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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Aug 14. 2019

꼬마비 'ptsd'
감상 손으로 그리기

pnp 모임

평화를 준비하고 있다. 더 정확히는 평화의 확장으로의 결과로서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아주 작은 걸음들과 실천들이지만, 함께 모여서 2주마다 책을 읽고 또는 작은 게임과 소셜다이닝을 하면서 문화인류학적인 관점에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소극적인 그리고 정치적인 통일 담론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일상적인 평화를 만들어내는 관점에서 준비 중이다. 평화의 작은 조각들 p(n)p 모임에서 지난주에 꼬마비 작가의 'ptsd'를 함께 읽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문화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모임을 하면서 정리한 손 그림



한 개인의 상처는 사실 자신만의 상처가 아니다. 그 상처는 덧나기도 하고 그 상처를 옮기기도 하고, 그것이 쌓여서 사회를 이루기도 하고 국가를 이루기도 한다. 내면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상처도 있지만,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오는 상처도 있다. 


그런데 그 상처가 쌓이면 스트레스가 되고, 그 스트레스가 쌓이면 삶의 굴곡에서 이상한 행동들을 하게 된다. 최근들어서 '센스메이킹'이라는 단어들을 접하면서 중요한 것은 'what'이라는 이상행동 이전에 'why'라는 맥락잡기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누구나 이야기가 있고, 상황이 있고, 어떤 조건 때문에, 그 때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문학은 어떻게 보면 이러한 풍부한 상상력과 타자에 대한 이해를 넓혀주는 것이겠다. 


전쟁 때문에 돌아오지 않은 사람들, 아직도 북에, 남에 남아 있는 사람들. 그리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사실은 다 이유가 있고, 그 때의 사람들과 상황이 있었다. 읽으면서 눈물도 많이 흘리고 외상후 스트레스라는 것이 사실은 거시적인 부분에서 미시적인 부분까지 너무나 다양하고, 대부분은 그 상처들이 아물지 않은체로 살아간다는 것.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는 이러한 상처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이상한 행동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이렇나 상처들의 작은 표면적에서 나오는 반응이라면.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람은 내면의 쌓은 것으로 삶을 살아간다. 지금도 차곡차곡 쌓일테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되더라도 이러한 이상한 행동들, 쌓여온 역사의 트라우마들, 해결책 없이 흘러가는 문화와 상황들과 맞닥들일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어떤 희생이나 이해, 용서를 요구하겠지? 그럼 그 때 나는 무엇이 쌓여 있어야 그것들과 화해하고, 해결하고,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이 지금도 남아있다. 

고민으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 다시 그 상처의 지점으로 가봐야겠다. 


상처는 원래 재현되면 안된다. 그러나 외상후 스트레스는 재현되지 말아야할 것들이 다른 상황에서 재현되게 만든다. 그 당시에는 맞는 행동이었지만 지금에서는 이상한 행동이 되는 것은 '재현되지 않는 것들을 재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이상한 재현은 인생이 끝날때까지 계속되는 경향이 있다. 재현되지 않는 것들을 재현시키지 않게 만들기. 이것이 어쩌면 적극적으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방법이겠다. 


라캉이 말하듯이, 내면에 쌓여 있는 거대한 '트라우마'의 탑과 정면으로 마주치는 일들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에서 그 트라우마를 돌아갈 것이고, 돌아가는 순간순간 강박, 히스테리, 조현병에 시달릴 것이다. 




책소개


상권

갑작스레 발생한 전쟁 앞에서 우재는 대마도에 남는 것을 선택한다. 한편 히타카츠에는 임시 대피소가 마련되고 대마도의 다른 지역에 있었던 한국 난민들이 속속들이 도착하면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된다. 일말의 희망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사람들은 대표를 뽑고, 일본어를 배우며 어떻게든 살아가려 애쓴다. 그러던 어느 날, 사이렌이 울리고 한국에서 경비행기 한 대가 도착하는데….

하권

경비행기에서 내린 사람은 한국에서 꽤 인기가 있는 아이돌 가수였다. 한국의 상황이 생각보다 괜찮은 상태라는 그의 말에 대마도에 남아 있던 사람들은 동요한다. 한편 불치병에 걸린 채 대마도를 찾았다가 난민이 된 노인에게 베트남에 전근을 간 딸 부부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지는데….



