참여 수준은 각각 달랐습니다. 소액 기부금 법안에 대한 독회는 기관 발의 기여 23건에 그친 반면 어린이 및 가족 법안에는 1000건이 넘는 기여가 몰렸습니다. 그러나 어린이 및 가족 법안에 게시된 대부분의 기여는 제 3 부문 조직이나 이익집단에서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종종 동일한 어구가 반복되었고 캠페인 활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인원이 다수였죠.


이 세가지 시민 독회 경험을 통해 대중 참여 프로그램이 흔히 부딪히는 장애물을 추려낼 수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난이도입니다. 법률에 익숙하지 않은 시민들의 눈에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용어들은 난해해 보일 수 있죠. 법안의 엄청난 길이에 압도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민들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명확한 안내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시민의 의견을 법안의 특정한 부분과 연결 지을 수 있도록 주석을 덧붙이거나 다른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로써 논의를 간결하고 일관적으로 유지할 수 있죠. 이런 피드백과 상호작용이 부족했던 시민 독회는 오히려 회의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두번째는 충분하지 못한 분석입니다. 시민의 참여로 모집된 아이디어가 충분한 분석의 시간을 거치지 않으면, 법안 수정에 활용될 만한 짜임새 있는 결과물이 나오기 힘듭니다. 실제로 의원들이 시민 독회의 성과를 고려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여기에 있었습니다. “새로운 발견이


거의 없다”는 것이죠. 법안을 제정하기 전 면밀한 검토와 폭넓은 협의를 시행한 의원들로써는 시민 독회에서 의미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시범 운영 결과, 정부는 모든 법안에 시민독회를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대신 “보다 비례적인 참여”가 가능하도록 타겟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한편, “법안의 잠재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시민 참여의 유형과 수준을 결정”하기로 합니다.






Political Parties Case Studies - DD


아이슬란드 해적당

개괄

국제적으로 퍼져있는 해적당 네트워크는 정보의 자유와 저작권 개혁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슬란드 해적당은 독특하게도 그 이상을 논합니다.

2012년 인터넷 활동가들을 주축으로 조직된 아이슬란드 해적당의 설립은 2008년 즈음 아이슬란드의 재정적 및 정치적 위기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크게 약화되었으며 아이슬란드 해적당은 ‘반체제’를 핵심 가치로 삼으며 출범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해적당이 2016년 10월 총선에서 15%에 가까운 10개의 의석을 차지합니다. 비록 내각의 일부로 들어갈 기회는 안타깝게 놓쳤지만 제 2 정당을 연립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해적당에는 ‘핵심 정책’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해적당이 만든 최초의 정책이자 다른 모든 정책을 뒷받침하는 바탕이 되죠. 핵심 정책은 사생활보호, 투명성과 책임성, 정보와 표현의 의자유, 직접 민주주의와 자기 결정의 권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기 결정의 권리는 ‘자신과 관련된 사안의 의사 결정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무제한적인 권리’를 보장합니다. 그로써 해적당은 진정성과 투명성을 갖추고 열린 토론을 지향하며 정당 정책 결정에 참여를 보장하는 이미지를 갖추게 됩니다.


핵심 정책에서 천명하는 가치들을 달성하기 위해 해적당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법론을 결합합니다. 예를 들면 해적당은 전국 곳곳에서 오프라인 미팅을 개최하여 참여를 유도합니다. 새로운 멤버가 기존 멤버와 어울려 토론하며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합니다. 이  미팅에서 정책적 이슈에 대한 토론이 진행됩니다. 누구든지 새로운 정책을 제안할  수  있으며  토론 참여자의 5% 이상의 지지를 얻으면 온라인 정책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x.piratar.is’(기존 ‘Wasa’il’)에 게시됩니다.


x.piratar.is는 해적당의 정책 편성 프로세스에 공식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플랫폼입니다. 모든 정책은 x.piratar.is 플랫폼을 통과해야 합니다. 초안이 작성되면 일주일 간 ‘토론’ 단계를 거칩니다. 누구든지 초안 본문을 읽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죠. 이후 국민 투표 방식의 투표가


이어집니다. 일주일 간 진행되는 이 투표에서 50%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 정당의 공식적인 정책으로 승인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플랫폼은 정책의 지속적인 개선을 가능케합니다. 해적당의 ‘해커’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죠. 오프라인 미팅에서 누구나 수정안을 제시하거나, 이미 확정된 정책의 업데이트를 위해 재논의하자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x.piratar.is는 이를 위해 여러가지 다른 버전을 보여주고, 변경 사항을 추적하고, 변경을 승인한 당직자를 표시하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현재는 선별적인 고위 당직자들이 정당원들의 의견을 관리하며 정책안에 반영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역 예비 선거나 집행 위원회 및 민원 위원회 선거 등 정당 내부 선거도 x.piratar.is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됩니다. 지역 수준이든 전국적 수준이든 이전에 정치 경험이 없는 후보들이 많이 출마합니다.


x.piratar.is가 정당원들을 위한 플랫폼인데  반해  비당원에게  개방된  토론  공간도  있습니다. 온라인 포럼 디스코스(discourse.piratar.is)에서는 고위 해적당 당직자들의 자문을 받아 특정 정책 이슈에 대한 공개 토론이 진행됩니다. 해적당의 페이스북 그룹 piratar Chat에서도 토론이 활발히 진행됩니다. “piratar Chat은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큰 페이스북 그룹 중 하나입니다. 언론사 보도 헤드라인으로 그룹 내의 발언이 직접 인용되기도 합니다.” 디스코스와 페이스북 그룹은 일반 시민들이 해적당의 고위 구성원들과 접촉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을 어림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죠.


참여

2016년 8월 기준 등록된 정당원은 약 2500명이지만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해적당 의원이자 정당 공동 창립자 Smári McCarthy는 정당 내에서 개방적인 토론이 가능한 것은 젊은 정당원의 지배적인 비율 덕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해적당의 방식은 보수적인 사람들에게 눈엣가시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기존에 설정된 권위를 선호하고 노인들은 공경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그런 류의 사람들에게는 말이죠. 해적당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정당이 정책 기반을 넓히고 대중성을 획득하면서 정당원들의 평균 나이는 점점 올라가고 있습니다.


해적당의 디지털 플랫폼을 살펴보죠. 디스코스에는 550명이 , 페이스북 그룹에는 10000명의 놀랄만큼 많은 회원이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 수치는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가 페이스북 이용 수준이 높기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


x.piratar.is 플랫폼의 참여율은 앞선 두 플랫폼 보다는 저조합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정책의 초안을 작성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기도 하고, 유저인터베이스가 사용자 친화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2015년과 2016년에 게시된 정책들은 평균적으로 100개의 지지 표를 받았고 토론 참여는 50건을 밑돌았습니다. 이 수치는 굉장히 미미해보이지만, 토론고 투표의 과정이 상대적으로 빠른 주기로 진행되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총합을 따져보면, 2013년 플랫폼 개설 이래로 7268건의 지지표가 발생했고 그 결과, 100개가 넘는


정책이 공식 정책으로 승인되었습니다. 더욱이 x.piratar.is에서 진행된 주요 도시 지방선거에 대한 예비선거는 105명의 후보에 대해 1034건의 투표가 이뤄져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성공 요인

명확한 참여의 의미

투표의 구속력을 명시하고 최종 의사 결정권자와의 연계를 확실히한 정책 형성 프로세스는 정당원들의 참여에 확실한 유인이 되었습니다. 해적당에서의 참여는 명목적인 구호가 아니었던 것이죠.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법의 활용

당원들은 오프라인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제출할 수 있으며, 디지털 플랫폼은 여기에 투명성을 더합니다. 더욱이 x.piratar.is는 오프라인 토론을 요약하고 종합하여 명확한 결과물을 형성해 내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다소 혼란스럽고 복잡한 오프라인 토론을 토론하고 최종 투표를 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어준 것이죠. ‘말만 무성한 곳’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오프라인 미팅에서 분명한 결과물을 도출해내는 데에 플랫폼의 의의가 있습니다.




작은 규모

해적당은 여전히 당원이 적습니다. 작은 규모의 조직은 수평적인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조직을 유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당이 성장하면 프로세스를 그에 맞게 다시 조정해야겠지만, 아이슬란드 국민은 32만명으로 그 수가 적은데다 높은 수준의 사회 통합을 이루고 있어서 크게 우려할 부분은 아닙니다.


앞으로의 과제 부정적 인식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의사결정을 추진하려는 해적당의 노력은 몇 가지 비판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 중 하나는 페이스북 그룹에 수백명의 사용자가 토론에 참여하다보니 토론의 맥락을 따라가기 힘들다는 비판이었습니다. McCarthy는 이에 대해 “모든 것은 토론으로”라는 정당의 모토에 약점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모든 것을 토론으로 결정한다는 정신 때문에) 무질서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수천 가지의 목소리가 동시에 들리는 것처럼 말이죠.”

정당 내 전문 인력의 부족

McCarthy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우려를 표했습니다: “많은 당원들이 해적당의 핵심 정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로 내부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법률을 어떻게 읽는지, 헌법과 규정의 차이는 무엇인지 무지한 채로 말이죠.” 조직의 수평성과 개방성이라는 가치, 그리고


정당을 운영하고 관리할만한 전문 인력을 갖추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이 바로 해적당의 다음 과제 입니다.

