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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영혼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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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민네이션 Nov 12. 2019

시간의 종교

기독교는 현현과 재현이 만나는 지점에 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 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나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빌립보서 1장 20~11절, 개혁개정




기독교는 시간의 종교이다

시간으로 진리를 빚어내는 종교이다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이 아니라

인간의 연대기적 시간과


하나님의 수직적인 시간이 만나서

빚어지는 일상을 이야기하는 종교이다


영원한 현재만 살 수 있는 인간과

무한한 영원을 사는 신이 만나서


빚어내는 멜로디와

드라마가 성경의 이야기이고


실은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사건들이다


진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동일한 것을 말한다


조금 어려운 말로 하면

어제가 재현representation되어도


오늘의 현현present와

동일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의 현현은

내일의 재현이 되어도 똑같이 현현이 되는 것


그것이 진리이다

영원한 현재를 사는 인간은


언제나 재현과

현현이 만나는 지점에서 살아간다




하나님은 진리시다

어제도 계시고 오늘도 계시고


내일도 계시면서도

항상 동일하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의 하나님의 은혜가

오늘 사라지지 않고


오늘 하나님의 사랑이

내일 사라지지 않는다


진리에 대해서 기대하는 것을

믿음이라고 한다면


믿음은 항상 있는 것이

내일도 있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한다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어제의 그 사람은 오늘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영원히

현현하시기에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다


이 지점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은

그 사랑을 확증하셨고 십자가에서의 희생은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만남을

전제하는 약속이 된다


어제의 십자가가 오늘의 십자가로,

내일의 십자가로 이어진다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것을

그것이 진리라는 것을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본다




육체의 죽음은 또한 믿음의 의거해서

부활하게 되리라는 것을 믿는다


다시 말하지만 영원한 현재를 사는

인간은 죽음이후를 살 수 없다


죽음 이후에 부활을 사는 현재가

또 우리의 의식 가운데 도래할 것이다


그 부활은 언제나 '지금'이라는

현현present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사도바울과 같이

내가 살든지 죽든지 주 안에서


주만이 사는 것이 유익하다고

말하는 것이 맞다


죽는 것과 사는 것이

부활이라는 시간대 안에서는


그렇게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죽음으로 인한 슬픔과 우울도


부활하리라는 희망과 기쁨으로

나아게가 만든다


그러므로 강조하게 되는 것은

기독교는 시간의 종교이다


인간의 죽음과 부활과

영원한 삶과 진리의 관계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초시간적인 현재를 살면서도


일상의 여러 사건들에 반응하며

회복하며, 변화시키며


이 땅에서의 시간이 하나님의 시간과

일치가 되도록 수고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수고를 멀리하는 이들은

자본의 시간대를 쫓아 가기도 하고


육체의 시간만을 쫓기도 하고

정신의 시간만을 쫓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이 만나는 지점에서


우리는 진리를 맛보고

영원의 향기를 맡는다




오늘도 부활을 살라

내 영혼아


오늘도 진리를 경험하라

내 정신아


오늘도 사랑을 실현하라

내 마음아


오늘도 희망을 품어라

내 육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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