목차


상권

프롤로그 7

1부
1 전쟁이 일어났다? 14
2 전쟁은 누군가가 “시작하는” 재앙 29
3 다수의 근심, 소수의 양심 42
4 악몽, 악상, 망상 54
5 편견 ≠ 통계 65
6 주는 도움 받는 도움 76
7 침묵은 암묵의… 88
8 각자의 배설 100
9 술수 110
10 희망이 운다 123
그 전날 이수민 138
그 전날 한바다, 탁소라 154

2부
1 흑색경보지역 170
2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184
3 한국 그놈의 한국 196
4 빨강 도깨비 206
5 좋아하고 욕을 하고 219
6 상처의 싸움 231

추천사 [펜더] 이성주 작가가 본 『PTSD』-절멸의 순간 우리는 뭘 하고 있을까? 245

하권

2부
7 동물의 왕국 6
8 사람 사는 곳 17
9 꿈과 희망을 주는 카더라 31
10 부재자 44
그날 미코 60
그날 미정, 다나카 76

3부
1 나 말고 다 89
2 조화調和로운 조화造花 101
3 인간의 저울 113
4 내가 선택한 가족 125
5 헛푸념 137
6 아빠의 아버지의 엄마 149
7 까만 아이 161
8 대한민국 만세 173
9 그들의 전쟁 187
10 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199
그날 후 편지 213
그날 후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 231

후기 256
추천사 [환타] 전명윤 작가가 본 『PTSD』-생각의 꼬리를 붙든다 272



출판사 리뷰


해외여행 도중, 한국에 전쟁이 발생했다?
『살인자ㅇ난감』 『4주』 꼬마비 작가의 소름 돋는 상상


2017년 9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저스툰에서 인기리에 연재한 『PTSD』가 전 2권 완결로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됐다. 『PTSD』는 저스툰 누적 200만 뷰를 돌파하며 역대 최다 추천을 받은 작품으로, 독보적인 연출력과 흡인력 있는 스토리로 유명한 꼬마비 작가가 이번에는 ‘전쟁’과 ‘전쟁 후 남겨진 사람들’을 다뤘다.

여자 친구와 대마도로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난 ‘우재’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사진도 찍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즐거운 순간도 잠시, 새벽녘에 얕은 지진을 느끼고 깨어난 우재는 그것이 한국에 발생한 전쟁이었음을 알게 된다. 날벼락 같은 소식에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들고,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배 앞에서 각자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살인자ㅇ난감』 『S라인』 『4주』 『3인칭』을 통해 보여준 꼬마비 작가 특유의 치밀한 복선과 반전이 『PTSD』에서는 더욱 폭발적으로 발휘됐다. 단행본 제목인 ‘PTSD’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를 의미하는 단어로,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오는 정신적, 신체적 증상들을 뜻한다. 『PTSD』는 ‘전쟁’이라는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후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진짜… 그런 생각을 해요
이 모든 상황이 영화나 소설, 만화였으면 좋겠다고


『PTSD』는 총 3부로 연재한 38화 분량 전부를 단행본 상, 하권으로 나눠 담았다. 상권에는 민간 군사 전문가로도 활동한 바 있는 ‘펜더’ 이성주 작가의 추천사를, 하권에는 국제 정치, 역사, 문화에 일가견이 있는 ‘환타’ 전명윤 작가의 추천사를 수록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 내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일러스트가 세트 앞뒷면에 수록되어 있으니 꼬마비 작가의 팬이라면 단행본 내에서 이 일러스트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PTSD』는 ‘전쟁’으로 시작되지만 누가 먼저 전쟁을 시작했는지, 전쟁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인지와 같은 군사적, 정치적인 부분에는 말을 아낀다. 그보다 전쟁이 발생한 ‘그날’ 후 한국에 돌아가지 않고 대마도에 남은 사람들에 초점을 맞췄다. 대마도에 남아 난민을 자처한 사람들은 그곳에서 죽고, 싸우고, 상처받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떠올리기조차 괴로운 끔찍한 시간들이 흐른 후, 주인공 하우재가 내뱉는 마지막 대사에 꼬마비 작가의 진심이 담겨 있다. “이 모든 게, 이 모든 상황이 영화나 소설, 만화였으면 좋겠다고.”

작가의 말

어린 시절, 무릎의 까진 상처가 자반紫瘢이 될 즈음에 그 주변을 볼펜으로 낙서하며 놀곤 했다. 왜인지 그리하면 조금은 덜 아픈 것 같기도, 금세 나을 것 같기도 해서 그랬던 듯하다. 『PTSD』는 그때의 낙서와 닮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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