디지털 도구 운영의 난항

x.piratar.is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유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당원들이 게시한 의견은 전통적인 게시판처럼 긴 목록으로 나열됩니다. 많은 참여를 유치하고 있는 정책을 찾아 보기도 힘듭니다. 또한 플랫폼에 올라오는 정책 아이디어의 수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당원들은 플랫폼에 게시되기 위한 오프라인 토론 참여자의 최소 지지율 5%를 상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결과

페이스북이나 디스코스 플랫폼 등에서 광범위한 온라인 포럼을 유치한 덕분에 해적당은 많은 사람들을 성공적으로 동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논쟁이 직접적으로 정당 내의 여론을 주도하거나 의제를 설정하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x.piratar.is는 당내 정책 결정 프로세스의 중요한 절차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해적당의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플랫폼이죠. 예를 들면 정부의 수산 정책이 일부 기업들에게 혜택을 준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적이 있었습니다. 이 때 해적당은 새로운 수산 정책을 크라우드 소싱으로 기획합니다. 보다 공정한 수산 정책을 만들기 위해서였습니다. 해적당은 기층 당원들과 다른 이해관계자들을 불러모아 회의를 열었으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80명의 만장일치로 새로운 수산 정책을 통과시켰습니다. McCarthy는 이렇게 해적당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된 수산 정책을 “매우 훌룡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단, 전반적인 정책 수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잘해왔지만 앞으로 수준을 더 향상시켜갈 것” 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한 x.piratar.is는 의사결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했습니다. 2016년 총선을 준비하며 보다 포괄적인 정책을 내세울 필요가 가중되었습니다. 그로써 해적당은 무려 49가지의 새로운 국가적 정책을 정당들의 논의로 승인하고 정당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했습니다. 이 과정은 총선 직전 단 몇개월만에 이뤄진 것이었습니다.


회원 수가 증가하고 의석 수는 3배로 뛰면서 해적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지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죠. 그러나 아직까지 크라우드 소싱으로 제작된 법안이 국가적 수준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해적당의 의회 내 영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해적당은 “시민들의 토론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다는 더 큰 성과”를 남겼습니다.



포데모스


배경

스페인에게 2011년은 급격한 정치적 변화의 해였습니다.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하고 부패스캔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현 정당과 정치 체제에 대한 불만이 치솟았습니다. 15M 운동(인디그나도스 운동)은 이런 혼란스러운 정치적 상황을 배경으로 합니다.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15M 운동은 조직을 갖추며 빠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15M 운동의 여파는 2014년까지 이어져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올 때 쯤 새로운 정당을 탄생시킵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라는 뜻의 정당 포데모스가 ‘분노를 변화로’라는 구호로 창설된 것이죠. 그들은 정당의 정당의 기조로 15M 운동의 정신을 명확이 드러냅니다: “우리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정치로 되돌아 가는 것을 원한다. 이를 위해 정책의 집행 뿐 아니라 정치적 의사 결정의 모든 영역에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를 지향할 것이다.”

경과

오늘날 포데모스는 ‘시르쿨로’라는 오프라인 대면 그룹의 대규모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그러나 무엇보다 포데모스가 실천하는 직접 민주주의 실험의 핵심은 디지털 플랫폼 포데모스 광장(Plaza Podemos)를 도입한 것입니다.

Plaza Podemos는 초기에는 Reddit 하위의 플랫폼으로 관리되었습니다. 그러나 Decide Madrid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고 Consul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Plaza Podemos 2.0이 출시되면서 지금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Plaza Podemos는 포데모스당의 주요 참여 도구였기 때문에 이 업데이트는 더욱 큰 의미를 가집니다. 시민들은 여기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토론을 시작하며 다른 시민들이 개설한 토론에 참여합니다. 이외에도  포데모스는 상황에 따라 적절한 디지털 도구를 도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2014년 유럽의회 의원 후보자를 선정할 때와 같이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nVotes와 같은 오픈소스 도구나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공동으로 협업하여 문서를 작성할 때는 Titanpad를  활용하기도 했죠. 앞선 활동에 비해 상호작용은 덜 요구되는 반면, 보다  엄밀한  인증과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Participa라는 플랫폼을 사용합니다. 오픈 소스로 공개되어 있는 이 플랫폼을 통해 투표나 기부에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죠.


포데모스의 변화를 견인하는 가장 큰 메커니즘은 시민 제안(Citizen Proposals)입니다. 어떤 제안이든 등록된 434000명의 회원 중 10% 이상, 혹은 시르쿨로 집단 중 20%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제안을 체계적으로 발달시킬 기회를 얻게 됩니다. 한 달 동안 제안자와 정당 관계자들이 모여 제안을 정교화 한 뒤에는 최종 투표를 통해 시민들의 심사를 받습니다. 이 투표의 결과는 구속력을 가져 향후 포데모스 정책에 반영됩니다.


지금 포데모스는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 특별한 실험을 진행하는 중입니다. 포데모스가 이끄는 연합 정당 Ahora Madrid가 시장을 배출하고 시의회에서 두 번째로 많은 의석을 차지하면서, Plaza Pdoemos에는 마드리드 시정을 지원하는 여러 기능이 추가된 것이죠. 예를 들면 시민들은 매월 시의회 본회의 및 위원회 회의에 올릴 질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드리드 시에서 제안한 시민참여에 대한 법률을 열람할 수 있으며 피드백을 게시할 수 있습니다.


Plaza Podemos와는 별도로 사회 개혁 프로그램에 대한 자금 투자를 시민들의 투표로 결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총 30만 유로 상당의 자금이 책정되었는데, 포데모스당의 모든 선출직 의원의 급여를 각출하여 마련한 것입니다.

결과

포데모스는 현대의 직접 민주주의에 흥미로운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그 과정에서 디지털 도구를 실험하고 막대한 수의 시민들을 온라인으로 개입시켰다는 사실이 빠질 수 없죠. 지금까지 접수된 제안의 수는 약 1400건에 이릅니다. 비록 그 중 절반 이상이 40표도  얻지  못했지만, 구버전의 Plaza Podemos와 Plaza Podemos 2.0을 합하여 30만명이 넘는 사람이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항상 현실은 가슴 떨리는 직접 민주주의의구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포데모스는 더 많은 숙의와 시민들 간의 상호작용을 기대해왔습니다. 더욱이 당 지도부는 ‘열린 협의'를 활용하여 시민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의견을 받고 있지만, 시민들의 참여가 최종적인 정당의 결정에 반영된다는 직접적인 통로도, 명백한 규정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현실과 이상 간의 괴리는 Plaza Podemos의 실태를 보면 더욱 뼈저리게 다가옵니다. 최종 투표는 이후 정당의 정책 방향에 반영되는 구속력을 가지는 공식적인 채널이지만, 높은 기준과 홍보 부족으로 인해 최종 투표까지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로써 최종 투표까지의 높은 관문은 주요 논쟁으로 부상했죠. 지금까지 여섯건의 제안만이 초기 투표를 통과하고 정교화 단계에 이르렀으며, 최종 투표를 통과한 제안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1차 투표를 통과한 여섯 개 중 네 개의 제안이 포데모스의 운영 방식과 관련이 있다는 통계입니다. 복수 당직 수행에 대한 문제제기나 비활성 계정에 대한 투표 계산과 같은 것말이죠. 심지어 지난 18개월 동안은 1차 투표를 통과한 제안조차 전무합니다. 사용자들이 Plaza Podemos의 프로세스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지, 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성운동(M5S)


배경

2007년 이탈리아의 경제는 급속히 침체하기 시작합니다. 정부는 긴축재정을 시행했고 이 와중에 정치스캔들과 부패 폭로가 이어지면서 정당과 정치인, 정치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폭락합니다. 그러던 중 괄목할만 한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탈리아 개그맨 베페 그릴로(Beppe Grillo)의 블로그가 인기를 얻으며 세계에서 7번째로 인기있는 블로그로 등극한 것이죠. 그의 블로그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을까요? 베페 그릴로는 신랄한 정치 풍자로 공적 영역은 물론 기업들의 부패를 지적합니다. 2013년 베페 그릴로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은 이탈리아의 미래에 대해 대체로 비관적이었습니다. 또한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는 낮은 반면 인터넷 및 다양한 미디어에 대한 높은 신뢰로 특징지을 수 있었습니다.

경과

베페 그릴로와 그 블로그가 관심을 받으며 팬들은 직접 오프라인 만남을 추진합니다. 오프라인 그룹 구성을 위한 플랫폼 Meetup에서 만남을 기획한 그들은 면대면으로 지금 그들이 당면한 문제와 그 문제를 타개할 방법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후 베페 그릴로는 블로그 운영에 큰 도움을 준 인터넷 사업가 Roberto Casaleggio와 함께 지지자들의 열망을 직접 실현하려는 움직임을 시작합니다. 그들은 우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지방 선거 후보자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연합을 제안합니다. 몇몇 Meetup 모임에서 베페 그릴로가 접촉할만 한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목록을 제시하기도 했죠. 많은 후보자들이 베페 그릴로의 제안을 수락했습니다.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진 후, 베페 그릴로와 그 지지자들의 열망은 2009년 회의에 의해 ‘오성운동(MoVimento 5 Stelle, M5S)'라는 이름으로 정립됩니다. 이 회의에서 베페 그릴로가 지지하는 후보자가 준수해야할 핵심원칙이 결정되었죠. 오성운동은 이 회의에서 직접 민주주의 원칙을 고수할 것을 다짐하고 ‘정당'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거부하게 됩니다.


베페 그릴로의 블로그를 대신할 핵심 온라인 플랫폼이 창설된 것은 2015년이었습니다. 새로운 사이트 루소(Rousseau)는 시민들의 공동 의사결정에 활용되며 오성운동의 주요 포털로 자리매김합니다. 이 곳에서 정책 결정이나 후보자 선정, 및 회원 축출에 대한 결정이 내려졌죠. 특히 정책 결정 과정에서, 오성운동 정치인들은 루소에 법안의 초안을 제출하고 이를 설명하는 유투브 영상을 게시해야 합니다. 그러면 시민들은 두 달에 걸쳐 토론을 진행합니다. 영국의 정당 UKIP와 유럽 의회에 적용될 헌법을 제정하는 과정에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결과

소셜 미디어와 오프라인 활동의 조화는 강력했습니다. 오성운동은 정치적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고 이탈리아의 정치 지형에까지 변화를 초래했죠. 오성운동이 처음 성과를 나타낸 것은 2012/13년 지방선거에서였습니다. 이후 2013년 총선에서 109석을 차지하며 제 1야당으로 올라섰습니다. 총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가 온라인 예비 선거를 통해 후보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깊죠. 다만 당시 온라인 채널에만 집중하다보니 투표수가 2만여명 남짓으로 크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또한 후보들은 공공 지원금을 거절하고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으로 선거 자금을 충당했습니다. 오성운동은 2014년 17명의 유럽 의원을 배출하고 2016년에는 로마와 토리노의 시장을 배출하면서 추세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한편 오성운동 플랫폼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법안에 대한 분석 결과, 정치인들이 올린 초안 대부분이 꽤 많은 시민들의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게시된 19개의 법안이 평균적으로 600건 이상의 의견을 수집했죠. 그러나 외교 사안과 관련된 법안 세 가지는 평균적으로 115개의 댓글을 받아 시민들의 관심은 주제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났습니다. 또한 하나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법안을 지지하는 측의 의견은 20개 이하로 매우 적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렇게 모집되는 제안의 대부분이 실제 법안에 반영될 정도로 유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2016년 2월을 기준으로 토론 단계를 끝낸 법안은 171개에 달하지만 의회에 제출된 것은 11개에 불과합니다. 플랫폼 운영팀은 이 문제에 대해 문화가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합니다. “직접 민주주의가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프로세스에 참여하며 어떻게 이를 활용할 수 있을지 배워나가야 합니다. 이 때 적절한 도움과 지지는 필수적입니다.”


오성운동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전통적인 대의 민주주의 기관을 공격해오다가, 이제는 선출된 정치인으로서 바로 그 기관에 속해 부과된 책임을 이행해야하죠. 변증법적인 발전이 필요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이전에는 지양되었던 정치인의 TV 출현에 대한 태도를 바꾸되, 주류 미디어에 대한 비판은 이어나가는 방법이 있겠죠. 오성운동이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대의 민주주의의 틀 안으로 어떻게 녹여낼지 지켜봅시다.





What makes a good digital democracy - dd


디지털 민주주의의 분야에는 시민의 참여가 그 자체로서 좋은 것이라는 가정이 널리 퍼져있습니다. 물론 건강한 민주주의에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참여가 잘못되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고는 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가 늘고, 신뢰는 더욱 사라지게 되는 것이죠. 이에 대해 혹자는 심지어 정치적 참여가 시민들이 “서로를 싫어할만한 이유”를 만든다는 말까지도 합니다.


위와 같은 그릇된 시민 참여의 함정을 피하기 위해서는 프로세스를 효과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디지털 민주주의 영역에서 무수한 앱들과 웹사이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이들은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하죠. 그러나 성공적인 디지털 민주주의는 단순히 플랫폼을 가져다쓰는 것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앞서 살펴본 사례 중 성공적인 실험들은 여러 가지 방법, 도구와 자원을 적절히 혼합하고 여러 단계를 신중하게 배치해 설계되었습니다. (figure 20)

Figure 20. vTaiwn 프로세스. 여러 단계에 걸쳐 여러 도구들을 활용한 점이 돋보인다.


이 보고서에 실린 사례들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도 개선되고 있죠. 그러나 우리는 성공적인 사례들에서 공통적인 여섯가지 요소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첫 세가지 요소들은 프로세스와 커뮤니케이션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시민들 및 이해관계자들과 효율적으로 소통해 그들의 참여를 극대화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죠. 참여의 방법과 목표를 명확히 설정하기, 초기 단계부터 참여시켜 실질적인 참여 가능케하기, 목표, 규칙, 기대하는 바에 대해서 분명히 소통하기,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원으로 참여를 뒷받침하기 등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뒤따르는 두 요소들은 보다 실무적인 차원을 다룹니다. 필요한 지원이 적절히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죠. 의사결정자들을 지원하고 재정적 및 인적 자원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 요소도 중요합니다. 인터페이스가 사용자의 유형과 참여 활동의 유형에 맞게 디자인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말이죠. 이는 기여의 질적 수준과 직결됩니다.

figure 21. 성공적인 디지털 민주주의 설계


한 번 더 생각하세요: 참여를 위한 참여는 안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기여가 의미가 있었다고 느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참여자들이 실질적으로 의사를 수합하고 최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인간 고유의 동기를 자극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참여 과제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그로써 더 많은 참여, 그리고 더 유용한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구현되는데, 명시적으로 투표에 구속력을 부과할 수 있고 예산의 일정 부분을 시민들에게 온전히 넘겨줄 수도 있습니다. 또, 사람들을 초기 단계에서부터 관여시키고 꾸준히 결정사항에 대한 업데이트를 제공하며 그들의 참여가 의미 있다는 메세지를 암시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습니다.

명확한 지분을 제공하세요

바람직한 시민 참여 프로세스를 관통하는 공통점 중 하나는 시민들에게 주어지는 참여의 기회가 유의미해야한다는 원칙입니다. 종종 시민들이 기여한 내용이 고려 선상에 올라가지 않는다거나 내부적으로 이미 결정된 사안을 ‘시민들의 결정'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경우, 참여의 질이 악화되고 더 낮은 정치적 신뢰도와 더 많은 정치 혐오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든 지분이 주어지면, 사람들은 진지해집니다. ‘의회와 시민' 플랫폼의 Thibaut Dernoncourt이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면 장난을 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진지하게 임하지 않는 것은 프로세스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고 공평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다룬 사례를 살펴보면 지분을 주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나 해적당의 x.piratar.is처럼 투표를 구속력있게 규정하는 방법과, 파리, 레이캬비크 및 마드리드

시에서 시행된 참여예산제도에서 볼 수 있듯 상당한 양의 예산을 처리할 권한을 부여하는 방법이 있죠. 모든 경우에서 정책입안자들은 시민들을 믿고 권한을 넘겨주었습니다. 그 신뢰는 많은 참여와 숙의에 기반한 수준 높은 결과물로 되돌아왔죠.


이 방법의 효과는 디사이드 마드리드 플랫폼에서 확연히 보입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제안' 섹션은 ‘토론’ 섹션보다 훨씬 더 인기가 많습니다. 제안들은 디사이드 시에 의해 구속력이 보장받는 반면 토론 섹션은 다른 소셜미디어와 크게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죠. 구속력의 차이가 참여 효능감의 차이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초반부터 함께하세요

시민 참여가 실질적이라는 것을 명시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의사결정 과정의 최대한 이른 단계에서 시민들을 관여시키는 것이죠. 그러면 시민들은 스스로 의제를 설정하고 그 의제를 분석할 틀을 구성해나가게 됩니다.


앞에서 검토한 많은 사례가 초기 참여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vTaiwan의 창립자 오드리탕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는 “사람들은 일찍부터 관여시키면 잘못될 일은 없습니다. 당신이 해당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지 못할 때 사람들을 참여시킨다면, 절대로 잘못될 일은 없습니다.”고 말합니다. 또한 그는 “만약 이미 초안이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의 참여를 받으려 한다면 고도의 서사가 필요하다"며 참여 시기와 전략에 대해서 역설했습니다. 실제로 vTaiwan은 정책결정 프로세스의 아주 초기부터 시민들을 개입시키고 ‘열린 결말'의 원리를 실천합니다. 예를 들면, 정부 부서나 정치인들은 vTaiwan 프로세스 초반 단계를 진행중인 주제와 관련하여 법안이나 의견을 내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문제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의 견지를 형성하기 전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죠.


‘시민과 의회' 플랫폼의 Thibaut Dernoncourt의 생각도  비슷합니다. “정치인들은  법안이  발달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제안한 법안이 더 이상 고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시민 참여의 의미는 퇴색되죠. 참여를 위한 참여에 머물고 말 것입니다. ‘나한테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우리 한 번 같이 얘기해볼래?’라는 식의 접근이 가장 좋습니다. 협의와 참여를 거치고 난 뒤의 결과물을 최초의 아이디어와 비교해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법안을 공동으로 작성할 때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상당 부분 결정이 내려진 뒤에 법안 크라우드 소싱을 진행하면 시민들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죠. 우리가 살펴본 사례 중 이와 같은 비판을 받은 것이 바로 영국의 시민 독회입니다.이미 철저한 검토를 마친 법안에 대해 시민 독회를 진행하는 것은 별 다른 소득이 없었습니다.

꾸준히 소통하고 피드백을 제공하세요

참가자들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듣고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소통하고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투명성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특히나 시민들의 기여가 활용되는 방식을 납득시키는 것은 참여의 동기와 직결된다는 것을 앞서 살펴본 사례들은 증명하고 있습니다. 특정 아이디어가 채택되지 않은 이유를 담은 이메일을 발송하거나 공동 법안의 최종 결과물에 반영되지 않은 이유를 담은 간략한 보고서를 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의회의 상임위에서 논의된 내용을 설명할 수도 있죠. 복잡하고 진행이 더딜 수록 이 과제는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입법 과정에 시간이 오래 걸릴 때, 사람들은 플랫폼이나 프로젝트에 흥미를 잃고 관심을 끊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e-Democacia 포털의 성공 사례에서도 소통과 피드백 단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온라인 공동 협의의 마지막에 이르면, 어떤 의견이 사용되었는지, 법안을 담당하는 의원 중 누가 어떤 의견에 동의/반대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모두 정리한 보고서가 발간됩니다. Faria가 말했듯 이 과정이 있기에 프로세스는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죠. 또한 정치적 참여의 선순환이 시작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시민들은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사람이 있으며, 변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키워나갑니다.


Your priorities 플랫폼 창시자 Grimsson이 “‘예’ 혹은 ‘아니오'로는 부족"하다고 말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의원들이 시민의 기여로 무슨 일을 하는지 시민들이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여깁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당신의 아이디어를 구현하지 못하게 됐다고 메일을


보내보세요. 99퍼센트의 사람들이 수긍할 것입니다. 레이캬비크 정치인들에게는 놀라운 일이었지요.”


솔직해집시다: 무엇이 필요하고 그것으로 뭘할건가요?


누구를 관여시키고 왜 그들의 참여가 필요한지 명확한 청사진을 그릴 필요가 있습니다. 활동을 기획하는 것은 그 이후의 일이죠.


앞서 디지털 민주주의 유형에서 봤듯이 시민 참여는 수없이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습니다. 그 중 적절한 형태를 선택하는 데에는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의 속성과 어느 계층의 시민을 개입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토대가 되어야 합니다. 보다 섬세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 유형의 시민참여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광범위한 대중 협의를 개최하는 경우 말이죠. 이 두 속성 - 높은 사회적 갈등 정도와 넓은 범위의 참여 계층 - 이 교차하는 경우, 이에 걸맞는 디지털 민주주의 기획에 심혈을 기울여야 합니다.



광범위하고 대중적인 참여가 권장되는 경우는 언제일까요? 또, 어떤 경우에 특정 전문가 커뮤니티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할까요? 시민들에게 상담이나 도움을 제공해야할 때는 언제이며, 어떨 때 정책을 함께 작성해나가는 것이 좋을까요? 이에 대한 답은 참여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우선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겠죠.

문제의 속성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해당 사안이 특정한 정보나 전문 지식을 요하는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의 가치판단이 필요한지 따져보는 것입니다. 그림 22에서 보듯이 지식과 가치를 두 축으로 하는 2차원 평면에 사안의 위치를 가늠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어떤 경우라도 시민 참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만, 네 영역은 각자 다른 위험 요인과 과제를 내포합니다. 예를 들면, 시민들이 경험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반대로 기술적이거나 과학적인 지식을 필요로할 수도 있죠.


후자의 경우는 우리의 도식에서 오른쪽 아래 영역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 대중들에게 무작정 참여를 열어 두기 보다는 소수의 ‘전문가'들의 참여를 북돋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죠. 이 때 실무자들은 온라인 참여의 목적이 광범위한 계층의 참여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그보다는 사안과 보다 밀접한 사회적 전문가 그룹의 지식을 활용하려는 의도로 프로그램을 설계해야 합니다.



한편 개인의 믿음이나 가치와 관련 있는 의제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낙태권이나 동성 결혼 같은 인권 이슈들 말이죠. 이 의제들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옳은 정답이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 특성이 시민 참여를 조직하는 데 또 다른 어려움을 야기하기도 하죠. 특히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가치 판단과 이어져 이미 확고한 의견을 가진 사안에 대해서는 토론이 양극화되고 의견을 바꾸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미국의 총기 규제 사안이 그러하듯 말이죠. 복지문제, 혹은 생물다양성 문제처럼 뚜렷한 의견이 형성되지 않았거나 별다른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는 좀 다릅니다. 숙의의 과정을 세심하게 디자인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죠.



앞선 사례들에는 어떻게 논쟁적인 주제들을 풀어나갔는지 볼까요? Cap Collectif의 ‘시민과 의회' 플랫폼은 주제를 원인, 문제 상황과 해결 방안으로 나누어 참여하는 시민들은 물론 퍼실리테이터들이 알아보기 쉽고 찾아보기 쉬운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vTaiwan은 최대한 명확하고 일상적인 언어로 문제를 규정하는 데에 공을 들였습니다. 추상적이고 이념적인 논쟁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Cap Collectif와 vTaiwan의 접근 방식은 복잡한 이슈들은 보다 작은 사항으로 나누어 하나 씩 차근차근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로써 논의를 간결하되 생산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죠. 또 다른 방법으로는 주요 정보를 중립적인 시각에서 기술한 뒤 플랫폼의 전면에 배치할 수 있습니다. 시민들은 의견을 개진하기 전에 이 정보를 훑고 보다 깊이 있는 기여를 제공하게 되죠. 다음 섹션에서 자세히 살펴봅시다.

효율적인 참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세요

처음에 참여의 목적을 명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프로젝트의 목표를 제시하고, 진행 절차와 차후 활용 계획은 물론 참여의 규칙도 포함해야 하죠. 프로젝트를 통해 얻길 기대하는 바가 참여자들이 제공할 수 있는 기여와 일치하는 지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간극을 메꿀 수 있는 방법도 고민해야겠죠. 예를 들면 참가자들에게 교육을 제공한다든가 추가적인 자원을 들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체계가 잡혀져 있으면 참가자들은 그 안에서 보다 생산적인 기여를 하고 참가자의 이탈이 줄어듭니다.


프로젝트나 플랫폼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야 합니다. 참가자들의 기대를 관리하는 동시에 신뢰를 확보할 수 있죠. 구체적으로는 참여 방식에 대해 규칙을 설정하고 사용자들의 의견 및 댓글, 투표가 의사결정에 활용되는 방식을 구축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세운 규정을 그대로 고수하는 것 또한 중요하죠. 이는 성공 사례들을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가자들은 또한 어느 정도의 시간과 능력을 요구하는 일인지 알 수 있어야합니다. 이 수준이 기획자가 참가자들에게 기대하는 바와 상응해야겠죠. 그렇지 않다면 시민 참여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참가자들의 수준을 한 층 끌어 올릴 필요가 있습니다. e-Democracia를 예시로 살펴보죠.

e-Democracia 운영진은 포털 개설 초기 참가자들이 웹사이트의 운영방식과 참여 방식 및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터뷰를 통해 발견합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e-Democracia는 여러 가지를 시도하는데, 홈페이지에 영상을 게시하는 것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최대한 단순한 언어로 프로젝트의 목표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했죠.

정치적, 행정적 절차에 대한 교육도 참가자들의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e-Democracia로 돌아오면, 예상치 못했던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포털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법안을 제정하는 절차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유용한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었을 뿐 더러 참여율도 저조했습니다. e-Democracia는 이 위기를 ‘입법 컨설턴트'의 활용을 통해 극복합니다. 그들은 배경지식을 제공하고, 토론을 중재하며 포털에서 활동하는 사용자들과 하원에서 활동하는 국회의원을 연결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이 문제는 프랑스의 상원의원 Joël Labbé가 의회와 시민 플랫폼에서 최초로 공동협의를 개최할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중들은 법안이 빠르게 시행되길 원했습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노력은 두 가지 방향을 동시에 향합니다. 첫째로 의원들이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과 제언을 들을 수 있도록합니다. 동시에 시민들에게 손가락 까딱하는 것으로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려야 합니다. 법적으로 엄격한 법안을 작성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죠. 이것이 옳은 방향으로, 즉 시민들의 기대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가는 방법입니다. 물론 법안 작성과 지난한 토론과 협상의 시간, 국회 내 표를 얻기 위한 전략 수립을 거쳐야 합니다. “




토의하고 새로운 법을 공동으로 작성하는 프로세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적응하도록 돕는 것은 오성운동에도 똑같이 핵심적인 과제로 등장했습니다.


“우리는 문화를 바꿔야합니다. 사실 현재 게시되고 있는 아이디어들이나 그에 달리는 댓글들, 피드백이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닙니다. 사람들은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직접 민주주의를 어떻게 실천하는지 배워가는 중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때, 시민들에게 적절한 보조와 지원을 제공하는 게 중요합니다. 새 유럽법에 대한 피드백의 수준이 그리 높지 않거든요.”


공동 협의의 사안 자체가 복잡하거나 논쟁적인 경우 주제에 대한 명료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떠오릅니다. vTaiwain은 Regulation Room이라는 프로젝트 실험 및 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헤쳐나갔습니다. 연구 결과, 참가자들이 실제로 기여를 제공하기 전 명확한 정보가 주어지면  더 깊이 있는 대규모 온라인 숙의가 발생했습니다. 이 발견을 토대로 vTaiwan은 토론을 시작하기 전 관련 정보와 문제 양상을 요약해서 최상단에 보여줍니다. 관련된 개념의 정의라든지 객관적인 학술자료나 프로젝트의 목표 등을 게시하여 사실관계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도모했죠. 또한 협의 초기에는 정부 부처들이 가공되지 않은 1차 자료나 공식적 성명을 공개하도록 요청받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vTaiwan 웹사이트 내에 Slideshare의 형태로  공유되며, 다양한  언어로 게시됨은 물론 가독성을 갖춰야 합니다.

유연한 관리와 중재가 필요해요

시민 참여 프로젝트의 운영을 하나 하나 생각해보면 관리와 중재가 그 근본을 이룬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오고가며 여러 단계로 프로세스가 얽혀 있을 때 퍼실리테이터들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죠. 그들은 시민들의 토론을 공개적으로, 그리고 투명하게 요약하고 정리합니다. 온라인 토론의 양이 방대해질 수록 퍼실리테이터들에 의해 편집된 자료는 토론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입법 절차가 복잡하거나 진행이 느릴 때 퍼실리테이터들의 ‘통역가'의 역할도 자처합니다. 단순하게는 법률에 대한 참가자들의 질의를 받는 것부터 입법 진행 상황을 업데이트하는 것까지 이들이 도맡았죠.


더욱이 퍼실리테이터들은 여러 플랫폼에서 시민 참여의 수준을 일정 정도로 유지하는 데에 핵심적인 공헌을 합니다. 이들은 악의적 활동이나 부적절한 언행을 감시하고 보다 건설적인 토의를 가능케 했습니다. 의회와 시민 플랫폼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 꽤 체계적이었는데요,


그들은 플래그 시스템을 도입하여 참여자들이 공격적이거나 모욕적인 댓글을 플래그 표시로 신고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공격적인 것으로 분류된 내용은 공동협의의 ‘휴지통' 섹션으로 이동됩니다. 휴지통 섹션은 공개적으로 아카이브되며 삭제되지 않습니다. 분류된 이유를 투명하게 밝히기 위해서였죠. 시민과 의회의 개방적인 퍼실리테이션 프로세스는 오성운동과는 대비됩니다. 오성운동은 아무런 설명 없이 반대 의견을 삭제해 ‘검열' 논란이 불거진 적 있습니다.


디지털만이 유일한 해답은 아닙니다: 고전적인 확장 전략과 시민사회 활동은 여전히 중요해요.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처럼 마음 아픈 일도 없겠죠? 좋은 PR과 홍보 및 침투 전략은 그래서 중요합니다. 시민들이 공동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하는 프로젝트나 제언을 발달시키고 검토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젝트에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활동을 조합하는 전략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전략은 디지털 격차를 극복하고 보다 다양한 참여자 폭을 확보함으로써 정당성을 향상시켰습니다.



홍보와 소통을 위한 창구가 프로젝트의 목적 및 타겟층에 상응하도록 세심하게 조율해야함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초기에는 프로젝트에 대한 인식이 저조할 수 밖에 없고 입소문을 타기 전이므로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의 사례 연구를 보면 민주적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범위를 넓히기 위해  시도한 방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오프라인 사회공헌 활동이죠. Rahvaalgatus.ess는 이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시민 캠패인 플랫폼 Rahvaalgatus.ee는 일정 수의 서명을  받으면 의회 발언권을 획득하는 법안이  시행되면서  새로이  개설되었습니다.  출범과  동시에 플랫폼 운영진을 중심으로 정치적으로 가장 ‘수동적인' 집단을 대상으로 Rahvaalgatus를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청년과 노인 및 러시아어를 쓰는 계층들이 주 대상이 됐죠. Estonian

Co-operation Assembly의 CEO인 Teele Pehk는 일정 수준의 참여자를 모으기 위한 방법을 여러 갈래로 나누어 설명했습니다. 더욱이 Rahvaalgatus는 청원 플랫폼이기  때문에  시민사회 단체들과 기존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의회에서 집단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해  알릴 필요가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우리의 전략에 따라 우선 관련 단체들과 영향력 있는 오피니언 리더들, 입법/사법/행정계의 네트워크를 그려봤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활동들을 검토했죠. 시민들의 권리와 참여 채널의 확대를 추구하는 우리의 방향과 잘 어울릴 수 있는지가 주요 관심사였습니다. 그리고는 실제 활동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여러 행사와 언론 보도 및 타겟층을 대상으로 한 협의까지 모두 계획했죠. 예를 들면 청년 단체 연합은 선거 연령이 하향되었다는 사실을 알리려 인식 개선 켐패인을 하는 중이었고, 그들이 주최한 강연에서 우리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식이었죠.”


파리의 민주주의 실험은 온라인 활동과 오프라인 확장 전략을 조합하여 참여의 폭을 확장하는 또 다른 방법을 보여줍니다. 그들의 적극적인 사전 홍보 덕분에 참여자 수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참여 예산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홍보를 정말 많이 합니다. 우선 포스터에 많은 돈을 들이고, 소셜 네트워크 캠페인도 진행 중 입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유료 광고도 살짝 병행하고 있습니다. 공개 회의를 여러 차례


열기도 했죠. 이 외에도 정말 많습니다. 작년에는 아이디어를 통해 특정 네트워크만을 대상으로 홍보하는 방법도 시도해 봤습니다. 재활용에 관심을 가질 만한 장소에 간 뒤 재활용과 관련된 정책에 대해 아이디어를 요청하는 거죠. 이제 사람들이 좀 익숙해졌는지 올해에는 도심에서 자발적인 모임을 가지기도 합니다.”


vTaiwan은 앞의 두 사례와는 다른 식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했습니다. 그 목적이 면대면 숙의의 수준을 향상시키는 데에 있었죠. 오프라인 워크샵에는 실시간 스트리밍 툴이 지원됐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청중과 동시에 상호작용하며 오프라인 토론은 풍부해졌죠. 또, 아이를 돌봐야하거나 거리가 멀어서 워크샵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스트리밍을 통해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Saylt 같은 속기 도구를 통해 대화는 모두 기록되었으며 나중에 찾아보기 쉽도록 구조화된 형태로 저장됐습니다. 이로써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프로세스에서 발생하는 모든 토론과 의사결정은 종합적인 하나의 전자 기록물로 통합될 수 있었습니다. 즉,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연계가 보다 일관적이고 투명하며 접근하기 쉬운 참여를 만들어 낸 것이죠.


Figure 24: 2016년 파리의 참여예산 프로젝트를 홍보하는 인포그래픽. 트위터 해쉬태그를 활용했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너무 많은 진전이 있기 전에 정치권의 지지를 받으세요.


제도권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은 디지털 민주주의 실험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아주 기본적으로는, 사람들의 지지가 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는 기반이 됩니다. 특히 여러 정당의 지원을 받는다면 더 효율적이겠죠. 하지만 그 뿐 아니라 제도권의 지지는 정치적 효능감을 향상시키며 시민들의 참여 동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몇몇의 의욕적인 정치인들과 협력하여 프로그램을 발달시키고 시민들의 주목을 끈 것이 여러 성공적인 실험 사례들의 시작이었습니다.



의사결정권의 일부를 시민에게 이양하는 변화를 추구하는 사례들처럼 일부 경우는 제도권이 호응하지 않으면 아예 운영이 불가능합니다. Your priorities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더 나은 레이캬비크'와 ‘더 나은 마을'의 창립자인 Robert Bjarnason도 시의회의 몇몇 고위직 의원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프로젝트를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 평가했을 정도죠: “정부와 연계 없이 개별 시민단체가 시민 참여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냥 또 다른 토론 플랫폼일 뿐이죠.” 시 의회가 최다 득표를 얻은 제언을 시행하는 절차를 공식적으로 승인하는 등 제도권의 지원을 배경으로 더 나은 레이캬비크는 더 많은 시민 참여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에스토니아에서 시민 의회를 이끌었던 팀도 강조하는 지점이었습니다. 에스토니아 시민의회는 대통령에 의해 시작됐지만 이념을 떠나 여러 정당의 지원을 받았을 때 특히 더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직접 민주주의의 이상이 정당 정치의 수준을 한 층 높인 셈이지요. 시민의회의 최종적인 결과가 채택될 가능성도 많아졌습니다. 시민 참여를 위한 상설 프로세스로 Rahvaalgatus가 탄생한 것도 이 덕분입니다.


“우리는 운영팀에 각 정당 인사를 포함시켰습니다. 프로세스를 기획할 때, 시민 제언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정할 때나 각 제언의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기법을 설계할 때 등 회의를 할 때면 언제나 각 정당의 의원들이 참석했습니다. 그들은 논쟁하고 회의를 표하거나 강하게 반대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제도권 안의 의원들이 시민 의회 과정의 일부분이었다는 것이죠.”


이는 시민 참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그 잠재력을 깨달을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빠르고 가벼운 실험의 형태로 말이죠. 가끔은 ‘그냥 해보는 것'이 시민에게든 정치인들이나 행정 관료에게나 ‘디지털 민주주의가 그렇게 무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고 깨닫게’ 합니다. 브라질의 LabHacker팀이 시리어스 게임을 기획하고 디지털 민주주의에 무겁지 않게 다가간 것은 그런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하원 의원들의 기여도를 시각화하는 자료나 의회에서 의사결정이 내려지는 과정을 담은 게임을 발행하곤 했죠.



국회의원과의 연계가 중요한 프로젝트에서도 제도권의 지원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브라질의 e-Democracia와 LabHacker팀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 특유의 위상때문이었죠. 그들은 하원의 상설 혁신 기구로 자율성와 유연성을 누리면서도 의원들에게 접근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LabHacker팀의 Faria와 Cunha는 통계를 예시로 들며 제도권 지지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그들에 따르면 현직 의원이 적극적으로 프로젝트에 임할 때 and their supporting staff ‘champion’ the use of digital tools for collaboration 참여의 양은 물론 질도 전반적으로 높았다고 합니다. 시민과 의회 플랫폼에서도 의원들의 적극적인  관여를  성공  요인으로  짚은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참여하는 사람들은 협의 다음에 무엇인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 대고 말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닙니다. 두번째로, (국회의원의 참여로써) 가짜가 아니게 되는 것이죠. 국회의원이 실제로 개입되면, 그 사람이 시민들이 하는 소리를 듣고 (향후 정책의 방향에) 포함시킬테니까요.”


소수의 열정적인 정치인들을 포섭하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프로젝트가 첫걸음을 딛고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죠. LabHacker 팀이 대다수 정치인들의 저항과 무관심을 딛고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소수의 열정적이며 디지털 도구에 익숙한 국회의원에게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Cap Collectif의 시민과 의회 사례에서도 이 전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목표는 “(시민과의) 공동 협의가 최고의 방법이라고 모두를 확신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신이 있고 진지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 모두와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차별점은 바로 여기서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많은 국회의원을 참여시킨 건 아닙니다. 30명 뿐이에요. 그러나 그 30명이 굉장히 활발히 참여하고 있고 그들과 함께라면 많은 의미 있는 일들을 일궈낼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야심을 실현시키기 위해 충분한 만큼의 지원을 제도권으로부터 확보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잘 설계된 프로세스도, 좋은 디지털 툴도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2012년 핀란드가 그랬죠. 시민 발의 법안이 enrished 되었지만 Parliamentary Committees의 반응은 미적지근했습니다. 통과된 법안은 동성혼에 대한 법안 하나 뿐이었죠. 당시 활동의 주 무대였던 플랫폼 Open Ministry는 의사결정권자들과 충분한 연계를 창출해내지 못했고 문화적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프로세스는 중단되었습니다.


“국회에서 시민 제안을 담당하는 위원회는 실제로 제안을 기획하는 사람들과 충분한 교류가 필요합니다. 위원회에서 거절당하거나 국회 회기로 넘겨져 기각되는 제안들을 보면, 대부분 (내용 상의 문제라기 보다는) 기술적인 문제란 말이죠. 그런 문제들은 담당 위원회가 (제안을 발달시키는 과정에서) 해소하고 수정안을 권고하면 됩니다. 이건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될 일인 거죠.”


제도권과의 연계 결여는 잠재적 성과를 제한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참여 동기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특히 새로운 직접 민주주의의 흐름을 채택하는 신생정당들을 보면 서사가 현실에 비해 훨씬 앞서가있습니다. 스페인의 포데모스나 이탈리아의 오성운동은 아이디어


크라우드 소싱이나 공동 의사결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이런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 제도 속에서 세력을 확장해가면서 이 프로젝트의 목적으로 명시한 가치들과 어떻게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 말이죠.


오래된 물음에 새로운 도구로 새롭게 접근하는 실험들은 당연히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거나 제도 정치에서 그들이 기대했던 만큼 따라주지 않으면 사람들은 신뢰를 잃거나 심지어는 민주주의 시스템 전반에서 소외감을 느낄 위험이 있습니다.


민주주의에 왕도는 없습니다: 디지털 민주주의라고 빠르고 저렴한 것은 아니에요.


당연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필요한 만큼의 재정과 인적 자원 및 기술 없이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든 디지털 도구를 통해서든 성공적인 시민 참여를 달성해내지 못합니다. 특히 인적 자원의 중요성은 디지털 민주주의를 처음 시도할 때 자주 간과되고는 하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려 한다면 자연스레 자금이 필요합니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된다하더라도 마찬가지죠. 인적 자원을 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을 차치하고서라도 홍보와 커뮤니케이션에 막대한 양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IT 및 소프트웨어 분야는 물론 보험이나 위험 평가처럼 시민 참여의 필수요소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가됩니다.


많은 시간과 자원을 필요로하기는 시민참여 프로세스를 시작하고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곳마저 이와 관련한 고충을 겪기 마련입니다. 프랑스의 ‘시민과 의회'와 핀란드의 개방성 부처(Open Ministry)는 자원봉사자의 수가 일정하지 않거나 부족해서 운영에 난항을 겪은 적이 있죠.


파리시는 이 사실을 2014년 참여예산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바로 깨달았습니다. 운영을 지원하는 공무원을 늘릴 필요가 절실했던 것입니다. 이후 참여예산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다른 방식으로도 의사결정에 시민들 관여시키는 실험을 진행하며 그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팀의 규모를 증대시킨 것입니다. 지금은 14명의 공무원이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 전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운영팀의 일거리를 줄이기 위해 웹사이트의 백엔드 개선에 투자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게 된 것에는 시장 안네 이달고의 비전과 지지 및 리더십이 막중하게 기여했습니다.


디사이드 마드리드도 비슷한 수순을 밟았습니다.  시  의회  직원들은  특히나  인기  있는  시민 제안을 실제로 구현하는 실행안을 짜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제안들은 대부분 구체적이지 않았고    한 문단에 그치는 경우도 있었죠. 디사이드 마드리드의 개발자 라이몬드 가르시아(Raimond Garcia)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기엔 학교가 필요해요, 저기엔 공원이 필요해요. 박물관도 필요하고요 예술을 위한 공간도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식이었습니다. 당연히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곤란할 수 밖에 없었죠.


적절한 웹 시스템과 표준적인 기준을 확립함으로써 웹사이트의 백엔드에 정보를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기술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참여 예산 프로그램에 그 중요성이 두드러지지만 브라질의 e-Democracia 포털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모든 시민들의 제안이 입법 컨설턴트(legislative consultant)들에 의해 손으로 처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시간을 막대하게 잡아먹을 뿐더러 프로그램이 확장되는 데 걸림돌이 되죠.


마지막으로 해당 디지털 도구나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도 필수적입니다. 여기에는 초기 개발 이후에도 유지보수를 책임질만한 인적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죠. 아예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팀은 물론 오픈소스 플랫폼에 기반해 시작하는 경우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오픈소스를 활용하면 초반에 시간을 많이 아낄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프로젝트 고유의 요구사항과 맥락에 맞춰서 플랫폼을 응용하고 커스터마이징하는 작업을 거쳐야하죠. 예를 들면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프로젝트가 시작하며 새로이 탄생한 플랫폼이지만 오픈 소스로 개방되어 지금은 스페인 전역의 여러 도시에 적용되고 있죠. 비슷하게 Citizens Foundation은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Your prioirites 플랫폼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쓸 것이 아니잖아요?: 잠재적 사용자가 사용하기 쉽고 악의적인 참여는 배제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세요.


사용성과 직관성이 뛰어난 도구나 플랫폼을 제작하는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합니다. 다양한 기기에서의 호환성, 소셜 미디어와의 상호작용 등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죠.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참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다른 사람들의 기여를 둘러보는 방법을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직관성이 떨어지는 플랫폼은 참여자의 감소와 기여의 질 저하에 이르고는 합니다. 그렇다면 직관성이 뛰어난 디자인이란 무엇일까요? 좋은 디자인은 건설적인 숙의를 유도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감소시킵니다. 사용자들의 게시글을 보여주는 방식과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용자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것은 여전히 개발자들의 고민입니다. 요즘은 데이터 시각화와 플랫폼 내부의 자체 네비게이션 기능 등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기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하세요

최대한 많은 참여를 목적으로 하는 플랫폼이나 도구라면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 우선 과제입니다. 이를 달성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작은 기여부터 실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간단한 찬성/반대 투표로 사용자들은 최적의 아이디어를 쉽게 골라낼 수 있죠. 레딧(Reddit)이나 컨설(Consul) 같은 플랫폼에서 하듯이 말입니다.


단순한 선호 조사보다 숙고와 의논의 과정을 지향한다면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요? vTaiwan의 의견 지형 플랫폼 Pol.is는 참여자들이 다른 사용자가 작성한 짧은 문단에 찬성/반대/보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요청합니다. 몇 초 밖에 걸리지 않는 이 과정은 데이터가 쌓이면 집단의 의견이 수렴하거나 발산하는 전체적인 모습을 그려냅니다. UberX와 관련된 협의 사례에서 Pol.is는 빛을 발했습니다. 택시 운전기사와 Uber 운전사들에게 10분 간만 차를 잠깐 세우고 스마트폰으로 Pol.is에 참여하도록 홍보한 것이 많은 참여를 이끌어 냈죠.


한편 하나의 프로젝트가 여러 단계로 이루어져 있거나 두 개 이상의 도구를 활용하면 모든 단계와 단계 별 소프트웨어를 포괄적으로 안내하는 섹션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디사이드 마드리드와 vTaiwan은 모든 토론, 제안과 투표를 명확한 타임라인 및 필요한 정보와 규칙들과 함께 정리한 중앙 허브의 역할을 했습니다.

기여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설계하세요

각 참여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기여를 둘러 보기 쉽게 설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의견을 개진하면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고, 이미 게시된 의견은 무엇인지, 자신과 다른 시각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문제는 보다 개방적인 온라인 공간에서 항상 제기되어 왔습니다. Online fora나 웹채팅 같은 곳에서는 참여자들이 방대한 양의 텍스트를 한꺼번에 생산해내면서 흐름을 따라가거나 내용을 분석하기가 상당히 어렵죠.


사람들은 기존의 발언이나 제안을 둘러보지 않은 채 빠른 속도로 의견을 내고 중복은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아이슬란드의 x.piratar.is 플랫폼은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유저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해적당 당원들의 댓글은 연속적인 목록으로만 제공되어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추적하기 힘들고 효과적으로 대답하거나 토론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디사이드 마드리드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효과적인 유저 인터페이스를 위해 개선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초기에는, 개발자 라이몬드 가르시아(Raimond Garcia)에  따르면  “시민들이 게시한 제안의 막대한 수에 의해 압도”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 방대한 양 때문에) 자신이 동의할 만한 제안을 찾는 것이 어려웠고 중복된 제안을 삭제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에 따르면 “같은 의견이 100개 쯤은 됐을 겁니다.” 1300개에 달하는 초기 제안     중 2개의 제안만이 다음 단계로 통과된 것에는 분명히 이런 이유가 작용했을 것입니다. 이에 대응하여 디사이드 마드리드 팀이 하나하나 중복된 아이디어를 확인하고 통합했을  때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정당들은 우리가 검열을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우리는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개방적임과 동시에 모든 제안에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하나의  원칙을  찾으려 고심하고 있었죠.” 이후 Consul 소프트웨어에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사용자가 새로운 제안을 작성할 때 중복을 피하기 위해 비슷한 제목을 가진  기존의  제안들을  보여주는 것이죠. 또한 제안 작성자는 자신의 제안을 다른  제안의  하위로  취하할  수  있습니다. 이로써 중복을 최소하하는 효과는 물론 몇 개의 제안에 대해  지지를  강화하고  집중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최근 들어 데이터 시각화가 참여자들의 기여를 보여주는 또 다른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The Deliberatorium’이나 ‘Assembl’ 같은 시각화 도구들은 전체적인 논의를 논리 지도로 표현했을 때 자신의 아이디어나 댓글이 어디쯤 위치하는지 알려줍니다. 이를 확인하며 참여자들은 다른 이야기로 새어나가는 대신 보다 정연하게 의논을 이어나갈 수 있죠.


Cap Collectif의 ‘시민과 의회' 플랫폼은 주제를 분해하는 방법으로 정연한 논의를 꾀합니다. 참가자가 제안이나 주장을 게시하고 싶다면 광범위한 주제가 아니라, 특정 주제 하위의 섹션에 대해서 제언해야 합니다. 즉, 각 주제에 대해서 문제 상황, 원인, 해결 방안 섹션으로 나누어 의견을 수집하는 것이죠. 그래서 ‘시민과 의회’에서는 토론의 양이 많아지더라도 요약하기 용이합니다.


한편, 루미오는 소규모 집단에서 협력적 의사결정을 가능케하는 플랫폼입니다. 언뜻보면 온라인 채팅방과 구조가 비슷해 보입니다. 그러나 루미오에서는 합의 수준과 갈등 수준을 시각화하여 원형 그래프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집단의 의견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루미오의 강점이죠.

Figure 25: 뉴질랜드의 Auckland 지역에서 루미오를 활용하여 협의를 진행한 사례

vTaiwan의 Pol.is는 온라인 채팅방과 완전히 다른 구조를 띕니다. Pol.is에 접속하면 다른 사용자의 발언에 동의하는 정도를 표시하도록 안내받습니다. 기존의 많은 발언 중 자신의 시각과 비슷한 의견이 없지 않은 이상 새로운 논변을 등록하는 일은 없겠죠. 이 구조 덕분에 Pol.is에는


의견의 중복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정보가 쌓이면 의견 성향에 따라 주류 집단과 소수 집단들로 참가자들이 분류되고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주장들은 시각적으로 강조됩니다(vTaiwan 사례 연구 참고). 그러면서 논의는 방향성 없이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결론을 향해서 조금씩 나아갑니다.


이러한 설계에 놓치지 말아야 할 원칙은 투명성입니다. 이 지점은 오픈 소스 툴의 이점 중 하나입니다. 모든 소스 코드가 공개되는 오픈 소스 툴의 특성 상, 누구나 투표 시스템 등 웹사이트 내부의 메커니즘을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가 조작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방지할 수 있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하기 어렵도록 디자인하세요

온라인으로 정치에 참여해 본 적 있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토론해 본 경험이 전부일 것입니다. 그런데 소셜미디어가 사용자가 동의할 만한 의견만 노출시킨다는 ‘필터 버블' 효과는 다수의 연구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어쩌다 비동질적인 의견 집단이 만나면 공격적인 언사와 비생산적인 토론으로 전락하고 말죠. 그러므로 트롤링과 부적절한 언행 및 특정 집단에 의한 선동을 어떻게 디자인으로 방지할 것인가하는 문제가 중요해집니다.


성공적인 플랫폼들은 위와 같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어떻게 관리할까요? Pol.is는 다른 참가자들의 모든 발언에 하나하나 투표를 요청합니다. 투표를 하기 위해서, 즉  플랫폼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견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게 되죠. 다른 ‘포럼' 형식의 도구들은 인센티브를 활용합니다. 그 중 하나인 Discourse는 게임의 요소를 도입하여 효과적으로 자체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했습니다. 활동적인 사용자들은 이 커뮤니티의 신뢰를 상징하는 ‘배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배지가 있는 사용자들은 논쟁을 중재하거나 해결할 수 있는 권한을 획득합니다.

Figure 26: Discourse 포럼에서 획득할 수 있는 배지의 종류와 해당 배지를 획득한 사용자의 수

다른 사용자와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제한하는 설계또한 트롤링과 악의적 기여를 방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Your priorities가 댓글란을 ‘찬성', ‘반대'라는 두 개의 독립적인 섹션으로 나누고 대댓글 기능을 두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더 나은 레이캬비크와 더 나은 마을 사례연구 참고). 이러한 디자인 안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논변에 직접적으로 반박하기 보다는 더 포괄적인 자신의 논지를 전체 사용자 그룹에게 피력하려고 노력합니다.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용자들은 (특정한 사람이나 발언에만 반박하기 보다는) 그 자체로 온전한 반대 주장을 작성해야 합니다. 이는 확실히 기여의 질을 높이고 개인적인 공격을 감소시키더군요.”


또 다른 부적절한 행위 유형으로는 특정 집단이 프로세스의 결과를 조작하려는 행위입니다. 이는 특정 정책의 채택 여부를 투표에 부치는 경우처럼 프로세스의 결과가 바로 이행되는 구속력을 가질 때 더 위험하죠. 특히 찬성 투표 시스템은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에 지지자들을 조직적으로 동원하는 데에 취약합니다. vTaiwan은 이 문제에 Pol.is를 활용합니다. Pol.is는 협의


전후로 의견 지형의 변화를 측정하는 메커니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에서 어떤 아이디어가 통과하기 위해서는 ‘다수 그룹의 찬성과 최초 주변 그룹의 절반 이상의 찬성'을 받아야 합니다. 이 구조는 다수 그룹의 동원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What is the impact.. - DD


디지털 민주주의가 민주적 의사결정의 수준과 정당성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연구를 시작하면서 우리는 새로운 도구와 기술이 민주주의의 제도와 과정을 얼마나개선할 수 있는지 이해하고자 했습니다. 우리의 구체적인 연구 목표는 디지털 도구가 어떻게 의사 결정의 질을 향상시키는가,새로운 참여의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어떻게 대표성을 제고할 것인가,민주적 토의와 의사 결정에 대한 공공 참여의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개선된 투명성과 대표성 및 더 나은 의사 결정을 결합하여 새로운 도구와 기술이 민주주의의 구조와 제도의 정당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싶었습니다. 이 질문들에 대해 우리의 사려연구는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요?

디지털 도구들은 새로운 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더 대표성을 띄는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을까?

이 지점에 대해서는 여러 사례의 결론이 엇갈립니다.대부분  사례  연구의  참여자는  이미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고등 교육을 받은 젊은 도시 인구로 편향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공화국' 법안에 대한 입법 크라우드소싱에 참여한 사람들은 대부분이 남성(77%)이고,

25-34세의 세대에 분포해 있으며 고등 교육을 받았(82%)습니다. 에스토니아 시민의회의 경우,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학식 있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았으며 정치적 성향은 보수에, 성별은 남성으로 편향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그들은 이미 정치에 공식적인 방법과(정치인과의 높은 접근성, 정치적 조직에 종사), 비공식적 방법으로(탄원서 서명, 보이콧) 참여하고 있는 계층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검토한 대부분의 사례가 사회의 인구통계학적 구조를 비례적으로 반영하고 있지 않으므로 디지털 도구가 민주주의의 대표성을 제고한다는 결론을 내기는 힘듭니다. 그러나, 몇몇의 프로젝트들은 정치적 참여도가 낮았던 젊은인구에까지 닿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Open Ministry의 참여자들은 보통 21-40세의 고등 교육을 받은 도시 출신의 남성이었는데, 이것은 기존의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했던 시민들의 연령층보다 낮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민주주의의 기획이 오프라인 활동, 지원 활동과 함께 이루어진다면 참여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해볼 수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마드리드와 파리에서는 전 연령층이 고르게 참여했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례 연구들에서 참여자의 인구통계학적 정보를 거의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디지털 기술이 참여의 대표성에 미치는 효과를 확실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비슷하게, 디지털 기술이 어떤 방법으로, 어느 정도로 서민 정당들에게 참여를 이끌어 냈는지에 대해서도 데이터가 부족하여 알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도구들은 의회, 정당, 정부의 의사 결정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의사 결정의 질이라는 것은 사실 매우 주관적인 것입니다. 한 집단이 사회를 위해 긍정적인 결과라고 보는 것은 다른 집단에게 그렇지 않을 수 있죠. 사실, 이것은 민주주의의 형태와 관련없이 민주주의라는 이상에 중요한 문제인데, 여기서는 일단 다루지 않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대신, 우리는 의사 결정의 질을 두 가지 관점에서 고려해볼 것입니다. 첫째는, 결정이 근거들이 얼마나 타당한가입니다. 예를 들어, 강력한 기술적 기반을 통해 의사 결정자들이 ‘경험을 통한 전문가(experts by experience)’의 증거를 포함하여 적절하고 다양한 증거를 입수할 수 있으면 타당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결정된 사안들이 기술적으로 목적에 부합해서 차후의 법률, 규제나 정책에 허술함이 없는가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보았을 때, 우리가 살펴본 사례 연구들의 시사점은 명료합니다. 모든 예시는 디지털 도구와 절차가 어떻게 의사 결정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사례 증거가 됩니다.문서와 절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조언하고 검토하면서 말이죠.

의사결정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간단하게도, 더 많은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더 많은 제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의사결정자들이 미처 고려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는 의견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Grimsson과 Bjarnason은 어떻게 Better Reykjavik과 Better Neighbourhoods가 지역 의사 결정의 질을 향상시켰는지에 대해 열성적으로 이야기합니다. “동네 구석구석에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은 떠올리지 못할 모든 종류의 의견이 있어요. 마치 놀이터나, 장난감이나, 벤치처럼요.” 더 기술적인 범주에서는, 전세계의 몇몇 법규와 규제들은 사람들이 그것이 입증되었음과 합목적적이란 점을 확실히 하기 위해 허술함을 파악하고, 합의를 중개함으로써 향상되었습니다.

정당과 관련되는 등의 경우에는 의사결정의 질에 대한 전반적 영향에 대한 증거가 더 빈약합니다. Podemos와 M5S 같은 정당들의 목표와 열망 사이의 괴리는 아직도 의사결정이 구성원과 시민들이 하는 조언과 꽤 동떨어진 것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디지털 도구는 민주주의적 제도와 과정의 정당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현재 정당성에 관한 증거는 긍정적인 편입니다. 그러나 정당성에 관해서도  다양한  정의와 이론들이 존재합니다. 보통 정당성이라는 개념은 지배 구조와 과정이 사람들의 의지를 반영하고 이에 대해 반응해야 한다는 ‘투입 정당성input legitimacy’과 조치들이 사람들의 복지를 지원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당면한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결과 정당성output legitimacy’, 그리고 절차 그 자체가 공정하고, 투명하고, 포괄적이고, 가격효율적이어야 하는 ‘절차적 정당성process legitimacy’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범위가 넓고, 포괄적이며, 대표성을 띄는 과정은 높은 수준의 투입 정당성(input legitimacy)을 띠는 반면, 긍정적 결과로 이끄는   절차는 높은 수준의 결과 정당성(output legitimacy)을 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참여와 의사 결정의 질 사이의 갈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소수의 집단이 대중에 비해 일반적으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거나 대중이 소수의 전문가 집단보다 현명하지 못한 예시가 몇몇 있습니다. 예를 들어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과학과 연관된 사안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경우, 소수의 참여가 절차적으로는 덜 정당하다고 느껴질 수 있으나 더 나은 의사결정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절차는 정당하지만 의사 결정의 질이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에, 정책결정자는 앞에 놓여진 업무에 따라 적절한 균형을 결정해야 합니다. 시민참여형 예산은 시민들 사이의 높은 정도의 정당성을 구축하는 데에 달려 있는 일인 반면, 흩어져 있는 전문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하는 것은 특정집단을 겨냥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일입니다.

절차적 정당성Process legitimacy에 관한 증거는 오히려 더 명료합니다. 정도는 다르긴 하지만, 모든 사례 연구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거나, 법률과 제도가 만들어지는 상황에서 투명성을 제고했습니다. 절차에 시민들이 참여하도록 개방시키는 것 그 자체가 개선이지만, 어떤 기획들은 적극적으로 그 이상을 추구했습니다. 예를 들어, vTaiwan 등은 의사 결정과 관련된 모든 문서와 자료에 대한 감사 추적을 공개적으로 보관했습니다. Brazilian eDemocracia 포털 또한 좋은 예시인데, 이는 사람들에게 다가 오는 토론과 법률에 대해서 정보를 제공하고, 공청회를 라이브 스트리밍했으며, 대리인들이 어떻게 기부금을 사용했는지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했습니다.

Faria의 말처럼, “우리가 보장하는 것은 절차가 매우 투명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예를 들어, 닫힌 문 뒤에서 대리인에게 몰래 기부금을 주는 것과는 다릅니다.”

사람들이 이런 쌍방 소통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권위자들로 하여금 정책결정의 목표와 결과에 대해서 더 공개적일 것을 요구하고, 이는 결과적으로 입법 과정의 ‘블랙 박스’를 열게끔 합니다. 참여자들의 만족도에 대한 측정은 절차적 정당성process legitimacy의 수준을 측정하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것이 이루어진 곳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대부분의 참여자들은 자신이 본래 추구하던 결론에 이르지 못했을지라도 결과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만족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로 인한 이익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탐구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점에 대한 확실한 증거는 충분치 않습니다. 우리의 모든 예시가 민주적 절차의 투명도를 증가시키고 대다수가 의사 결정의 질에 대해 이익을 봤다고 증명할 수 있을지라도, 우리는 누가, 왜 참여하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합니다. 어느 정도로 대표성을 증가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없는 것입니다. 디지털 도구들 단독의 효과성이 현재로서는 전체 과정 자체의 정당성을 향상시키기에는 불충분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러한 도구들이 우리의 민주적 제도, 절차의 적법성과 그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디지털 도구와 기술은 공공의 참여 비용을 낮출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디지털 해법들은 효율성의 이름으로 비용을 낮추고 돈을 아끼는 방법으로 종종 제시됩니다. 그러나 디지털 민주주의의 기술을 이런 식으로 고려하는 것은 실수일 것입니다. 사실 모든 경우에서 이러한 계획들을 착수시킨 결과 기관을 조직하는 비용이 증가했습니다. 비용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 투자하고, 프로젝트에 착수하고 제안서를 가려낼 인력을 확보하고, 시민들에게 참여의 새로운 기회에 대해 알리기 위해 소통과 마케팅을 하며, 도구를 사용하게끔 정책결정자들을 참여시키고 지원하는 데에서 발생합니다.

소규모의 일회성의 참여는 본질적으로 덜 자원집약적이지만 활동의 규모와 범위가 증가하고 대상의 수가 더 많을수록 그에 걸맞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중단기에 특히 중요한데, 작업의 새로운 절차와 방법이 자리를 잡고, 도구들이 통합되고, 기술이 발전되는 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브라질의 LabHacker와 같은 기획은 봉급을 받는 인력과 팀을 위한 필수적인 지원에 대한 지속된 투자를 필요로 했습니다. 시민참여형 예산과 같은 다른 종류의 참여는 파리, 마드리드, 그리고 Reykjavik에서 보여지듯이, 시민 인력의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했을 뿐만 아니라, 지원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상당히 많은 추가 예산을 필요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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